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석 퇴출" "배우 오모씨도 추행"… 성파문이 번진다

  • 권선미 기자

입력 : 2018.02.22 01:24

서울예대 학생 "오태석 해임을"
"연희단거리패 활동 유명배우, 여자 후배 상습적 성추행"

경찰은 '조민기 파문' 내사 착수

오태석
잇따른 성추행 폭로의 파문이 커지고 있다. 서울예술대학교 총학생회는 21일 성추행 논란이 불거진 오태석(78·사진) 연극과 교수의 퇴출을 요구했다. 총학생회는 입장문을 통해 "오 교수의 교수직 해임과 서울예대 퇴출, 피해자에 대한 공개적 사과를 총장과 대학본부에 강력히 요청한다"며 "연관된 인물에 대한 조사도 철저히 하고, 오 교수 사건으로 학생들이 더는 피해 보지 않게 빠른 후속 조치를 요구한다"고 했다.

지난 18일 황이선 연출가는 소셜 미디어에 '한 원로 연출가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실명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서울예대'와 '극단을 운영하는 교수님' 등의 표현으로 오 교수를 지목했다. 서울예대 관계자는 "문제가 있다고 확인되면 해임 등 최고 수위로 징계할 방침"이라고 했다. 오 교수가 대표를 맡고 있는 극단 목화 관계자는 "오 교수의 개인적 일이라 극단에서 의견을 낼 계획은 아직 없다"고 했다.

연희단거리패에서 활동했던 유명 배우 오모씨도 성추행 가해자라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15일 온라인에 '1990년대 부산 ㄱ소극장에서 이(이윤택) 연출가가 데리고 있던 배우 중 한 명이 여자 후배들을 은밀히, 상습적으로 성추행했다'며 '지금은 코믹 연기를 하는 유명한 조연 배우'라는 글이 올라왔다. 나흘 뒤 또 다른 네티즌이 오씨를 지목하며 '1990년대 초반 이 연출가가 소극장 자리를 비웠을 때 제 반바지 속으로 갑자기 손을 집어넣고 함부로 휘저었다'는 글을 올렸다.

이윤택씨의 사과 기자회견이 연출된 것이라고 폭로한 연희단거리패의 배우 오동식씨는 폭언·폭행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됐다. 21일 연극인 원선혜씨는 지난해 상반기 오씨와 함께 일하며 당했던 일을 폭로했다. 원씨는 "'XX년'은 내 이름이 됐다. '왜 그따위로 쳐다보냐' '사람 대우해주니까 내가 만만하냐'는 식의 폭언을 들었다"고 했다.

성추행 파문이 커지자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배우 조민기(53)씨가 청주대 연극학과 교수로 있으면서 여학생들을 성추행했다는 증언이 이어지자 충북지방경찰청이 내사에 착수했다. 또 경남 김해 극단 번작이의 조모(50) 대표가 미성년 여성 단원들을 성폭행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경남지방경찰청이 수사를 시작했다. 경찰 관계자는 "오태석·이윤택씨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수사도 검토했으나 공소시효가 지난 게 많아 사실상 수사가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