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8.21 09:40 | 수정 : 2018.08.21 09:42
마류밍展, 찢기고 갈라진 균열 특징인 회화

이번 전시에서는 화면을 나이프로 긁어 수많은 자국과 균열이 특징인 회화를 선보인다. 캔버스 뒤에서 물감을 밀어내어 갈라진 틈 사이로 숨은 색이 새어 나오며 깊이를 더한 ‘누화법(漏画法)’으로 표현한 작품을 여럿 볼 수 있다.
작가는 1993년부터 <펀·마류밍> 시리즈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그의 또 다른 자아를 나타내는 ‘펀·마류밍’을 통해 신체의 해방을 주장하는 여장 나체 퍼포먼스다. 특히 1998년 나체로 만리장성을 걷는 퍼포먼스 <펀·마류밍 만리장성을 걷다>로 세계 미술계의 이목을 받았다.
이후 2000년대 들어서 자신의 본래 전공인 회화에 몰두하고 있다. 성인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아이의 몸을 가져 의지대로 움직일 수 없는 이미지를 빗대어 중국 미술의 정체성을 비판한 <아이>시리즈와 인간 본연에 대한 탐구를 기록한 <신체> 등이 대표적이다. 그의 작품에는 과거 퍼포먼스 장면과 나무, 불 등을 소재로 해, 작가의 예술적 경험과 미술사적 서사, 이성과 질서가 내포돼 있다.

마류밍은 퍼포먼스와 회화 외에도 사진, 설치, 조각 등 다양한 매체를 아우르며 표현 방식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또한 ‘삶의 의미’를 강조하며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인생철학과 예술적 견해를 표현한다.
과거와 현재, 남성과 여성, 아기와 어른, 작가와 관객, 주체와 타자 등 각 대상의 관계를 역전시키며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 온 마류밍의 작품을 통해 그의 회화가 나아가는 새로운 방향을 비롯해 중국 현대미술의 성장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9월 16일까지 학고재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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