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1.05 09:47

자코메티재단-코바나컨텐츠-국민일보 협업
작품평가액만 2조1천억대...120여점 선보여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서 4월까지
검은 커텐을 제치고 들어서는 순간 숨이 막히는 전율이 온다. 쏟아지는 빛 조명속에 드러난 '걸어가는 사람'은 이 전시의 백미다.
1m88cm 큰 키가 돋보이는 이 '걸어가는 사람'은 자코메티의 '탑(TOP)오브더 탑(TOP)'이다. 알려진 그의 청동조각이 아니라 '석고 조각'이라는 존재감이 강렬하다.
이미 그에게 붙어 있는 수식어 때문일까. 마치 무덤속에서 살아나온 듯 뼈만 남은 듯한 외모지만, 소름끼치는 아우라를 전파한다. 컴컴한 동굴속에 있는 듯한 공간속에 울림이 큰 음향연출로 명상센터에 들어온 듯한 분위기다. '걸어가는 사람'은 좌대에 올려져 360도 회전하듯 감상할수 있다. 바닥에는 방석도 깔려있어 앉아서도 볼수 있다.
알베트로 자코메티 특별전을 기획한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이사는 "무엇보다 그의 눈을 보라"고 주문했다. 미이라 같은 '걸어가는 사람'은 부릅뜬 두 눈이 인상적이다.
이 작품은 자코메티 자신이다. 1901년생 자코메티는 끔찍한 전쟁을 겪은후 "인간은 그래도 살아내야만 하기에 끝없이 걸어나가야 한다"는 자신의 스토리를 이 작품에 불어넣었다.
'가늘고 긴 조각'은 자코메티 브랜드다. "작은 조각을 포기하지 못하고 높이를 키우다보니 가늘고 긴 형상이 탄생되었다." 하지만 이번에 온 석고 원본, 1m88cm 걸어가는 사람은 처음으로 거대하게 키운 작품이다. 1958년 뉴욕 체이스 맨하탄 프라자의 공공장소를 위한 프로젝트로 진행되어 1960년에 완성됐다.
부스러질것 같은 앙상한 형체지만 '걸어가는 사람'은 자코메티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작품이자 20세기 미술의 상징이 된 작품이다.
수천억원의 작품값이 이를 증명한다.
'걸어가는 사람'(청동)은 2010년 마지막 경매에서 1200억원에 낙찰되면서, 이전 최고 경매가인 피카소의 '파이프를 든 소년'을 누르고 세계 경매신기록을 세웠다. (이번 전시에 소개된 '석고 원본'은 실거래가의 3배이상 책정된 3800억원에 이른다.)
피카소는 생전에도 자코메티에 굴욕을 당했다. 그는 자코메티의 작품 능력을 시기할 정도로 부러워했다. 피카소가 구현하지 못한 조형적인 새로운 언어를 구현했기 때문이다. 피카소는 '모사 전문가'일 정도로 사물을 분석하고 분해하는 능력이 있었지만, 자코메티처럼 전혀 새로운 관점으로 인물을 근원적 존재로 표현해내지는 못했다.
피카소보다 스무살이나 어린 자코메티도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피카소는 예술가인줄 알았는데 천재에 불과했네."라고. 피카소는 죽을 무렵까지 자코메티에 집착했다. 그는 죽기 직전 누구를 만나고 싶냐는 물음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딱 한사람, 자코메티를 만나고 싶다"고 한것으로 전해진다.
◇'알베트로 자코메티'특별전
새해, 세계적인 거장의 조각전이 미술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열리는 알베트로 자코메티(1901~1966)전시가 입소문이 퍼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21일부터 열린 이 전시는 국내에서 보기드문 조각전이다. 파리의 자코메티 재단과 협업으로 코바나 컨텐츠와 국민일보 30주년 기념전으로 마련됐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초기 시절부터, 말기의 작품 120여 점 이상을 조명한다. 고향 스위스 스탐파에 있는 그의 아버지 작업실에서 시작하여 프랑스 파리에서 보낸 마지막 기간(1960~1965) 동안의 그의 예술적 성취 과정을 모두 보여준다.
