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1927 배릿 예술감독 "애니와 연극 결합은 몽환적"

  • 뉴시스

입력 : 2017.11.15 09:26

극단 1927 '골렘'
영국의 블루칩 공연 단체인 극단 1927이 9년 만에 내한했다. 이 극단이 오는 16~19일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골렘'은 총천연색 애니메이션과 연극이 결합된 작품이다.

14일 오전 LG아트센터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극단 1927의 예술감독인 애니메이터 폴 배릿은 "연극 무대에서 애니메이션은 일종의 도구로써 인물, 조명, 무대를 완성시키는 장치"라고 말했다.

이들 작품은 실제 배우가 연기를 맡고, 대부분의 배경을 애니메이션으로 처리한다. 배우와 애니메이션의 전환과 무대 효과 합이 중요하다. 이런 절묘한 조합은 몽환적인 특성을 안긴다.

배릿 감독은 "무대에 애니메이션을 결합했기 때문에 영화를 보고 있는 느낌을 받지만 동시에 연극의 다른 요소를 상기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화적이지만 영화적이지 않다. 영화처럼 클로즈업은 불가능하지만, 꿈결 같다는 느낌을 준다. 꿈 같은 요소를 만들어내고자 했다"는 것이다. 극단 1927은 2006년 애니메이터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배릿과 작가 겸 연출가인 수잔 안드레이드가 창단했다. 이후 배우 애즈머 애플턴,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릴리안 헨리가 합류하면서 진용을 갖췄다.

2007년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선보인 데뷔작 '비트윈' 때부터 애니메이션과 연극이 결합된 작품들을 선보여왔다. 한국에는 2008년 '의정부 국제 음악극 축제'에 '비트윈'을 들고 첫 내한했다.

2010년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에서 초연된 '동물과 아이들이 거리를 점거하다', 2012년 코미셰 오퍼 베를린과 작업한 오페라로 지난달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공연한 '마술피리' 등을 선보였다. 최근작은 스트라빈스키의 발레음악 '페트루슈카'를 역시 코미셰 오퍼 베를린과 손잡고 재해석해낸 작품이다.

극단 1927의 스타일이 총 집결된 '골렘'은 이 팀의 네 번째 작품이다. 2014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초연한 뒤 세계 곳곳에서 공연했다.

소심한 주인공 로버트가 어느 날 말하는 점토인형 '골렘'을 갖게 되면서 일상이 송두리째 바뀌게 되는 이야기다. 유대 전설에 등장한 '골렘'은 주인이 주문으로 생명을 불어넣은 진흙덩어리다. 현재로 말하면 일종의 로봇인 셈이다.

극단 1927의 골렘은 이 신화를 바탕으로 스마트폰과 디지털기기에 길들여진 현대 사회의 모습을 풍자한다. 점토인형 골렘의 움직임은 클레이 애니메이션 기법을 사용했다. 점토로 진짜 인형을 만든 후 걷고 움직이는 모습을 촬영했다.

'골렘'을 통해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집중했다는 배릿 감독은 "'골렘'은 아이폰(기계_을 상징하는 메타포(은유)"라고 했다.

"많은 사람들이 손쉽게 기술을 통해서 작업하는 세상이다. 기술이 문제가 아니라 이를 어떻게 생산하고 소비하고 통제 하는 지 그 방식을 문제 삼고자 했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이 사회적 병폐와 어떻게 맞물리는가에 대해 고민했다고 했다. "빈부격차를 비롯해 세상의 불공평에 대한 토론이나 문제 제기를 하는 거다. 기술을 올바른 방향으로 사용되지 않을 때의 모습을 통해 올바른 방향을 잡고자 했다."

극단 1927의 작업 방식은 처음부터 극작과 애니메이션 형태를 함께 고민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배릿 감독은 모든 그림을 혼자서 일일이 손으로 다 그린다. 이를 스캔해서 컴퓨터로 움직이게 만든다.

1927이라는 극단 이름은 최초의 유성 영화인 '재즈 싱어'가 개봉한 해에서 따왔다. 무성 영화가 지배적이었던 당시,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유성 영화처럼 새로운 예술형식이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배릿 감독은 "저희가 수작업을 하면서 새로운 미학을 만들어내고, 그 가운데 하이테크까지는 아니지만 기술적인 것을 사용한다"면서 "'공연의 미래'는 연극, 뮤지컬, 오페라가 어떤 기술을 사용하는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저희 작업도 댄스, 연극, 뮤지컬, 영화 등이 총망라된 하이브리드 공연이다. 이런 작업 방식은 엄청난 가능성을 품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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