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조, 백태호 그리고 격동기의 예술가

  • 아트조선

입력 : 2018.11.09 19:15

해방과 전쟁… 격동의 시대 작품 조명
 

김우조作 <직전> 60x45cm 다색목판 2001 /대구문화예술회관
해방 전 당대 화단의 엘리트 서진달(1908~1947)을 사사했으며, 격동기 좌절을 경험한 두 작가 김우조(1923~2010), 백태호(1923~1988)의 삶과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전시가 마련됐다. 김우조의 1950년대부터 초기 고무, 석고판화와 다양한 재료와 작품 소재를 탐색, 백태호의 1940년대 작품경향을 추적할 수 있는 부산상업학교 재직시절 삽화가 소개된다. 
김우조는 정규 고등 교육을 받지 못한 개인적 환경의 한계와 물감을 풍부하게 쓸 수 없는 경제적인 문제를 판화 매체를 발견하면서 극복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가 독학으로 개척한 판화의 다양한 재료와 표현 방법, 삶을 꿰뚫는 다채로운 시각을 보여준다. 또한 일상과 자연, 삶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그의 시각이 담긴, 구상에서 추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이 출품됐다.
 
백태호作 <날아오르는 명태> 53×65cm 캔버스에 유채 1980년대 /대구문화예술회관
백태호는 동경예술대로 유학까지 갔지만, 징집으로 식민지 말기 학교를 그만둬야만 했다. 좌우 이념 갈등 속에서 소신과 표현을 탄압받으며 또다시 좌절을 경험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가 주로 그린 정물화에서 보이는 평범함 가운데 감춘 작가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그는 말년에 고혈압으로 마비된 몸을 극복하기 위해 시작한 <날아오르는 명태> 시리즈를 통해 고통을 작품으로 승화하는 등 정물을 매개로 여러 작품을 남겼다.
이외에도 대구 계성학교 출신의 다른 화가들의 작품도 전시된다. 근대화와 함께 일제강점기 서양화 형식이 도입된 이래 한 세대가 지나서야 비로소 예술 교육을 받은 교육자가 나타났고 이들을 통해 다시 예술가가 성장한다. 서진달은 1941년 1여 년간 계성학교에 재직했지만 짧은 기간 많은 제자를 자극했고 김우조, 백태호를 비롯해 추연근, 김창락, 변종하 등을 배출한 바 있다.
이번 전시는 지금까지 발굴되지 않은 작품 다수와 사료를 통해 1950년대를 추적해 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12월 8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