무엇보다 이 전시의 가장 주목할만한 특징은 작가의 상징적인 작품 '걸어가는 사람'의 유일무이한 원본 석고상이 아시아 최초로 공개된다는 점이다.
또한 작가가 죽기 바로 직전 작업한 가장 마지막 작품인 '로타르 흉상'도 함께 선보인다.
'로타르 흉상'은 작가가 평생을 통해 깨달은 인간과 삶에 대한 통찰이 녹여져 마치 작가 자신을 빚어 놓은 듯한 착각에 빠진다. 죽기 전 해탈한 구도자의 면모가 보여지는 듯하다.
인간존재의 의미와 비장한 존엄성까지 한눈에 보여주는 '로타르 좌상'과 '걸어가는 사람'은 자코메티의 위대한 통찰이 느껴지는 20세기 최고의 걸작으로 꼽혀, 이 작품을 우리나라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의미있는 기회다.
◇코바나컨텐츠의 3번째 세계적인 작품전
"이번 자코메티 서울 조각전은 무엇보다 특별합니다. 테이트 모던 전시와 상하이 유즈미술관에서도 공개되지 않은 '걸어가는 사람' 석고원본을 전시하기 때문입니다. 석고 원본 작품은 아시아 최초 공개라 더욱 그 의미가 특별합니다."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는 "얼마전 일본 국립신미술관에서 열린 자코메티 회고전에서도 전 작품이 청동 작품이었는데 반해 이번 서울 전시는 석고 원본 15점을 비롯해 자코메티의 말기 전성시 걸작선으로 선정된 작품"이라며 전시의 자부심을 보였다.
이번 전시 작품 평가액은 사상 최대인 2조 1000억원에 이른다. 지난 마크로스코 2조5천억원에 이어 두번째로 큰 금액이다.
이 전시를 유치하기까지 프랑스 파리를 집처럼 드나들었다. 일본 전시를 그대로 가져오려고 했으나 코바나컨텐츠의 애초 목표인 '순회전은 없다'로 의지를 다졌다.
'전혀 다른 전시'를 추진하기 위해 "석고 원본에 집착했다"는 김 대표는 "이전에 진행한 전시(마크로스코, 르코르뷔지) 덕분에 자코메티 재단이 신뢰감을 보였다"고 했다.
재단은 '걸어가는 사람' 은 20세기 상징작품이라 빌려주는 것을 꺼려했다. 테이트 모던에도 대여해주지 않은 작품이지만 코바나컨텐츠의 열정에 가까운 집착에 손을 들었다.
특히 자코메티의 마지막 유작인 '로타르 흉상' 원본은 사상 최초 공개다. 자코메티 재단측의 "한국은 전쟁의 위험이 있는데 욕심내지 마라. 로타르 좌상 원본까지 대여는 빅뉴스다"는 충고까지 들을 정도였다.
김건희 대표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자코메티 전시를 유치한 것에 자랑스럽다"면서 "그만큼 세계 미술계에서 한국에 대한 신뢰가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전시는 역사적인 전시로 남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전시 사업 횟수로 10년째를 맞은 코바나 컨텐츠는 국내 미술 전시기획가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2008년 '까르티에 보석'전으로 시작한 코바나 컨텐츠는 '마크리브'전, '점핑위드러브'(15만 관람)에 이어 '마크 로스코'(2015-25만 관람), 르코르뷔지에(2017. 20만 관람)전시로 히트했다.
김 대표는 "이전 전시때도 설마 진짜가 오겠어? 라는 의심과 불신의 우려가 있었지만 전시후에는 신선하고 대단하다는 평가와 반응이 좋아 대체로 성공했다"면서 "코바나컨텐츠는 '문화로 정신을 깨우는 기업'으로 사람들에게 가치를 주고 정신을 새롭게 할수 있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는 조각 작품 외에 자코메티 재단의 컬렉션 일부인 인물 드로잉, 페인팅, 사진, 원고 및 기타 보관 자료도 함께 선보여 자코메티 작품들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돕는다.
또한 자코메티가 1926년부터 생을 마감할 때까지 머무르며 작업했던 약 7평 정도의 작업실 공간을 재구성하여 자코메티의 작업세계와 그의 삶의 철학도 엿볼 수 있다. 전시는 4월 15일까지. 8000~1만6000원.
