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10.19 17:21
한운성 ‘Flos'展 31일까지 이화익갤러리
찬란하도록 활짝 개화한 꽃이 화면을 한가득 채운다. 정사각형 캔버스 중앙에 커다랗게 자리 잡은 한운성의 꽃은 아름다운 것 같지만 왠지 모르게 기괴하다.

단단히 묶인 매듭의 여러 형태를 그린 <매듭> 과일 원형을 간직하고자 시작된 <과일채집> 건물 단면을 보여준 <디지로그> 등 사물의 정체성과 본질을 다루는 여러 시리즈를 선보여온 한운성이 이번에는 꽃을 그렸다.
작가는 위에서 내려다본 꽃의 얼굴을 크게 확대해 정면으로 마주 보게끔 그려냈다. 대개 꽃은 아름다움을 나타내지만, 작가는 생명 근원의 상징으로써 접근한 것. 정교하게 그린 암술과 수술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퍼진 꽃잎이 예쁘기보단 낯선 이유다.
활짝 핀 절정의 꽃부터 시들어 죽어가는 꽃, 떨어진 꽃잎 등 탄성을 자아낼 만큼 고혹적이던 꽃도 시간이 지나면 말라비틀어지는 모습을 보여주며 생명의 유한함에 대해 환기하게끔 한다. 꽃의 실체를 대면할 수 있는 한운성의 개인전은 31일까지 이화익갤러리에서 열린다.
한편, 작가는 서울미대 서양화과 교수(1982~2012)를 지냈으며 현재 동 대학 명예교수다. 제2회 동아미술제 대상, 제3회 서울국제판화비엔날레 대상 등을 수상했고 한국현대판화가협회장, 공간국제판화비엔날레 운영위원장, 아시아프심사위원장, 이중섭미술상 심사위원 등을 역임했다.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대영박물관, 시모노세키시립미술관, 타이페이관도미술관 등에 소장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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