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8.13 14:48 | 수정 : 2018.08.13 18:47
실물 크기 나무 간판 등… 과거 거리 거니는 듯한 환시
본디 공장지대였던 서울 성수동은 최근 들어 특유의 인더스트리얼한 분위기와 빈티지 콘셉트가 부각된 감각적인 거리로 거듭났다. 이렇듯 현대적으로 탈바꿈한 성수동의 과거 모습을 돌이켜 보고 지난 시간의 흔적과 체취를 들여다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금껏 도시의 면면을 탁본과 수묵으로 기록해온 동양화가 정희우가 이번에는 성수동에 주목했다. 개인전 <성수동 일요일>에서 이 일대의 낡고 오래된 나무 간판이나 건물 셔터를 실사 크기로 탁본하거나 수묵 채색한 작품을 선보인다.
단단한 나무판에 부조로 깎아 문자를 새긴 간판은 오늘날 찾아보기 힘든 추억의 오브제다. 이는 지난 시절 번성했던 성수동을 상기하는 역사적 매개이자 그것 자체만으로도 흥미로운 시각적 이미지다.

작가는 성수동 거리를 돌아다니며 건물과 간판 등을 골라 실물 크기로 그려냈다. 또한 이를 측면 시점에서 바라보듯 비스듬하게 컷아웃 패널로 잘라내어 관람객에게 흡사 실물을 보는 것 같은 묘한 착시를 주기도 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지난 시간과 역사에 대한 향수를 담은 작가의 고고학적인 관심을 엿볼 수 있다. 이달 31일까지 레이블갤러리.
Copyrights ⓒ 조선일보 & 조선교육문화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