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정직성이 틔워낸 제주 동백꽃무리

  • 아트조선 윤다함 기자

입력 : 2018.10.23 19:19

'꽃이 핀다'展, 내달 4일까지 세종호텔 세종갤러리

<201801_201802> 각 130.3x97cm Acrylic and Oil on Canvas 2018
정직성 작가는 1년 전 우연한 기회에 지인의 도움으로 제주도에 작업실 겸 거처를 마련했다. 서울과 제주를 오가며 작업을 이어온 그에게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은 서울의 도시풍경과 대비되며 새삼 낯설게 다가왔을 것이다. 특히 흐드러지게 핀 붉은 동백꽃 무리의 모습이 말이다.
작가는 큼지막한 붉은 덩어리가 시들지 않고 성한 채로 흙 위로 떨어지는 모습을 담고 싶었단다. 평붓을 사용해 힘 있는 붓질과 높은 채도의 바탕색으로 원근감을 전도하고 물성을 드러내 작가 특유의 표현법을 살렸다.
평붓으로 동백을 세밀하게 그리기보다 땅 위로 떨어진 꽃이 뭉개진 듯 나타냈다. 단순화의 과정을 넘어 동백이란 대상의 기운과 특질을 역동적이면서도 색채와 필획으로 응축한 것이다. 그래서인지 그의 회화에선 강렬한 에너지가 뿜어져 나오는 듯하다.
동백 외에도 제주의 잦은 바람 탓에 잎을 뉘어 자란 귤나무, 살아있는 생물처럼 바람 따라 움직이는 버드나무 등의 신작에서 작가가 제주도에서 경험했을 자연의 생명력이 느껴진다.
탐스럽게 핀 정직성의 동백꽃은 11월 4일까지 세종호텔 세종갤러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작가는 서울대 미대 서양화과 졸업 후 자하미술관, 리안갤러리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이번 전시는 그의 스물한 번째 개인전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경기도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