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조용필·국립발레단·정명훈, 북한공연 성사될까

  • 뉴시스

입력 : 2018.03.07 09:41

삼지연관현악단과 소녀시대 서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월말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북측이 남측 예술단의 평양 방문을 초청했다. 이에 따라 남북 문화예술 교류의 물꼬가 다시 터지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이 일고 있다.

◇그간 남측의 북한 공연은?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북한에서 다양한 형태의 남측 예술가들의 공연이 열렸다. 1999년 12월 평양 봉화예술극장에서 열린 '2000년 평화친선음악회'에 패티김·태진아·설운도 등 중장년 가수 외에도 1세대 아이돌 그룹 '젝스키스'와 '핑클'이 출연했다.

2002년 9월 평양에서는 KBS교향악단이 조선국립교향악단이 연합 오케스트라를 구성해 무대에 올랐다. 같은 달 역시 평양에서 가수 이미자·윤도현 밴드 등이 공연했다. 2003년 평양 모란봉 야외무대에서 코미디언 송해와 북한 여성방송원 전성희가 공동으로 진행한 '평양노래자랑'은 남북이 문화적 유대감을 형성하는데 기여했다는 평을 받았다.

특히 2005년 평양 류경 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조용필 콘서트에서 마지막에 울려 퍼진 '홀로 아리랑'을 북한 관객 대다수가 따라 부른 일화는 지금까지 회자되기도 한다.

2006년에는 금강산에서 윤이상평화재단 주최로 열린 남북 음악인들이 합동으로 참여하는 '윤이상 기념 음악회'가 펼쳐졌다.

하지만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들어서고 북한이 핵실험을 거듭하면서 남북 문화교류가 경색되기 시작했고 남측의 북한 공연 역시 중단됐다.

◇북한에서 어떤 공연 진행될까?

이번 남측 예술단의 북한 공연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맞아 지난달 9일 강릉아트센터와 11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진행된 북한 삼지연관현악단 방남 공연에 화답하는 형식으로 보인다.

애초 지난달 4일 금강산에서 남북 합동 문화행사가 예정됐었으나, 직전에 무산된 적이 있어 이번 남측 예술단의 북한 공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우선 클래식과 K팝을 비롯한 대중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이 함께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무산됐던 금강산 남북 합동 문화행사에는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가수 보아가 금강산 공연에 참여하기로 했던 것으로 알려졌었다. 가수 이적, 정인 등도 물망에 올랐었다.

삼지연관현악단이 강릉아트센터와 국립극장 공연 당시 'J에게' '사랑의 미로' '다함께 차차차', 왁스의 '여정' 같은 남측 가요를 대거 부른 만큼 대중음악인들이 대거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번 북한의 남측 공연에 대한 조율에 나섰던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등 오케스트라 방북도 가능성이 점쳐진다.

무엇보다 K팝 아이돌 합류 여부가 관심을 끈다. 삼지연관현악단의 국립극장 공연 당시 걸그룹 '소녀시대' 멤버 서현이 깜짝 등장해 화제가 됐었다. 서현은 이날 공연 막바지에 삼지연관현악단원들과 마지막 곡 '우리의 소원'과 '다시 만납시다'를 합창했다.

2000년대 후반부터 소녀시대를 비롯한 한류 문화가 여러 경로로 북한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누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그간 문화적인 측면에서 서양 문물에 대한 개방화 정책을 보여왔다. 그의 지시로 2012년 창단된 '모란봉악단'은 파격적인 의상과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미국 영화 '록키' 주제 테마 '곤나 플라이 나우(Gonna Fly Now)'를 연주하고, 미국 디즈니사의 캐릭터들을 올리기도 했다.

발레 공연 가능성도 있다. 지난달 11일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 오찬에 참석한 강수진 국립발레단 단장 겸 예술감독에게 "통일되기 전에 평양에서 발레공연을 해주면 좋지 않을까"라는 말을 건네기도 했다.

북한과의 평화에 관심을 가져온 지휘자인 정명훈 전 서울시향 예술감독이 북한에서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것이 성사될 지도 관심이다.

그는 지난 2011년 방북해 북한 국립교향악단과 은하수관현악단을 직접 지휘하고 젊은 단원들에 대한 오디션을 진행했다. 이듬해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북한의 은하수 관현악단과 라디오프랑스 필 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합동 연주를 지휘하기도 했다.

아울러 올해 데뷔 50주년을 맞은 조용필이 북한에서 다시 공연할 수 있는지 여부도 급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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