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02.11 10:43
이탈리아 피렌체 중심에 위치한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

이탈리아 피렌체의 중심에는 길이만 무려 152m에 달하는 거대한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Santa Maria del Fiore)이 있다. 크기도 압도적이지만 분홍색, 녹색 대리석으로 이뤄낸 아름다움은 ‘꽃의 성모 마리아’라는 대성당 이름의 뜻을 수긍하게 한다. 피렌체의 두오모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두오모란 주교좌 성당, 즉 그 지역의 가장 중심이 되는 성당을 뜻한다.
당시 유럽 도시 국가들은 국가의 권위를 성당의 크기로 나타냈다. 서로 더 큰 성당을 지으려고 경쟁했고, 이에 따라 시에나(Siena나 피사(Pisa)보다도 더 큰 성당이 피렌체에 지어지게 된다.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은 우여곡절 끝에 이탈리아 화가 조토(Giotto)가 만든 ‘조토의 종탑’과 본당은 완성됐지만 문제가 생긴다. 지름이 42m에 이르는 대형 돔을 대성당 꼭대기에 올려야 했던 것. 설계 공모전을 통해 브루넬레스키가 뽑혔다. 그는 체계적으로 수학이나 건축 교육을 받은 사람은 아니었으나, 당시 한 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전혀 새로운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 세간을 놀라게 한다. 돔 안쪽에 돔보다 작은 뼈대로 목조를 만들고 이 뼈대와 돔 사이를 벽돌로 채운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600여 년 전, 이렇게 큰 돔이 만들어진 것은 대단한 일이다. 피렌체의 위대한 천재 브루넬레스키의 동상은 현재 성당 아래쪽에서 돔을 올려다보고 있다. 한 손에는 컴퍼스를 들고 말이다. 브루넬레스키는 피렌체 대성당을 위해 하늘이 보낸 선물이라는 칭송을 받는다. 그는 건축가의 지위와 평판을 격상시키는 데 크게 공헌했다.
돔 안쪽에는 바사리가 그린 최후의 심판이 있다.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성당 안에 또 다른 그림도 눈에 띈다. 단테가 자신의 책 신곡을 들고 있다. 그리고 그의 뒤로는 두오모 돔이 보인다. 사실 단테는 돔이 완성되기 120여 년 전 이미 세상을 떠났다. 아마도 화가인 도메니코 디 미켈리노가 피렌체의 영광인 두오모와 르네상스의 영광인 단테를 동시에 한 화면에 넣고 싶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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