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공연장 新바람②]국립극장·예당·세종 vs 롯데·LG아트센터 선의 경쟁

  • 뉴시스

입력 : 2018.01.05 09:46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전경
국공립 공연장과 민간 공연장의 가장 큰 차이점은 예산을 지원하는 주체다. 국공립 공연장은 국고와 시의 지원을 받고, 민간 공연장을 주로 기업의 지원을 받는다.

국립극장·예술의전당·세종문화회관이 대표적인 국공립 공연장, 롯데콘서트홀·LG아트센터가 대표적인 민간 공연장이다.

국립극장·예술의전당·세종문화회관에게는 세금이 투입되다 보니 공공성에 방점을 찍는다.

세종문화회관은 단돈 1000원으로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천원의 행복' 프로그램, 예술의전당은 전당 내에서 공연한 작품을 영상으로 녹화해 지방과 해외에 무료로 상영하는 프로그램 '싹 온 스크린'을 선보이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국립극장은 해외 공연을 통해 공공성에 신경을 쓰고 있다. 민간 공연장은 아무래도 수익성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기획력과 공연장의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데 주력한다. LG아트센터는 '한국서비스품질지수' 조사에서 11년 동안 내로라하는 국공립 복합공연장을 제치고 11년째 1위를 차지했다.

롯데콘서트홀은 오르간, 리코더 등 다양한 악기뿐만 아니라 어린이 대상 등 참신한 마티네 기획 공연으로 클래식음악의 저변을 넓히는 동시에 관객들을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

LG아트센터가 개관 당시 국내 유일의 초대권 없는 공연장을 선포하는 등 새로운 공연 문화 만들기에 앞장설 수 있는 것도 민간의 자유로운 분위기 덕분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국공립 공연장과 민간 공연장의 차이점이 점차 없어지는 분위기다. 국공립 공연장 역시 마냥 국고와 시예산에 기댈 수 없는 상황이고,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민간 공연장에게는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립극장은 2012년 9월부터 1년 치 작품을 미리 공개하는 시즌제를 도입해 각종 패키지를 적극 만들면서, 관객들의 티켓 구매를 유도했다. 이로 인해 유료 관객의 비율이 대폭 상승했다.

세종문화회관 역시 2016년 시즌제를 도입한데다가 팸플릿과 상징물 등을 통일시키는 디자인 경영을 도입, 젊은 관객들을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

예술의전당은 직접 운영하던 카페와 레스토랑을 민간에 위탁하고, 자체 매표시스템인 '쌕(SAC) 티켓'을 중단하고 민간인 인터파크에 맡기는 등 효율성을 중시하고 있다.

반대로 민간 공연장은 공공 성격인 메세나에 신경을 쓰고 있다. LG아트센터는 LG연암문화재단, 롯데콘서트홀은 롯데문화재단이 운영하고 있다. 이윤 추구보다 사회공헌을 실천하는 공익재단의 성격이 짙다.

LG아트센터는 한국메세나협회와 LG연암문화재단과 함께 청소년 진로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롯데콘서트홀은 롯데문화재단과 함께 소방관, 경찰관, 간호사 등을 초청한 사회공헌 콘서트 '당신이 대한민국입니다'를 열기도 했다.

이에 따라 국공립 공연장과 민간 공연장이 선의의 경쟁 체제로 돌입했다는 분석이다. 롯데콘서트홀 개관이 28년 간 클래식음악계에서 독주 체제를 이어온 예술의전당에게 자극이 됐다는 시선이 예다.

공연계 관계자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국공립 공연장과 민간 공연장의 성격이 뚜렷하게 구분됐는데 공연문화가 성숙함에 따라, 그간 요구하지 않았던 부분들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프로그램 기획은 물론 수익, 사회 공헌 등의 부분에 있어 경쟁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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