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한 틈 사이로 파고드는 감정의 파편들

  • 아트조선 윤다함 기자

입력 : 2018.09.06 11:30

김보민, 독특한 화면 구성으로 기억과 감정에 관한 이야기 담아

규격화된 캔버스를 벗어나 독창적인 화면 구성을 보여주는 김보민. 그의 작품에는 뚜렷한 라인을 지닌 미세한 틈과 3차원 공간 사이에 얼굴이 드러나지 않은 사람이 등장한다. 그들은 신체 일부나 반신만 드러낸 채 무언가 시도하고 있지만 서로 무관심하며 각자의 행위와 공간에만 몰두하고 있다.
<서로는 서로에게 무엇이었나> 116.8x80.3cm Acrylic and Oil on Canvas 2018 / 아르세갤러리
김보민의 작품은 '감정은 소모되는 것임에도 동시에 지속되는 것일까?'라 자문에서 시작된다. 그는 "감정은 기억이란 이름으로 한동안 여운이 계속되는데, 이러한 내면의 흐름은 외적인 여러 가지를 변화시킨다. 외면하고 싶은 기억은 감추려고 해도 삶 곳곳의 미세한 틈으로 파고들기 마련이다"라며, "작품을 통해 기억과 감정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작업만큼이나 그가 공을 들이는 것이 바로 작품명. '미세한 틈, 모호한 결', '버거운 대화', '차라리 몰랐으면 좋았을 몇 가지' 등 김보민은 추상적이지만 은유적으로 생각을 담아 관람객에게 능동적으로 생각할 여지를 주고자 많은 고민을 한다고 했다.
김보민 초대전이 진행되고 있는 전시장 전경 / 아르세갤러리
작가의 신작 10점을 비롯해 총 20점의 작품이 전시되고 기존 작품에서 최신작으로 이어지는 변화의 흐름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김보민 초대전 <미세한 틈, 모호한 결>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각 작품이 지닌 감정의 내러티브를 통해 관람객은 각자의 미세한 틈과 모호한 결을 상상해볼 수 있을 것이다. 10월 12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