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2.13 14:14 | 수정 : 2018.02.14 10:13
각국 정상들의 환영 리셉션장서 인류 평화와 번영을 기원하는 한국의 美 선보여

지난 9일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환영 리셉션장.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별대표인 한정 상무위원 등 각국 정상을 포함한 국내외 주요 인사 200여 명이 참석한 자리에서 정상들의 눈길을 끄는 것이 있었다. 바로 신경균(54) 작가의 달항아리를 비롯한 여러 작품이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수많은 작품 중 신경균 작가의 달항아리가 선택된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인은 보름달을 평화와 안정, 그리고 행복의 상징으로 여기는데, 달항아리가 이러한 둥근 보름달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신 작가는 “달항아리 백자에 한국의 전통과 아름다움은 물론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 기원까지 담았다”고 했다. 달항아리는 보통 높이가 40cm를 넘을 정도로 크기 때문에, 반원의 사발 두 쪽을 위아래로 접합시켜야 완성된다. 이런 점에서 남과 북, 동과 서가 힘을 합해 세계 평화와 화합을 이뤄내자는 올림픽의 목표와 염원을 표현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앞선 8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에게 신경균 작가의 달항아리 백자를 선물하고, 답례로 동독 출신 영화배우 겸 화가인 아르민 뮬러 슈탈이 그린 빌리 브란트 전 독일 총리의 초상화를 받기도 했다.

달항아리 외에 리셉션장 정중앙에 있던 또 다른 작품인 약토대발도 눈길을 끌었다. 이 작품에는 무엇이든 담을 수 있는 대발의 특성에 따라 ‘어떤 것이든 함께 어우를 수 있다’는 의미가 담겼다.

한편 백자 달항아리는 조선시대 이후 사라진 우리나라의 대표적 문화유산이다. 신 작가는 이도다완(井戶茶碗)을 재현한 도예가 장여(長如) 신정희(1930~2007) 선생의 아들로, 이러한 백자 달항아리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세종실록지리지’에 기록된 전국 가마터 324곳 중 300여 곳을 답사하며 전통 제작기법을 구현해 백자 달항아리를 만들고 있다.
유네스코 본부에서 2014년 한·중·일 3국 중 최초로 도자 전시를 열어 각국 문화 인사의 큰 호응을 받기도 한 신경균 작가는 오는 3월 24일 중국 상해 한국문화원에서의 전시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