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4.09 01:06
첫 내한공연 美 케이티 페리, 족두리 쓰고 공연… 볼거리 풍성
공연이 시작되자 페리의 4집 앨범 '위트니스(Witness)'를 상징화한 초대형 눈(目) 형상 스크린에서 은하수 영상이 쏟아지며 짙은 안개가 깔렸다. 객석으로 쭉 뻗은 T자형 무대 맨 앞에서 붉은 천을 온몸에 두르고 빨간색 족두리까지 머리에 쓴 페리가 "서울!"을 외치며 튀어나왔다. 족두리는 공연 직전 팬미팅에서 한 팬이 선물한 것이었다. 그가 두 손가락을 눈에 갖다 댔다가 객석을 가리키자 1만5000여 관객이 일제히 환호를 질렀다.
총 5부로 나뉜 공연은 페리가 옷 갈아입는 횟수만큼이나 화려했다. '본 아페티트(Bon appetit)'를 부를 땐 웨이트리스 차림 댄서가 춤추고 거대한 후추통이 등장해 금가루를 뿌렸다. '쓰나미(Tsunami)'에서 페리는 남자 댄서와 함께 봉춤을 췄다. 콘서트가 점점 서커스처럼 돼가고 있었다. 공연 중간 페리는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푸른 상어 탈의 백댄서 '레프트 샤크(left shark·페리 왼편에 있어서 붙은 별명)'를 때려누이는 시늉을 한 뒤 "한국 말 가르쳐 줄 '라이트(right·오른쪽 또는 진짜) 샤크'를 찾는다"고 말했다. 객석 앞쪽에 푸른 상어 탈을 쓰고 온 열혈 관객들이 미친 듯이 손을 흔들어 댔다. 결국 전신 상어 탈을 쓴 한 남자 팬이 간택받아 무대 위로 올라갔다. '사랑해' '뜨겁다' '추워' 같은 말을 가르쳐 주자, 페리는 이 말들을 외치며 무대를 폴짝폴짝 뛰어다녔다. '인투 미 유 시(Into me you see)' 같은 곡에서 음정이 흔들렸으나 퍼포먼스를 앞세운 무대에서 큰 흠이 되지는 않았다.
마지막 곡 '로어(Roar)'와 앙코르 곡 '파이어워크(Firework)' 모두 메가 히트곡. 거의 모든 관객이 노래를 따라 부르는 가운데 거대한 손바닥 모형이 등장하고 폭죽이 쏟아져 트럭 35대 분량 무대 장치의 압도적 규모를 실감케 했다.
공연이 끝나고 밤 11시쯤 상기된 표정으로 공연장을 나선 관객들은 앞다퉈 공연 홍보 현수막을 기념품으로 뜯어갔다. 작년 8월 같은 고척돔에서 내한해 완벽한 라이브를 선보였던 아리아나 그란데보다도 낫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