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장 후보도 '성추행 의혹' 탈락...문체부 "재공모"

  • 뉴시스

입력 : 2018.02.27 09:43

김석만
김석만"대학 교수로서 부끄럽다" 공식 사과
공연계에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번지면서 정부와 국공립 공연 기관이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26일 성추문 의혹이 제기되던 연출가 김석만 한예종 연극원 전 교수의 실명이 공개됐다. 앞서 공연계와 증권가 정보지 등을 통해 김 교수에 대한 성추행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그가 국립극장 극장장 최종 후보에 오른 2명 중에서도 유력 후보로 점쳐 졌던 만큼 사전 검증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특히 지난 주말 한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과거에 그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가해자의 글이 올라오면서 실명이 조만간 공개될 것이라는 예측이 돌았다.

김 전 교수가 극장장으로 임명될 경우 그에 대한 미투 운동이 예고됐다. 앞서 결국 지난주 후반에 극장장 후보 탈락이 확실시 됐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같은 날 오후 "저는 대학교수로서 부끄럽고 잘못한 일을 저지른 과거를 고백하고 잘못을 인정한다. 저의 잘못으로 인해 피해자가 오랫동안 느꼈을 고통과 피해에 대해 뼈아프게 사죄한다"고 사과했다.

이어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는 어떠한 책임도 질 것이라며 남은 일생동안 잘못을 빌며 용서를 구하며 반성하며 살아가겠다고 덧붙였다.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는 국립극장 극장장 후보를 원점으로, 돌리고 조만간 재공모 절차를 진행키로 했다.

이와 함께 대중적으로 이름이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문체부 산하 문화예술 기관에 일하는 간부급 직원에 대한 의혹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문체부는 성추행 의혹과 관련 철저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영열 문체부 예술정책관은 "문화예술계 특성상 성폭력 등의 문제는 잘 드러나지 않는데 용기를 내신 분들로 인해 알려졌다"면서 "예술기관의 인사 등에 있어서 평판 조회 등 철저히 검증하는 과정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재단법인이지만 아직 문체부의 상당한 지원을 받고 있는 국립극단(예술감독 이성열) 역시 최근 성추문 관련 일련의 사태에 반성한다며 예방대책을 내놓았다.

지난 24일 홈페이지를 통해 ▲계약서 내 성폭력 관련 조항을 체계적이고, 명확하게 보완하기 위해 법률자문을 진행 ▲성폭력 사전 예방을 위해 극단 임직원들의 성교육을 더욱 강화하는 동시에, 협업 배우 및 스태프 대상 성폭력 관련 지침과 정기적인 교육 ▲피해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한 신고 및 대응 시스템을 구축하고, 각 작품별 인권 침해 문제 처리 담당자 지정 ▲폭력, 성폭력 등 인권 침해에 해당하는 문제 발생시, 어떠한 경우도 예외 없이 즉각 조치 등을 약속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문예위)는 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극단 목화 레퍼토리 컴퍼니 오태석 대표의 신작 연극 '모래시계'에 대한 지원 여부를 오 대표에 대한 의혹의 사실관계 확인을 거쳐 결정하기로 했다.

'모래시계'는 문예위의 공연예술창작산실 지원작으로 오는 3월15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개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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