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을 이겨내고… 우리는 다시 살아간다

  • 변희원 기자

입력 : 2018.01.25 00:28

'올해의 작가상'에 송상희 씨
현대사회의 어둡고 슬픈 단면 영상·사진으로 섬세하게 그려

송상희
국립현대미술관이 '올해의 작가상' 수상자로 송상희(48·사진) 작가를 선정했다. 심사위원단은 24일 "현대사회의 어둡고 슬픈 사건들을 옛이야기와 신화를 도입해 재구성했다. 다층적인 조사와 인터뷰를 통해 역사의 표면으로 부상하지 못한 희생자들을 영상·사진·드로잉을 통해 섬세하게 그려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심사위원은 김홍희 전 서울시립미술관장, 필리프 피로티 독일 폴티쿠스 갤러리 디렉터, 제시카 모건 디아 예술재단 감독, 바르토메우 마리 국립현대미술관장 등 4명이다.

송상희는 이번 전시에서 작품 두 점을 선보였다. 세 개의 스크린에서 영상으로 펼쳐지는 '다시 살아나거라 아가야'는 비극적 영웅 설화 '아기 장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다. 우크라이나의 대기근, 일본 유바리시의 파산, 원전 사고로 인해 폐허가 되어버린 체르노빌 등 절망과 소멸의 극단적 상황에서도 '다시 살아나는 것'들을 표현했다. 영상 맞은편 벽에는 무수한 폭격 이미지를 수집해 타일로 만든 작품 '세상이 이렇게 종말을 맞이한다 쿵 소리 한번 없이 흐느낌으로'가 있다. 이 제목은 T S 엘리엇의 시 '텅 빈 사람들'의 마지막 구절에서 따온 것이다.

송상희 작가의 작품 두 점 중 하나인‘세상이 이렇게 종말을 맞이한다 쿵 소리 한번 없이 흐느낌으로’.
송상희 작가의 작품 두 점 중 하나인‘세상이 이렇게 종말을 맞이한다 쿵 소리 한번 없이 흐느낌으로’.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은 한국 현대 미술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작가들을 지원하고 육성하기 위한 상이다. 송상희·써니킴·박경근·백현진 작가가 후보로 올랐다. 후보들은 1인당 4000만원씩 후원금을 지원받아 작품 활동을 했으며 수상자는 1000만원을 추가로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