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11.05 17:25
강서경, 권혜원, ㅋㅋㄹㅋㄷㅋ 등 작가 7인,
아르코미술관 비롯해 도시 건축물 가능성 고민
대학로의 붉은 벽돌 건물 아르코미술관은 마로니에공원과 그 일대의 문화 중심지였다. 1979년 개관해 40주년을 앞둔 아르코미술관의 지난 역사와 오늘날 의미에 대해 고민하는 전시 <Unclosed Bricks: 기억의 틈>이 마련됐다.
강서경, 권혜원, 김민애, 김영은 전소정, ㅋㅋㄹㅋㄷㅋ(김경란, 김도균) 등 작가 여섯 팀이 참가해 아르코미술관 외벽을 이루는 최소 단위인 붉은 벽돌을 매개로 설치, 영상, 사운드, 사진, 회화 등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 벽돌을 단순 건축 재료가 아닌, 우리 삶과 역사에 깊숙이 관계하는 이 시대 공동성의 사회적 표상으로 인식하고자 했다.

강서경은 개인의 움직임과 시선, 영역을 담는 공간이자 개인이 사회 안에서 균형을 찾는 데 집중하는 작품을 설치했다. 이들은 나무틀, 바퀴 등 모두 스스로 기능하는 기본 단위이자 해체와 조합, 변주가 가능한 재료로 이뤄진다.
권혜원은 3채널 비디오 <우리는 어딘가에 있다>에서 아르코미술관을 비롯해 아르코예술극장, 예술가의집을 배경으로 해 무분별한 건설로 안타깝게 사라지는 도시 건축물을 기억하고자 했다.
김민애는 건설 산업의 변화로 점차 대중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벽돌의 쓰임에 집중하면서 전시장에서 벽돌을 본질적인 물성을 잃은 채 인테리어 장식 요소로서 소환한 작품을, 김영은은 굴곡진 한국 근현대사에서 시대에 따라 다른 용도로 기능했던 붉은 벽돌 망루에 대한 이야기를 소재로 삼은 작품을 내걸었다.

전소정은 <텔레포트는 폐쇄회로를 살해하였는가>를 통해 도시에 축적된 시간에 대한 탐구와 현재와 미래 사이에 존재하는 경이와 불안에 관해 기록했다. 이외에도 김수근의 벽돌 건축물을 담은 사진 시리즈와 공업단지였던 성수동의 벽돌건물을 조사해 지도로 제작한 ㅋㅋㄹㅋㄷㅋ(김경란, 김도균)의 공동작업도 감상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 벽돌이란 사소한 사물에 내재한 깊은 가치를 되짚고 건축의 또 다른 가능성과 아르코미술관의 사회적 기능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내달 2일까지 아르코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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