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01.03 11:40
제18회 송은미술대상 후보 김준, 박경률, 이의성, 전명은 선정
미술대상展 통해 대상 수상자 결정
송은문화재단은 제18회 송은미술대상 대상 후보자로 김준, 박경률, 이의성, 전명은을 선정했다. 대상을 놓고 서로의 작품 세계를 견주는 송은미술대상전이 2월 28일까지 송은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린다. 대상 수상자는 이달 중 결정된다.

김준은 지질학적 연구를 기반으로 특정한 장소에서 발생하는 소리를 관찰하거나 탐구하고 녹음한 결과물을 아카이브 형태로 재구성한 사운드스케이프 작업을 선보여 왔다. 초기작 <피드백필드>(2012)는 지역별 산업 발전의 차이가 뚜렷하게 잔재하는 통독의 역사와 사회적 상황에 대한 흥미에서 비롯됐다. 이는 보이거나 들리지 않는 산업구조시설물의 전자기적 파장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오디오 생태학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다.
이번 전시에는 대형 큐브 형태의 설치 <에코시스템 : 도시의 신호, 자연의 신호>(2018)를 내걸었다. 지난 6년간 작가가 국내외 레지던시에 머물며 관찰하고 채집한 결과물이 축적된 아카이브로 구성된다.
관람객은 직접 큐브 내외부를 거닐며 서울, 런던, 시드니, 베를린 등 도시와 뉴질랜드 남섬, 호주 블루마운틴, 한국 지리산 등 자연환경의 소리가 지닌 생태환경의 상반된 소리를 한 공간에서 감상하게 된다. 12채널 사운드와 더불어 큐브 안팎과 서랍 공간에는 작가가 해당 장소에서 채집한 자연석, 식물, 이미지 등 오브제가 설치돼 촉각적인 경험도 제공한다. 이외에도 <상태적 진공>(2018) <필드노트-뒷산의 기억>(2018)이 함께 전시된다.

박경률은 이미지 기호를 한 화면에 콜라주하고 이들이 화면 안에서 구성하는 내러티브를 통해 무의식의 영역을 탐구해왔다. 전형적인 회화에서 벗어나는 형식 실험은 2차원의 회화를 3차원으로 확장하는 조각적 회화의 방식으로 표현된다. 박경률은 이를 통해 예술이 보여줘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
그는 최근 진행 중인 연작 <On evenness>에서 회화에서 설치까지 확장한 조각적 회화 3점을 내보인다. 작가는 특정한 형상이나 직관적으로 그은 붓질 등 모든 그림 속의 요소는 각각 2차원 평면 곳곳에 놓인 하나의 오브제로 기능한다.
이들이 모여 완성하는 하나의 캔버스는 그 자체로 또 다른 오브제가 돼 세라믹, 나무조각, 과일, 석고 등 다른 오브제와 3차원의 공간에 놓여 특정한 배열을 만든다. 다양한 오브제와 함께 놓인 크고 작은 회화 여러 점에 현장에서의 즉흥적인 작업을 더하면 최종적으로 작품이 완성된다.

이의성은 개인이 사회구조에 적응하는 방식에 주목하고 이를 재해석해왔다. 특히 예술에서의 작업이 사회가 정의하는 노동생산성의 범주에 속하는지에 대한 의문에 기반해 예술노동과 그것을 지속 가능하게 하기 위한 이중의 노동에 대해 탐구한다. 작업 혹은 노동에 투입된 물질과 에너지를 연구하는 결과물은 예술노동의 가치와 의미를 가시화한 작품으로 내놨다.
이번 전시에 출품한 <노동의 무게>(2015)는 예술노동 연구의 시작점으로, 작가가 매일 하나씩 일상에서 사용하는 여러 도구의 형태로 깎아 만든 나무조각을 설치하고 깎기 전과 후의 변화된 무게와 작업시간을 기록한 작품이다. 노동의 양을 금전적으로 환산하는 일반적인 사회적 시스템을 뒤집고, 이를 무게로 환산하는 측정법으로 생산성의 기존 가치를 새롭게 해석하고 대안적인 생태환경을 제시하고 있다.

전명은은 사진을 통해 대상의 이면의 의미를 탐구하며 '본다'라는 행위에 대한 의문을 담은 작업을 시도해왔다. 어떤 특수한 감각세계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세계를 확장해 나가는 지에 주목하고, 인간의 감각인지과정이 머릿속에 존재하는 인식과 해석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시각에 치중된 일반적 인지과정에 반문해온 것.
작가는 사진이 담아낼 수 있는 운동감에 관해 자문하며 순간이 또 다른 수간으로 변화돼 가는 과정을 이야기하는 사진을 내걸었다. <보름달 직전의 달>(2018)은 부르키나파소 출신 안무가 엠마누엘 사누를 주축으로 활동하는 쿨레칸의 공연 '이리코로시키'의 한 장면을 담아낸 사진으로, '극복'이란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
한편, 2001년 제정된 송은미술대상은 2011년부터 기존 수상 방식을 바꿨다. 온라인 포트폴리오 예선과 본선 실물작품 1점 심사단계를 거쳐 최종 4인 수상자를 선발한 후, 이중 대상 수상자를 선정하기 위한 미술대상전을 진행하는 것. 전시 형식의 심사 단계를 추가해 각 작가의 작품세계를 심층적으로 검토하는 데 목적이 있다. 올해 공모에는 온라인 예선에 287명이 지원했으며, 온라인 포트폴리오 심사를 통해 29명의 작가가 신작 1점을 출품해 본선 심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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