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묵화가 이규석의 인간에 대한 조형적 관심

  • 아트조선

입력 : 2018.07.24 09:30

-인간 내면 거칠게 그려낸 '인간중독'展


“시간이 날 때마다 나는 사람들의 사진을 들여다보거나 모델들을 찾아다닌다. 우연히 마약 중독자들의 체포 직후 사진을 보았다. 그들의 민낯은 처참했다. 녹아내린 얼굴, 풀려버린 근육, 눈빛은 초점을 잃은 채 어슴푸레한 광채를 가지고 있었다. 늘 그래 왔듯, 여지없이 그들의 눈을 응시하고 관찰 아닌 관찰을 시작했다.” -이규석 작가의 작업 노트 중 일부

인간중독10, 천에 수묵채색과 목탄, 83x112cm, 2018/ 갤러리도스


이규석 작가의 인간에 대한 조형적 관심과 탐구는 그의 작품에서 큰 영역을 차지한다. 인물은 삶을 표현하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소재다. 작가는 인물화를 통해 시대와 상황에 따른 인간과 사회의 여러 문제를 드러내고자 한다.

서울대 동양화과를 졸업한 작가에게 선(線)이란 동양화에서의 획의 개념에 더 가깝다. 정돈되지 않은 거친 선과 일정 부분 강한 색채로 그려낸 약물 중독자의 모습에는 고상한 아름다움을 거부한 그의 태도를 엿볼 수 있다.

인간중독30, 천에 수묵채색, 79x102cm, 2018/ 갤러리도스


현대인들의 감추어진 내적 욕망을 드러내는 데 있어서 과장과 왜곡과 같은 재구성의 과정은 필요한 과정. 작품 속 개성적인 인물 표정에서 드러나는 과감한 강조와 생략은 인물의 미묘한 심리상태를 호소력 짙게 표출하는 듯하다. 작가는 현대인의 현실과 고뇌를 여과 없이 표현하고 있으며, 내면에 지닌 어두움의 깊이를 보여주고 있다. 이달 25일부터 8월 3일까지 갤러리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