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10.31 16:50 | 수정 : 2018.10.31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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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 하면 예술의 도시다. 특히 10월 중순에는 파리 아트위크(Artweek) 기간으로 세계 현대미술의 흐름을 가늠 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다. 10월 17일부터 21일까지, 이 기간에 파리에서는 FIAC, Outside Art fair, Paris International, Asia Now-Paris(Asian Art fair), Art shopping 등의 수많은 아트페어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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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아트페어라고 하면 피악(FIAC)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피악은 올해도 예술감독 제니퍼 플레이(Jannifer Flay)가 디렉터를 맡았으며, 그는 메이저 아트페어 보다 네임벨류가 높지 않았던 피악을 세계 3대 아트페어라는 세계적인 아트페어로 성장시켰던 장본인이다.
아트페어는 비엔날레와 달리 단지 4일간의 전시로 아트페어의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에 다양한 작품, 전시 홍보, 콘텐츠 개발 등을 통해 관람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아트페어에서 디렉터의 역할이겠다. 그래서 아트페어는 특별한 마켓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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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악은 매년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고 다양한 유기적인 협업 관계를 바탕으로 예술 시장의 침체기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인 아트페어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45회를 맞이하는 피악은 그랑팔레(Grand Palais)를 중심으로 열렸으며, 27개국 192개 갤러리가 참여하여 국제 아트페어의 진면목을 입증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국제화랑, PKM갤러리 등이 참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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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피악의 쁘띠팔레(Petit Palais)-피악프로젝트(FIAC Projet)에서는 큐레이터 마크 올리비에 웨일러(Marc Olivier Wahler)가 세계적인 설치작가와 조각가들 간의 콜라보레 이션을 선보였으며, 여기에 우리나라 양혜규 작가의 작품이 소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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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AC Hors Les Murs 프로젝트 전시도 방문했었다. Hors Les Murs는 벽의 바깥을 의미하는데, 본 프로젝트는 아트페어가 열리는 전시공간을 넘어 피악이 공공미술로서 대중들과 소통하고 도시 전체를 예술적 공간으로 만들어, 파리 도시 전체가 함께 호흡하고 있음을 보여주는데 목적을 두는 전시이다.
Hors Les Murs 전시는 Jardin des Tuileries, the musée national Eugène Delacroix, Place Vendôme 등 파리 주요 광장에서 조각, 설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었다.
피악 같은 메이저 아트페어와 비교 할 수는 없지만 작지만 내실 있는 전시를 만들어 나가면서 경제 침체를 벗어나려고 노력하는 위성 마켓들도 있다. 그 중 아시아 나우 페어Asia Now-Paris(Asian Art fair)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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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적으로 유럽과 아프리카에 비하여 아시아는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갤러리들이 유럽 아트페어에 진출하기에는 실제적으로 경제적인 문제와 작품 운송으로 인한 애로사항이 많다고 한다.
이런 측면들을 뒤로하고 아시아 나우는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의 갤러리들 중 젊고 실험적인 작품들을 선정하여 유럽 콜렉터와 대중들에게 소개함으로써 아시아를 기반으로 하는 예술가들의 발전 가능성을 알리는 아트페어이다.
마지막으로 Art shopping 아트페어가 있다. 파리 루브르미술관에 있는 Paris - Carrousel du Louvre 홀에서 열린다. 루브르 미술관을 관람하는 사람들을 아트페어로 이끌 수 있는 전략적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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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shopping에서는 몇몇 한국화랑들이 참가하고 있었으며, 그 중 경북미술협회와 art&space312 갤러리가 콜라보레이션하여 협회작가들을 소개하고 있었다.
그 밖에 아트위크 기간에 열리는 중소 아트페어들은 각각의 특징들을 가지고 열리고 있었다. Outside art fair는 아트브뤼(Art Brut)를 기반으로 페어를 진행하고 있으며, Paris International은 젊은 예술가들을 중심으로, Media art faire는 미디어를 기반으로 아트 마켓이 열리고 있었다.
아트페어에는 수많은 국가에서 갤러리들이 참여하고 또 그 갤러리에서 선별한 다수의 예술가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전시회이다. 이러한 전시회에서 모든 작품들이 좋을 수는 없지만 수많은 관람객들의 개인적인 선호도의 차이 때문에 아트페어에서 전시되는 각양각색의 예술작품들과 여러 성격의 아트페어들이 공존하는 이유일 것이다.
파리에 10여년을 오고가면서 파리가 변해가고 있음을 느낀다. 그러나 여전히 세계에서 제일 많은 여행객들이 찾아오고 있으며,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대중들이 예술적 가치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예술을 누리는 것에는 변함없는 듯 하다.
이번 파리 아트위크 기간에 아트페어를 관람하면서 페어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본과 인력, 홍보, 콘텐츠 개발, 콜렉터 유치들이 유기적인 관계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좋은 갤러리, 작가, 작품들을 발굴하고 특색 있는 페어를 만들어 가는 것도 예술을 성장시키는데 가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은 유럽에 소개되는 한국 갤러리들이 소수이지만 일관성 있는 모습으로 유럽 아트페어에 진출한다면 한국 작품들이 예술 축제의 테마로 부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한국의 경우 화랑협회에서 주최하는 KIAF가 우리나라 대표적 아트페어인데, 만일 파리나 베를린 아트위크들 처럼 KIAF가 개최되는 기간에 특색 있는 아트페어와 아트 Project가 진행된다면 더 많은 대중들이 예술을 향유할 수 있을 것이며, 더 나아가 새로운 형태의 흥미로운 아트페어가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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