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타임즈 스퀘어 물들인 한국 미디어 아트

  • 아트조선 윤다함 기자

입력 : 2019.01.24 17:39

권하윤·진시영, 中 신수 모티프 작업 선봬

하루 평균 방문객이 15만 명에 이르는 홍콩의 명소 타임즈 스퀘어에 국내 작가 진시영과 권하윤의 미디어 작품이 전시된다.
미디어 아티스트 권하윤과 진시영이 봉황, 비휴, 서사, 현무, 용, 백호, 기린, 해치 등 여덟 마리의 중국 신수(神獸) 모티프에 홍콩 유명 캘리그라퍼 와고르의 글자를 삽입한 새로운 미디어 작업을 선보인다.
홍콩 타임즈 스퀘어에 설치된 진시영의 작품. /가나아트
진시영은 LED 특수 의상을 입은 무용수들의 움직임을 통해 수백 개의 빛으로 만들어진 신수를 구현한다. 봉황과 비휴의 깃털 부분을 나타내는 부채꼴 형태는 무용수들이 회전하는 동작으로, 현무의 등껍질에 해당하는 기하학적인 형태는 북을 치는 동작으로 표현됐다.
이처럼 인체의 움직임이 만들어낸 빛을 통해, 작가는 눈에 보이지 않는 ‘에너지’, 즉 ‘상서로운 기(氣)’를 형상화하고자 했다. 또한 다채로운 빛을 매개로 신수들의 길한 기운이 관람객에게 전해져 ‘복(福)’을 전달하려는 의도를 담았다.
권하윤의 미디어 작품이 황금빛깔의 꽃과 함께 설치됐다. /가나아트
권하윤은 오랜 신화 속에서 잠들어 있던 신수들이 깨어나 새롭게 탄생하는 과정을 선보인다. 작가는 3차원의 가상공간에 2차원의 캘리그라피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회화적인 표현에 집중한다.
영상 속 신수들은 마치 작가가 그림을 그리듯, 선이 그려지고 색이 입혀지는 과정을 통해 형태를 갖춰 간다. 또한 신수들은 화려한 색의 빛과 함께 영상에 등장하는데, 예를 들어 봄의 시작을 알리는 기린은 새싹을 의미하는 연두색 빛으로, 잠든 태양을 깨우는 해치는 노란빛으로, 그리고 백호와 용은 흰색과 붉은색 빛으로 밤을 걷어내고 하늘을 연다.
한편, 이번 전시는 가나아트와 홍콩 타임즈 스퀘어 리미티드가 공동 주관하는 것으로, 2월 24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