72세 피아노 거장, 머레이 페라이어의 귀환

입력 : 2019.02.14 09:41 | 수정 : 2019.02.14 09:45

부상 딛고 3년 만에 내한 공연 열어
3월 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3월 내한 공연을 하는 피아니스트 머레이 페라이어. /크레디아
머레이 페라이어가 오는 3월, 3년 만의 리사이틀로 한국을 찾는다. 정확히는 지난해 3월 건강 문제로 한국공연을 비롯한 아시아투어가 취소된 지 1년여만인 3월 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을 한다.
이번 리사이틀은 페라이어를 기다린 관객에게 여러 가지로 의미가 깊다. 올해 72세가 된 그는 이 시대 저명한 피아니스트 중 한 명으로, 40여 년 전 리즈콩쿠르 첫 미국인 우승자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잉글리쉬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녹음한 모차르트 콘체르토 음반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쇼팽과 모차르트 음반으로 그래미상을 두 차례 수상했고, 그라모폰상 중 2012년 처음으로 생긴 피아노 부문 첫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러한 명성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그의 연주를 들을 기회는 많지 않았다. 2014년 아카데미 세인트 마틴 인더 필즈와의 협연을 제외하면 리사이틀은 다섯 번이 채 되지 않는다. 2002년에서야 첫 내한 리사이틀을 가진 이래, 그 사이 손 부상과 건강 문제로 공연이 취소되기도 했다. 이번 무대가 더욱 귀한 자리인 이유다.
비록 잦은 부상으로 활동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그의 인기는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투명하고 명징한 음색, 음악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석과 통찰력으로 찬사받는 이유는 음악을 향한 그의 끝없는 열정 덕분이다. 바흐를 잘 연주하기 위해 하프시코드를 공부하고, 베토벤 함머클라이버를 무대에 올리기 위해 10년을 준비하고, 부상으로 연주할 수 없을 때도 음악을 멈출 수 없어서 그 와중에 지휘와 바흐를 더 공부할 수 있었다는 피아노 거장 페라이어. 음표 하나에도 작곡가의 메시지가 담겨있다며 일흔을 넘긴 지금도 음악적 탐구를 멈추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