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02.01 18:39
‘마르셀 뒤샹’展, 설 연휴 무료입장, 5일 하루 휴관
‘피카소와 큐비즘’展, 휴관일 없이 오픈
손꼽아 기다려온 올해 첫 연휴가 시작됐다. 이번 설 연휴는 주말과 연달아 붙어 무려 5일의 휴일이 주어진다. 늘 시간에 쫓기고 피곤에 찌든 현대인에게 이보다 더 반가운 것이 있을까. 긴 휴일 동안 가족과 친구,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미술 작품으로 힐링하며 서로 교감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뒤샹, 피카소 등 현대미술 거장들의 원화를 볼 수 있는 전시장은 연휴 기간에도 활짝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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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샹의 삶과 예술을 집중 조명… 국내 최대 규모 회고전
미술사에 있어서 창조와 해석의 의미를 전복시키며, 전에 없던 새로운 정의를 끌어낸 현대미술의 선구자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 1887~1968). 그의 가장 유명한 작품 ‘변기’를 비롯해 회화, 드로잉 등을 볼 수 있는 회고전 <마르셀 뒤샹>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리고 있다.
생전 그는 자신의 작품이 한 기관에 소장되기를 원했다. 작품의 복제나 전시, 소장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했는데, 다수의 작품을 미국 필라델피아미술관에 기증했다. 필라델피아미술관은 전 세계에서 뒤샹의 작품을 가장 많이 보유한 곳이다. 이번 전시는 필라델피아미술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의 협업으로 이뤄졌으며, 국내 첫 공개되는 작품이 다수 출품됐다.
뒤샹은 프랑스 노르망디 지역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파리의 입체파 그룹에서 활동하며 <계단을 내려오는 누드(No.2)>로 유명세를 치렀다. 한창 주가를 올리던 25세에 회화를 그만두겠다고 결심하곤 <그녀의 독신자들에 의해 발가벗겨진 신부, 조차도>, 일명 <큰 유리>를 1912년부터 8년에 걸쳐 제작한다. 그리고 이때 평범한 기성품을 예술적 맥락에 배치해 의미를 부여하는 ‘레디메이드’ 개념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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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30년대, 그는 ‘에로즈 셀라비’라는 이름의 여성의 자아를 만들어 기이한 행보를 보이며 고정된 성 정체성을 허물기도 했다. 뒤샹이 레디메이드 작가였다면, 에로즈 셀라비는 유머러스하고 성적 함의가 가득한 언어유희 작가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뒤샹의 작품도, 에로즈 셀라비의 작품도 볼 수 있다.
작가의 삶 여정에 따라 작품 변화를 총 4부로 나눠 소개한다. 1부에서는 작가가 청소년 시절부터 인상주의, 상징주의, 야수파 등 당시 프랑스의 화풍을 공부하며 제작했던 그림과 드로잉을 선보인다. 특히 뉴욕 아모리 쇼에 전시돼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계단을 내려오는 누드(No.2)>(1912)가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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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에서는 작가가 미술작품은 눈으로 본 것, 즉 ‘망막적’인 것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인 것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여겼던 뒤샹의 대표작 <큰 유리> 제작에 영향을 준 <초콜릿 분쇄기> <통풍 피스톤> 등 관련 작업과 <자전거 바퀴> <샘> 등 레디메이드 작품이 소개된다. 소재와 재료에 한계를 두지 않았던 작가의 다채로운 작품을 확인할 수 있다.
3부에서는 체스에 몰두하던 작가의 모습, ‘에로즈 셀라비’로 둔갑해 정체성에 질문을 던지는 작업, 미술과 공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광학적 실험을 했던 <로토릴리프(광학 원반)> 등을 선보인다. 특별히 뒤샹의 작품을 총망라한 미니어처 이동식 미술관 <여행가방속 상자>는 국립현대미술관 소장의 1941년 에디션과 필라델피아미술관 1966년 에디션을 함께 비교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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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러 곳에서 전시를 하던 뒤샹의 아카이브는 4부에서 전시된다. 마지막 작업으로 알려진 <에탕 도네>를 제작하며 남긴 스터디 작품도 공개된다. 필라델피아미술관에 영구 설치된 조각-건축물 <에탕 도네>와 소재의 특성상 이동이 어려운 <큰 유리>는 이번 전시에서 디지털 방식으로 구현된다.
아울러, 뒤샹의 삶과 작품에 영향을 준 사진작가 만 레이, 건축가 프레데릭 키슬러, 초현실주의 작가 앙드레 브르통, 영국 팝아티스트 리처드 해밀턴 등 다양한 예술가들과의 생전 협업 모습도 내걸린다.
설 연휴 기간 중, 4일과 6일에는 전시를 무료로 볼 수 있으며, 5일은 휴관한다. 4월 7일까지.
설 연휴 기간 중, 4일과 6일에는 전시를 무료로 볼 수 있으며, 5일은 휴관한다. 4월 7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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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부터 브라크까지… 입체파 미술의 모든 것
<피카소와 큐비즘>에서는 피카소, 브라크, 세잔, 들로네 등 입체파 화가들의 원화 90여 점이 전시된다. 프랑스 파리시립근대미술관의 중요 소장품이 국내 처음 소개되는 자리로, 입체파 미술의 탄생과 발전에 족적을 남긴 작가들의 작품 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입체주의 미술운동은 분석적 입체주의, 종합적 입체주의를 거쳐 무채색에서 유채색으로, 형태 중심적 표현에서 색채 중심적 표현으로 변화하면서 1930년대까지 영향을 끼친 미술 사조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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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체파의 대표적인 화가 피카소(Pablo Picasso, 1881~1973)의 <남자의 두상>(1909), 브라크(Georges Braque, 1882~1963)의 <여자의 두상>(1909) 등 입체파를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걸작이 포함돼 눈길을 끈다. 이 두 작가의 입체주의를 응용해 발전시켰다고 평가 받는 로베르 들로네, 소니아 들로네, 페르낭 레제 등의 회화도 내걸려 큐비즘의 흐름을 총체적으로 짚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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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로베르와 소니아 들로네, 페르낭 레제는 무채색으로 특징되던 입체파 회화에 색채적 확장을 이끈 주인공들이다. 이번 전시에는 1938년 파리국제전람회에 출품된 로베르와 소니아 들로네의 5m가 넘는 초대형 작품이 80년 만에 처음으로 해외 반출돼 국내 관람객에게 공개된다. 보기 드문 압도적 스케일과 화려하고 율동적 색채구성은 당시 입체파의 절정기를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3월 31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다. 설 연휴기간 휴관일 없이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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