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스크린 속 추억, 무대 위에서 펄떡인다

  • 최보윤 기자

입력 : 2017.11.17 04:00

[연말 뮤지컬] 뮤지컬로 돌아온 '명작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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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부터 내년 5월 7일까지 서울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에 빌리로 출연하는 어린이 배우들./신시컴퍼니
연말이면 영화계에 으레 등장하는 문구가 있다. '스크린 대작들이 몰려온다.' 이번엔 무대로 몰려온다. 영화로 사랑받았던 '명작'들이 대거 무대로 쏟아진다. '추억'을 곱씹는 중·장년층은 물론 영화와는 그 맛이 다른 무대 연기를 보려는 젊은 층,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대표 주자는 최근 방송 프로그램으로 이름을 알린 '빌리 엘리어트'. 어린 빌리를 발굴하는 1년여의 여정이 SBS '영재 발굴단'을 통해 낱낱이 소개되면서 뮤지컬 팬들의 기대를 한층 높였다. 2005년 영국 런던 초연 후 미국 뉴욕 등에서 공연되며 현재까지 약 110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국내에선 7년 만에 관객을 다시 맞는다. 동명 영화를 연출한 스티븐 달드리가 '라이언킹' '아이다' 등의 음악을 작곡한 엘튼 존과 의기투합해 만들었다. 음악만 들어도 '남는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지만, 올해 '어린 빌리' 선발 과정이 소개되면서 어떤 연기를 펼칠까도 큰 관심이다. 1980년대 영국 탄광노조 대파업 시기, 마초적인 아빠, 형과 사는 탄광촌 소년 빌리가 어렵게 발레를 배워 왕립발레학교의 문턱을 넘기까지의 여정을 그렸다. 지난해 4월부터 진행된 치열한 오디션과 훈련을 통과한 김현준(12)·성지환(11)·심현서(10)·천우진(13)·에릭 테일러(10)가 빌리로서 관객과 만난다. 영국 프로덕션 관계자들이 총출동해 출연진들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며 연기와 안무를 지도했다. 오는 28일부터 내년 5월 7일까지 서울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무대에 올리는 신시 컴퍼니 관계자는 "발레, 탭댄스 등 5명의 빌리가 각자의 개성이 뚜렷해 어떤 캐스트를 봐도 신선하고 다채로울 것"이라며 "과거 영화 팬들의 새로운 빌리에 대한 관심도 무척 높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대작은 국내 초연작인 '타이타닉'이다. 오디 컴퍼니가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으로, 영화로 워낙 인기가 높았기에 어떤 무대로 만들어질지 관심이 높다. 하지만 영화 '타이타닉'을 선명히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어랏!' 하고 당황할 수도 있다. 1998년 작 동명 영화보다 1년 앞서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작품이라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1912년 첫 항해에서 침몰한 초호화 여객선 타이타닉호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타이타닉'은 작곡가 모리 예스턴과 작가 피터스톤의 의기투합으로 완성됐다. 1997년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토니상에서 5개 부문, 드라마 데스크 어워즈에서 1개 부문을 수상하며 뛰어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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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뮤지컬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에서 마츠코로 출연하는 가수 아이비. ② 우피 골드버그 주연의 동명 영화를 뮤지컬로 만든 ‘시스터 액트’ 오리지널 내한 공연. ③ 라이선스 초연작인 ‘타이타닉’. 1997년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토니어워즈에서 5개 부문을 수상하며 뛰어난 작품성을 인정받은 작품이다. /파파프로덕션·EMK·오디컴퍼니
뮤지컬은 당시 타이타닉 사건에 거의 완벽하게 접근한 '다큐'에 더 가깝다. 영화가 신분이 다른 남녀의 사랑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뮤지컬은 '꿈의 선박'이라 불리는 타이타닉에 탑승한 1등실 부호들부터 3등실에 탑승한 서민들까지 다양한 인간 군상을 담았다. 계급 간의 차이와 탐욕, 사랑 등이 작품에 담겼다. 문종원, 서경수, 윤공주, 임혜영, 김용수, 조성윤 등이 출연한다. 내년 2월 11일까지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 19인조 오케스트라가 무대 뒤쪽에 자리잡아 실제 타이타닉호에서 끝까지 남아 연주한 선상 밴드를 현장감 있게 연출한다.

오리지널 내한 공연인 '시스터 액트'도 빼놓을 수 없다. 우리에겐 우피 골드버그가 출연한 1992년 작 동명 영화로 유명하다. 타이타닉과 달리 영화의 주제를 거의 따라간다. 삼류 가수 들로리스가 우연히 범죄를 목격하고 수녀원에 숨으면서 인생이 바뀌는 이야기다. 우피 골드버그가 프로듀서로 참여해 2011년 3월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려 큰 인기를 끌었다. 배우 김소향이 이 작품에 동양인 최초로 캐스팅돼 화제가 됐다. 오스카·그래미·토니상에서 12차례 수상한 영화음악의 거장 앨런 멩컨이 작곡을 맡았다. 오는 25일부터 내년 1월 21일까지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공연된다.

뮤지컬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역시 영화 팬들을 들썩이게 하는 작품. 2018년 1월 7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된다. 일본의 유명 작가 야마다 무네키의 동명 소설이 원작으로 영화로도 잘 알려져 있다. 순진한 여성이 한순간에 살인자가 돼 '괴물'로 변해가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그렸다. 뮤지컬 '명동로망스'의 김민정 연출과 뮤지컬 '빨래'의 민찬홍 작곡을 비롯해 김윤형 음악감독, 정도영 안무가, 박동우 무대 디자이너 등 뮤지컬계 대표 창작진이 손을 잡았다. 최근 들어 한층 깊어진 연기를 선보이는 아이비와 박혜나가 마츠코를 맡고 강동호, 전성우, 김찬호, 정원영, 정욱진 등 실력파 배우들이 합류해 인기를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