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은숙 상임작곡가, 서울시향 떠난다

  • 김경은 기자

입력 : 2018.01.03 00:37

진은숙
'작곡가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그라베마이어상을 받으며 베를린 필하모닉과 영국 로열 오페라 등 세계 정상급 교향악단과 작업해온 진은숙(57·사진)이 12년 동안 상임 작곡가로 몸담은 서울시립교향악단을 떠난다.

진은숙은 2일 서울시향 단원 등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여러 가지 사정상 지난 11월 '아르스노바'와 베를린 필 내한 공연 때 서울을 방문한 것이 마지막이 돼버렸다"며 "가르쳐 왔던 마스터클래스 학생들에게 지난 수업이 저와 만나는 마지막 기회라는 것을 알리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아르스노바는 진은숙이 서울시향과 2006년부터 해온 현대 음악 프로그램이다.

음악계에서는 그가 밝힌 '여러 가지 사정'을 서울시의회가 꾸준히 가해온 압박에 대한 부담으로 해석한다. 서울시의회 일부 의원은 진은숙이 10년 넘게 상임 작곡가를 맡아온 점, 급여가 너무 많다는 점을 지적해왔다. 아르스노바 공연의 유료 관객이 적은 점도 비판 대상이었다. 박현정 전 서울시향 대표와 정명훈 전 예술감독이 잇달아 사퇴하고, 공연 기획 자문역이던 마이클 파인까지 그만두면서 공연 기획, 자문 등 창작 외 일까지 처리하게 된 점 역시 부담이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