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4.03 13:36
명품 춤극 ‘죽음도 갈라놓지 못한 사랑’개막

명품춤극 ‘죽음도 갈라놓지 못한 사랑’이 오는 14일(토)과 15일(일) 양일간 안동문화예술의전당 웅부홀에서 시즌 첫 공연을 선보인다. 초연 이후 총 18번의 공연과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쇼케이스, 국내 순회공연이 예고되어 있는 ‘죽음도 갈라놓지 못한 사랑’ 춤극은 제작기간 3년, 제작비 총 10억 원, 참여인원 80명이 투입되었으며, 예술총감독에 김사라, 안무 및 연출에 김나영, 기획/제작에 아리예술단이 참여했다.
춤극 ‘죽음도 갈라놓지 못한 사랑’은 세월속에 묻혀 있던 한 여인의 지고지순한 사랑 이야기를 부활시켜 창의적으로 재해석하고 재구성한 한국전통 창작무용극으로, 2016년 10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최, 전통예술지역브랜드 상설공연 공모사업에 최우수작품으로 선정이 되었고 이듬해 2017년 안동유교랜드 원형극장과 안동 예술의전당에서 13회 공연을 펼친 바 있다.
이 극은 물질주의와 기계주의, 이기주의, 무도덕주의가 만들어낸 거대한 폭군에게 짓밟힌 무력한 현대인들의 감성과 영혼에 울림을 주는 보편적 진리, 즉 사랑의 숭고함을 심미적으로 보여주고자 한다. 춤극 모티브는 450여년동안 무덤 속에서 사랑하는 남편을 지켜온 젊은 아내의 지고지순한 사랑이 남편을 떠나보내며 무덤속에 전한 마지막 편지와 미투리가 발견되어 세상의 빛으로 나온 아름다운 춤극으로 승화했다. 춤극은 월영교의 사랑, 초야, 이별의 선물 등 총 10개 에피소드로 구성된 한국전통 창작품으로 노래, 대사가 융합되어 예술성과 대중성이 모두 겸비된 우리나라 춤극을 대표하는 예술작품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이다. 450여 년 동안 무덤 속에 묻혀 있었던 안동의 실존인물 ‘원이엄마’의 숭고한 사랑 스토리를 전할 예정이다.
극의 스토리는 1998년 4월 경북 안동 고성 이씨 댁 자손 이응태의 묘 이장중 묘에서 썩지 않은 유물이 발견되었는데 이응태의 아내, ‘원이엄마’가 쓴 사별한 남편을 향한 절절하고도 애틋한 사랑의 편지, 그리고 머리칼을 잘라 삼과 함께 꼬아 만든 미투리 등 유물이 450여년 동안 썩지 않은 채 고스란히 그 모습을 드러내어 극의 모티브가 되었다. 자연의 법칙도 한 여인의 지극한 사랑의 징표 앞에서는 맥을 출 수 없었던 것일까? 불멸의 사랑과 고결한 정신이 감동으로 다가온다.
서양에 불멸의 러브스토리로 대표적인 ‘로미오와 줄리엣’, 그리고 ‘트리스탄과 이졸데’는 운명에 의해서 희생되는 인간의 사랑의 슬픔을 심미적으로 승화시킨 작품이다. 그러나 ‘죽음도 갈라놓지 못한 사랑’은 남편을 앗아간 죽음의 신에게 굴복하지 않고 존엄한 자유의지로 생명을 찬미하는 한 여인의 숭고한 사랑의 승리를 그리고 있다. 신들이 인간의 사랑과 신념을 놓고 내기를 하는 극의 구성은 괴테의 ‘파우스트’나 구약성서의 ‘욥기’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그러나 신과 악마를 이원론적으로 설정한 서양의 두 작품과는 달리 ‘죽음도 갈라놓지 못한 사랑’은 생명의 신과 죽음의 신이 쌍둥이로서 원래는 하나라는 동양철학의 일원론에 바탕을 두면서 인간의 사랑과 생명에 대한 신념이 두 신을 화해시킨다는 인간 정신의 위대함을 표현했다.
아리예술단 한 공연관계자는 “이와 같은 독창적 발상을 담은 이 무용극은 한국의 전통정신의 아름다움을 한국인 뿐만아니라 지구촌 모든 사람들에게도 감동을 주는 보편적인 의미와 가치를 발휘할 것이라 믿는다”라며, “오늘도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회한과 그리움으로 가슴 속에 미투리를 짜고 있는 ‘오늘의 원이엄마들’에게 이 작품이 조금이나마 감동과 위안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해당 극은 차후 공연일정으로 14일(토) ~15일(일) 안동예술의전당 공연을 시작으로, 6월 19일(화)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쇼케이스, 8월 28일(화) 경남 창녕문화예술회관 대극장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