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12.10 14:41
사진작가 이우기展, 23일까지 플레이스막

이우기는 오랜 기간 제주에 머물며,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싼 긴 갈등의 과정을 사진기로 추적해왔다. 강정마을 주민들이나 경찰들이 마치 잠시 무대 뒤에서 쉬는 배우와 같이 잠시 방전된 듯한 모습이나 바닷가와 숲속의 이국적인 풍경을 포착했다.
일반적인 다큐멘터리 사진이나 평범한 현장 사진의 어법에서 벗어나 이우기의 사진은 작가 특유의 사유적인 이미지로 드러난다. 이를 통해 감상자의 지각이 깨어날 수 있도록 부드럽게 안내한다.

이번 전시 타이틀 <거기, 반짝이는>은 한강 작가의 첫 시집에 수록된 ‘저녁의 소묘 4’ 중 ‘무엇인가 반짝인다’란 구절에서 영감을 받았다. 이우기는 연고도 없이 우연히 찾은 제주 강정마을에서 디스토피아적 풍경을 목도하며 느낀 모종의 감상을 사진으로 담았다. 다만 그것은 선명하지 않으며 그저 저 멀리 반짝이는 무언가일 뿐이다.
복잡한 사회문제와 정치적인 이슈가 넘쳐나는 오늘날, 길고 순수한 시선의 사진 이미지를 통해 현대사회의 퍼즐의 내러티브를 더듬어 찾아가는 이번 전시는 23일까지 플레이스막 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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