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3.18 23:54
러 마린스키 수석 무용수 김기민, 내달 공연 '지젤' 알브레히트役
"기억에 오래 남는 무대 꿈 꿔"
그날, 발레는 열한 살 소년의 혼을 사로잡았다. 2층 객석에서 '잠자는 숲속의 미녀'를 처음 본 날이었다. "그냥 눈물이 났어요. 지금도 다 기억나요, 무용수 동작 하나하나까지." 15년이 흐른 지금, 소년은 무용수 최고의 영예 '브누아 드 라 당스'(2016년)를 받은 현역 세계 최고 발레리노 중 한 명이다. 다음 달 유니버설발레단 '지젤' 무대에 서기 위해 한국에 오는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 수석 무용수 김기민(26·위 사진)을 16일 전화로 인터뷰했다. 마린스키는 러시아 황실 발레단 전통을 잇는 세계 최정상급 발레단이다.
한 달이면 29회 발레 공연을 올리는 마린스키에서 김기민도 월 7~8회 크고 작은 무대에 오른다. "오늘은 '라 바야데르', 좀 쉬고 '돈키호테', 숨 돌리면 '백조의 호수'…. '지젤'도 몇 번 했는지 모를 만큼 많이 했어요." 그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시절부터 오전 8시면 학교에 나가 자정에 연습실 문을 닫는 노력파로 유명했다.
2011년 아시아인 발레리노 최초로 마린스키에 합류한 지 7년이 된 그는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했고, 지치면 잠시 쉬어갈 줄 알게 됐다. 조금은 어른스러워진 시간이었다"고 했다. "발 부상으로 1년 쉴 때, 춤이 너무 추고 싶었지만 슬퍼하지 않았어요. 의사가 한 달 쉬라면 두 달 쉬었죠." 언어도 익숙해졌고 러시아 음식도 입에 잘 맞지만 그래도 역시 "기운 차리는 데는 한국 음식이 최고"다. "틈나면 한식당 가서 김치찌개와 제육볶음을 먹어요. 하지만 한국 갈 때마다 박스로 사오는 라면이 역시 최고예요!"
지젤은 죽음을 뛰어넘는 비극적 사랑, 탐미적 음악과 안무가 특징인 '낭만 발레' 대표작. '무대 위 공기에 자신이 존재하고 빛날 공간을 빚어내는 댄서'(더 타임스)라는 찬사를 받는 그에게도 지젤의 연인 알브레히트 역할은 늘 가슴 설렌다.
한 달이면 29회 발레 공연을 올리는 마린스키에서 김기민도 월 7~8회 크고 작은 무대에 오른다. "오늘은 '라 바야데르', 좀 쉬고 '돈키호테', 숨 돌리면 '백조의 호수'…. '지젤'도 몇 번 했는지 모를 만큼 많이 했어요." 그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시절부터 오전 8시면 학교에 나가 자정에 연습실 문을 닫는 노력파로 유명했다.
2011년 아시아인 발레리노 최초로 마린스키에 합류한 지 7년이 된 그는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했고, 지치면 잠시 쉬어갈 줄 알게 됐다. 조금은 어른스러워진 시간이었다"고 했다. "발 부상으로 1년 쉴 때, 춤이 너무 추고 싶었지만 슬퍼하지 않았어요. 의사가 한 달 쉬라면 두 달 쉬었죠." 언어도 익숙해졌고 러시아 음식도 입에 잘 맞지만 그래도 역시 "기운 차리는 데는 한국 음식이 최고"다. "틈나면 한식당 가서 김치찌개와 제육볶음을 먹어요. 하지만 한국 갈 때마다 박스로 사오는 라면이 역시 최고예요!"
지젤은 죽음을 뛰어넘는 비극적 사랑, 탐미적 음악과 안무가 특징인 '낭만 발레' 대표작. '무대 위 공기에 자신이 존재하고 빛날 공간을 빚어내는 댄서'(더 타임스)라는 찬사를 받는 그에게도 지젤의 연인 알브레히트 역할은 늘 가슴 설렌다.
그는 "무용수는 관객과 함께 울고 웃으며 위로해야 한다 믿는데, 지젤은 바로 그런 위로가 있는 작품"이라고 했다. "무용수마다 확고한 주관이 있어서, 딴 사람 연기 보며 감동받기 쉽지 않죠. 몸과 표정으로 울거나 기뻐할 때도 지젤만의 스타일이 있어요. 말로 하려니 진짜 어렵네요. 춤으로 보여드리면 정말 쉬운데." 그는 "가장 자연스럽고 가장 김기민다운 지젤을 보여드리겠다"며 웃었다.
세계 최고 무용수의 꿈은 무엇일까. "단 한 명이라도 누군가의 기억에 오래 남고 싶어요. 제가 어렸을 때 처음 본 발레를 못 잊는 것처럼요. 그게 가장 어려운 꿈 같아요." 김기민은 4월 14·15일 오후 3시 서울 유니버설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세계 최고 무용수의 꿈은 무엇일까. "단 한 명이라도 누군가의 기억에 오래 남고 싶어요. 제가 어렸을 때 처음 본 발레를 못 잊는 것처럼요. 그게 가장 어려운 꿈 같아요." 김기민은 4월 14·15일 오후 3시 서울 유니버설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