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7.27 18:19 | 수정 : 2018.08.03 09:37
- 청년작가 미술축제 ‘아시아프’ 작년 완판 ‘10만원 소품전’ 올해에도
“아유, 이 작품 참 독특하네! 어쩜 이리 섬세하게 수놓았지?”
실크를 염색해 그 위에 자수를 곱게 놓은 평면 작품을 보고 한 50대 여성 관람객이 감탄했다. 종종 미술 작품을 구매하곤 한다는 그는 안방 벽에 걸만한 작품을 찾는 중이라고 했다. “독특한 작품이 많고 가격도 비교적 부담이 없어서 매년 전시장을 방문하고 있다”고 말하는 중에도 마음에 드는 작품을 연신 촬영하느라 바빴다.
‘꽂히는’ 작품을 봤어도 덥석 구매하지 말고 전시장을 두 바퀴 정도 더 돌며 다른 작품도 살펴보라는 것이 그의 충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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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미대도 채 졸업하지 않은 초년작가들의 톡톡 튀는 재기 발랄한 작품부터 노련한 중견작가들의 완성도 높은 작품까지 한눈에 관람할 수 있는 ‘2018 아시아프(ASYAAF, Asian Students and Young Artists Art Festival)’가 8월 19일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다.
국내를 대표하는 청년작가 미술 축제답게 올해 아시아프에는 3000여 명이 지원했으며 이 중 만 35세 이하 작가 400명, 만 36세 이상 작가(히든아티스트 부문) 100명을 선정했다. 국내는 물론, 일본, 중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전역의 작가 500명의 평면, 입체, 사진, 영상 등 다채로운 작품 1500여 점을 감상할 수도, 구매할 수도 있는 자리다.
특히 지난해 완판을 기록했던 ‘10만원 소품전’이 올해에도 준비돼 미술초심자도 컬렉터에 도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마련됐다. 소품전 참여작은 ‘10’이라는 분홍색 스티커로 표시돼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지인 소개로 아시아프를 처음 왔다는 30대 여성 관람객은 “소품만 주로 보고 있다”면서 “가격도 가격이지만 그림이 작아 면적도 많이 차지하지 않아서 좋다”고 소품의 장점을 꼽았다.
20대 젊은 작가들 특유의 팔팔한 패기와 투박함을 보는 것도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이번 아시아프를 통해 처녀작을 내보인 이들도 다수인만큼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초년작가의 미숙함을 언짢게만 볼 것이 아니라는 것.
올해 아시아프 평면 부문 1차 심사에 참여한 고원석 서울시립미술관 전시과장은 “투박하더라도 고유의 세계에 대한 의지가 엿보이는 작품들을 비교적 많이 선정했다”고 심사평을 밝혔다. 입체 부문 최종 심사를 맡은 박용식 작가는 “장르의 경계에 얽매이지 않고 세대적 감성을 보여주는 작품, 새로운 재료에 대한 실험 등 젊은 지원자들이 보여주는 참신함과 솔직함이 작품 면면에 드러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 중년 남성 관람객은 현재 미대에 재학 중인 국내 작가의 작품 한 점을 한동안 바라보다가 그 자리에서 구매를 결정했다. 아직은 학생인 해당 작가의 작품을 두고 그는 “이것저것 시도해보려고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며, “다소 미흡할 순 있어도 이러한 과정이 있어야 작가가 성장할 수 있는 것 아니겠냐”며 자신의 구매에 흡족해했다.
2018 아시아프는 1부(~8월 5일)와 2부(8월 7~19일)로 나뉘어 개최되며, 각각 다른 작가의 다양한 작품이 내걸린다. 이외에도 작가가 직접 일일 도슨트로 분해 관람객에게 작품을 설명해주는 ‘아티스트 도슨트 투어’가 28일, 8월 11일 진행된다. 이번 주말, 아시아프를 찾아 아트컬렉터의 꿈을 이뤄보는 것은 어떨까. “혹시 아나요? 훗날 이 작가가 대성해서 그림값이 대폭 뛸지!” (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매주 월 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