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3.30 00:46
서울예술단 뮤지컬 '신과 함께' LED 스크린으로 지옥불 구현
만화처럼 과장된 몸짓·표정 연기… 영화서 빠진 변호사 캐릭터 부활
"지옥은 재소자들로 꽉 차서 아비규환인데 천상엔 사람이 없어. 이 지옥이 텅텅 비길 바라는 건 나나 자네나 한마음 아닌가." 몸에 딱 붙는 흰색 슈트 차림의 지장보살이 염라대왕에게 말한다. "그때가 오면 자넨 실업자겠지만 말이야." 객석에 폭소가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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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만명 넘게 본 영화 '신과 함께' 이전에 뮤지컬 '신과 함께'가 있었다.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 중인 서울예술단(예술감독 최종실)의 '신과 함께 저승편'. 2015년 초연 흥행 뒤 서울예술단 대표 레퍼토리가 된 작품이다. 캐릭터와 유머 넘치는 이야기가 원작 웹툰의 모니터를 찢고 나온 듯 똑 닮았다. 영화와 비교하면 뮤지컬만의 장점과 재미가 더 도드라진다.
뮤지컬만의 가장 힘센 매력은 이해랑연극상 수상자인 박동우 감독의 무대미술. 영화는 지옥 풍경이나 액션을 컴퓨터그래픽(CG)으로 합성해 수퍼 히어로 영화 같은 느낌을 줬다. 뮤지컬은 첨단 기술을 십분 활용하되, 그 기술과 사람의 합(合)으로 상상력을 자극한다. 윤회를 상징하는 경사진 원형 무대가 꽉 차게 설치돼 있고, 바닥엔 80㎡ 넓이의 LED 패널 스크린을 깔았다. 배우들의 춤과 움직임이 영상, 조명, 음향과 실시간으로 연동한다. 저승사자가 바닥을 치면 불꽃이 튀고, 무용수들은 불구덩이와 얼음 도가니 안에서 춤을 춘다. 마법 같다. 춤으로 형벌의 고통부터 검투 액션까지 소화하는 무용수들 표현력도 빛난다.
뮤지컬만의 가장 힘센 매력은 이해랑연극상 수상자인 박동우 감독의 무대미술. 영화는 지옥 풍경이나 액션을 컴퓨터그래픽(CG)으로 합성해 수퍼 히어로 영화 같은 느낌을 줬다. 뮤지컬은 첨단 기술을 십분 활용하되, 그 기술과 사람의 합(合)으로 상상력을 자극한다. 윤회를 상징하는 경사진 원형 무대가 꽉 차게 설치돼 있고, 바닥엔 80㎡ 넓이의 LED 패널 스크린을 깔았다. 배우들의 춤과 움직임이 영상, 조명, 음향과 실시간으로 연동한다. 저승사자가 바닥을 치면 불꽃이 튀고, 무용수들은 불구덩이와 얼음 도가니 안에서 춤을 춘다. 마법 같다. 춤으로 형벌의 고통부터 검투 액션까지 소화하는 무용수들 표현력도 빛난다.
이번 공연에선 원작과의 싱크로율도 한층 더 높였다. 영화 주인공 자홍은 살신성인한 소방관 귀인(貴人). 하지만 뮤지컬 자홍은 원작대로 서른아홉 평범한 회사원이고 그에 관한 이야기도 더 풍성하다. 밥 먹듯 야근하고 노래방에선 탬버린 흔들며 윗사람 비위를 맞췄는데, 덜컥 간 질환으로 급사한 신세. 어릴 적 풍선껌 하나 훔친 게 가장 큰 죄지만, 한 달에 3만원씩 아프리카 구호단체에 돈 보낸 것 외엔 그다지 착한 일도 한 게 없다. 그런 자홍의 고난이 깊을수록, 평범함에 공명한 관객 감동의 진폭도 격하게 오르내린다. 지옥 재판관이 아들 자홍 때문에 부모님의 가슴에 박힌 못을 엑스레이 사진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대표적. 학원비 내놓으라 떼쓰며 아버지 가슴에 박은 못, 명절에 다녀가라는 전화를 바쁘다고 거칠게 끊으며 어머니 가슴에 박은 못…. 평범한 사람의 평범한 죄라서, 그 후회는 관객 가슴도 저며 놓는다.
영화엔 하정우의 저승차사 강림 캐릭터에 흡수됐지만, 원작 최고 인기 인물 진기한 변호사는 뮤지컬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살짝 트로트 기운이 느껴질 만큼 대중적 멜로디의 노래들, 만화처럼 익살스럽게 과장된 배우들의 몸짓과 연기도 매력적이다. 클라이맥스는 뮤지컬도 영화처럼 죽은 군인 아들의 영혼과 어머니의 만남. 꿈에 나타났던 아들이 저승으로 떠날 때, 어머니가 "나도 데려가라" 통곡하면 여기저기 훌쩍임이 들린다.
극 중반, "착하게 살 걸 그랬다"는 자홍에게 진기한은 말한다. "저승에 오면 가장 많이들 하는 말이죠." 착하게, 남 해코지하지 않고 살아야 한다는 원작의 메시지 역시 영화보다 뮤지컬에서 훨씬 선명하다. 공연은 다음 달 15일까지.
영화엔 하정우의 저승차사 강림 캐릭터에 흡수됐지만, 원작 최고 인기 인물 진기한 변호사는 뮤지컬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살짝 트로트 기운이 느껴질 만큼 대중적 멜로디의 노래들, 만화처럼 익살스럽게 과장된 배우들의 몸짓과 연기도 매력적이다. 클라이맥스는 뮤지컬도 영화처럼 죽은 군인 아들의 영혼과 어머니의 만남. 꿈에 나타났던 아들이 저승으로 떠날 때, 어머니가 "나도 데려가라" 통곡하면 여기저기 훌쩍임이 들린다.
극 중반, "착하게 살 걸 그랬다"는 자홍에게 진기한은 말한다. "저승에 오면 가장 많이들 하는 말이죠." 착하게, 남 해코지하지 않고 살아야 한다는 원작의 메시지 역시 영화보다 뮤지컬에서 훨씬 선명하다. 공연은 다음 달 15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