작품평가액만 2조1천억대...120여점 선보여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서 4월까지
검은 커텐을 제치고 들어서는 순간 숨이 막히는 전율이 온다. 쏟아지는 빛 조명속에 드러난 '걸어가는 사람'은 이 전시의 백미다.
1m88cm 큰 키가 돋보이는 이 '걸어가는 사람'은 자코메티의 '탑(TOP)오브더 탑(TOP)'이다. 알려진 그의 청동조각이 아니라 '석고 조각'이라는 존재감이 강렬하다.
이미 그에게 붙어 있는 수식어 때문일까. 마치 무덤속에서 살아나온 듯 뼈만 남은 듯한 외모지만, 소름끼치는 아우라를 전파한다. 컴컴한 동굴속에 있는 듯한 공간속에 울림이 큰 음향연출로 명상센터에 들어온 듯한 분위기다. '걸어가는 사람'은 좌대에 올려져 360도 회전하듯 감상할수 있다. 바닥에는 방석도 깔려있어 앉아서도 볼수 있다.
알베트로 자코메티 특별전을 기획한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이사는 "무엇보다 그의 눈을 보라"고 주문했다. 미이라 같은 '걸어가는 사람'은 부릅뜬 두 눈이 인상적이다.
이 작품은 자코메티 자신이다. 1901년생 자코메티는 끔찍한 전쟁을 겪은후 "인간은 그래도 살아내야만 하기에 끝없이 걸어나가야 한다"는 자신의 스토리를 이 작품에 불어넣었다.
'가늘고 긴 조각'은 자코메티 브랜드다. "작은 조각을 포기하지 못하고 높이를 키우다보니 가늘고 긴 형상이 탄생되었다." 하지만 이번에 온 석고 원본, 1m88cm 걸어가는 사람은 처음으로 거대하게 키운 작품이다. 1958년 뉴욕 체이스 맨하탄 프라자의 공공장소를 위한 프로젝트로 진행되어 1960년에 완성됐다.
부스러질것 같은 앙상한 형체지만 '걸어가는 사람'은 자코메티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작품이자 20세기 미술의 상징이 된 작품이다.
수천억원의 작품값이 이를 증명한다.
'걸어가는 사람'(청동)은 2010년 마지막 경매에서 1200억원에 낙찰되면서, 이전 최고 경매가인 피카소의 '파이프를 든 소년'을 누르고 세계 경매신기록을 세웠다. (이번 전시에 소개된 '석고 원본'은 실거래가의 3배이상 책정된 3800억원에 이른다.)
피카소는 생전에도 자코메티에 굴욕을 당했다. 그는 자코메티의 작품 능력을 시기할 정도로 부러워했다. 피카소가 구현하지 못한 조형적인 새로운 언어를 구현했기 때문이다. 피카소는 '모사 전문가'일 정도로 사물을 분석하고 분해하는 능력이 있었지만, 자코메티처럼 전혀 새로운 관점으로 인물을 근원적 존재로 표현해내지는 못했다.
피카소보다 스무살이나 어린 자코메티도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피카소는 예술가인줄 알았는데 천재에 불과했네."라고. 피카소는 죽을 무렵까지 자코메티에 집착했다. 그는 죽기 직전 누구를 만나고 싶냐는 물음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딱 한사람, 자코메티를 만나고 싶다"고 한것으로 전해진다.
◇'알베트로 자코메티'특별전
새해, 세계적인 거장의 조각전이 미술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열리는 알베트로 자코메티(1901~1966)전시가 입소문이 퍼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21일부터 열린 이 전시는 국내에서 보기드문 조각전이다. 파리의 자코메티 재단과 협업으로 코바나 컨텐츠와 국민일보 30주년 기념전으로 마련됐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초기 시절부터, 말기의 작품 120여 점 이상을 조명한다. 고향 스위스 스탐파에 있는 그의 아버지 작업실에서 시작하여 프랑스 파리에서 보낸 마지막 기간(1960~1965) 동안의 그의 예술적 성취 과정을 모두 보여준다.
무엇보다 이 전시의 가장 주목할만한 특징은 작가의 상징적인 작품 '걸어가는 사람'의 유일무이한 원본 석고상이 아시아 최초로 공개된다는 점이다.
