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7.17 13:40 | 수정 : 2018.07.18 14:49
- <민화, 현대를 만나다> 8월 19일까지 갤러리현대
유머와 해학, 조상의 지혜가 엿보이는 조선시대 꽃그림 전시에 미술 관람객들의 발길이 쏠리고 있다.
조선시대 화조도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전시 <민화, 현대를 만나다>가 내달 19일까지 갤러리현대에서 이어진다. 특히 민간 갤러리로는 드물게 관람요금을 받으며 이번 전시의 구성과 내용에 대한 자신감과 민화 부흥을 도모하고자 하는 의지로 보인다는 게 업계 인사들의 해석이다. 기자가 전시장을 찾은 때는 평일 오후였음에도 관람객 10여 명이 민화를 감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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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는 본관, 신관 등 총 3관으로 나눠 구성, 전시장마다 화조의 성격에 따라 다른 테마의 작품들로 채워져 미술 애호가뿐만 아니라 민화가 익숙하지 않은 초심자도 쉽게 감상할 수 있는 작품들이 다수 마련됐다. 화조도는 19세기 후반부터 성행했던 민화 중에서도 가장 대중적으로 사랑받았던 장르로, 현실과 이상세계를 넘나들며 꽃과 새의 이미지를 통해 밝고 따뜻한 정서를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민화는 대개 국공립미술관 소장보다는 개인소장품으로 전해오는 것이 많은데, 이번 전시에서도 미술관 소장품을 비롯해 개인소장품이 대거 출품됐다. 운보 김기창 화백이 아꼈다는 소장품부터 일본에서 우리나라 화조화 중 높은 평가를 받는다는 일본인 개인소장품도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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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가 시작되는 첫 번째 공간에서는 꽃밭을 거니는 새와 동물의 모습이 담겨 있어 화조도 특유의 고전미를 느낄 수 있으며, 그 외에도 17~18세기 제작된 화초영모도부터 연화도까지 다양한 크기와 구성의 작품들이 전시됐다.
이어지는 공간에서는 강렬한 화려함의 모란도와 현대적인 패턴의 조형미가 돋보이는 화조도를 감상할 수 있으며, 부귀를 상징하는 모란꽃 병풍으로 거주 공간을 장식하고 잔치를 치렀던 옛 삶의 모습을 상상해볼 수도 있다. 또한 전시장 공간을 가득 메우는 모란도, 평면성과 과감한 표현력이 돋보이는 화초영모도, 다양한 모티프가 등장하는 낙도 등 현대적인 매력을 지닌 화조도도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이번 꽃그림은 조선시대 작품이지만 고리타분하지 않고 동시대 감성을 자극할 만큼 창의적이고 현대적이며, 화목한 가정, 부(富) 등 오늘날 우리의 소박한 소망과 크게 다르지 않아 공감을 형성하기도 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현대 시각으로 민화의 아름다움을 재해석하고, 독자적인 조형 언어와 색채 미학의 예술성을 재발견해 민화의 새로운 부흥기를 마련할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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