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에 불똥 튈라… 劇 바꾸는 공연계

  • 이태훈 기자

입력 : 2018.03.06 00:11

계속되는 성폭력 피해 폭로에 性的 장면·남성 캐릭터 수정

연극계 성폭력 피해 폭로가 이어지면서, 가해자 관련 공연이 취소되고 있다. 제작사들은 또 관객이 불편해할 수 있는 캐릭터와 장면을 수정하고 있다.

뮤지컬 제작사 에이콤 관계자는 5일 "12월 서울 예술의전당 무대에 올릴 예정이던 일제강점기 위안부 피해자 소재 뮤지컬 '웬즈데이'의 제작이 사실상 무기한 연기됐다"고 밝혔다. 한국 뮤지컬의 대부로 불려온 에이콤 윤호진 대표는 최근 성추문이 불거져 나온 뒤 공개 사과하고 활동을 중단했다.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6일부터 공연되는 에이콤 뮤지컬 '명성황후'에 대한 우려도 크다. 서울 YWCA가 이 뮤지컬 단체 관람을 취소한 사실이 5일 알려졌다. 세종문화회관은 "아직 일반 관람객의 예약 취소는 없지만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남산예술센터도 학생 성추행 주장이 제기된 한명구 배우가 출연해 오는 9월 무대에 올릴 예정이던 연극 '에어콘 없는 방' 공연을 취소했다.

뮤지컬‘맨 오브 라만차’의 여주인공이 폭력에 고통받는 장면.
뮤지컬‘맨 오브 라만차’의 여주인공이 폭력에 고통받는 장면. 오는 4월 공연부터 대폭 수정할 예정이다. /유튜브 캡처
공연 내용이나 캐릭터의 수정도 이어진다.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에서는 오는 4월로 예정된 공연부터 여주인공이 남성들에게 둘러싸여 성폭력을 당하는 장면을 수정할 계획이다. 제작사 오디컴퍼니는 "여주인공의 고난을 표현하는 장면이지만 전부터 불편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미투 폭로 이전부터 연출자와 상의해 수정 작업을 진행했다"고 했다. 이달 16일 개막하는 뮤지컬 '삼총사'도 마초 남성으로 그려졌던 '포르토스' 캐릭터를 수정한다. 공동제작사 킹앤아이컴퍼니 최민호 대표는 "과거엔 장난기, 바람기로 받아들여졌을 부분이라 해도, 변화된 사회 분위기를 반영해 관객이 불편하지 않도록 캐릭터와 대사, 몸짓 등을 고치기로 했다. 연출과 배우들이 함께 결정한 일"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