또한 작가가 죽기 바로 직전 작업한 가장 마지막 작품인 '로타르 흉상'도 함께 선보인다.
'로타르 흉상'은 작가가 평생을 통해 깨달은 인간과 삶에 대한 통찰이 녹여져 마치 작가 자신을 빚어 놓은 듯한 착각에 빠진다. 죽기 전 해탈한 구도자의 면모가 보여지는 듯하다.
인간존재의 의미와 비장한 존엄성까지 한눈에 보여주는 '로타르 좌상'과 '걸어가는 사람'은 자코메티의 위대한 통찰이 느껴지는 20세기 최고의 걸작으로 꼽혀, 이 작품을 우리나라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의미있는 기회다.
◇코바나컨텐츠의 3번째 세계적인 작품전
"이번 자코메티 서울 조각전은 무엇보다 특별합니다. 테이트 모던 전시와 상하이 유즈미술관에서도 공개되지 않은 '걸어가는 사람' 석고원본을 전시하기 때문입니다. 석고 원본 작품은 아시아 최초 공개라 더욱 그 의미가 특별합니다."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는 "얼마전 일본 국립신미술관에서 열린 자코메티 회고전에서도 전 작품이 청동 작품이었는데 반해 이번 서울 전시는 석고 원본 15점을 비롯해 자코메티의 말기 전성시 걸작선으로 선정된 작품"이라며 전시의 자부심을 보였다.
이번 전시 작품 평가액은 사상 최대인 2조 1000억원에 이른다. 지난 마크로스코 2조5천억원에 이어 두번째로 큰 금액이다.
이 전시를 유치하기까지 프랑스 파리를 집처럼 드나들었다. 일본 전시를 그대로 가져오려고 했으나 코바나컨텐츠의 애초 목표인 '순회전은 없다'로 의지를 다졌다.
'전혀 다른 전시'를 추진하기 위해 "석고 원본에 집착했다"는 김 대표는 "이전에 진행한 전시(마크로스코, 르코르뷔지) 덕분에 자코메티 재단이 신뢰감을 보였다"고 했다.
재단은 '걸어가는 사람' 은 20세기 상징작품이라 빌려주는 것을 꺼려했다. 테이트 모던에도 대여해주지 않은 작품이지만 코바나컨텐츠의 열정에 가까운 집착에 손을 들었다.
특히 자코메티의 마지막 유작인 '로타르 흉상' 원본은 사상 최초 공개다. 자코메티 재단측의 "한국은 전쟁의 위험이 있는데 욕심내지 마라. 로타르 좌상 원본까지 대여는 빅뉴스다"는 충고까지 들을 정도였다.
김건희 대표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자코메티 전시를 유치한 것에 자랑스럽다"면서 "그만큼 세계 미술계에서 한국에 대한 신뢰가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전시는 역사적인 전시로 남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전시 사업 횟수로 10년째를 맞은 코바나 컨텐츠는 국내 미술 전시기획가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2008년 '까르티에 보석'전으로 시작한 코바나 컨텐츠는 '마크리브'전, '점핑위드러브'(15만 관람)에 이어 '마크 로스코'(2015-25만 관람), 르코르뷔지에(2017. 20만 관람)전시로 히트했다.
김 대표는 "이전 전시때도 설마 진짜가 오겠어? 라는 의심과 불신의 우려가 있었지만 전시후에는 신선하고 대단하다는 평가와 반응이 좋아 대체로 성공했다"면서 "코바나컨텐츠는 '문화로 정신을 깨우는 기업'으로 사람들에게 가치를 주고 정신을 새롭게 할수 있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는 조각 작품 외에 자코메티 재단의 컬렉션 일부인 인물 드로잉, 페인팅, 사진, 원고 및 기타 보관 자료도 함께 선보여 자코메티 작품들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돕는다.
또한 자코메티가 1926년부터 생을 마감할 때까지 머무르며 작업했던 약 7평 정도의 작업실 공간을 재구성하여 자코메티의 작업세계와 그의 삶의 철학도 엿볼 수 있다. 전시는 4월 15일까지. 8000~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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