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11.10 09:51
스페인 국립 무용단은 혁신적인 안무로 유명하다. 1979년 창단된 이 무용단은 국내에 비교적 덜 알려져 있지만 유럽에서는 대단한 명성을 자랑한다.
무용팬들에게는 스페인 출신의 천재 안무가 나초 두아토가 20년 간 예술감독으로 있었던 곳으로 유명하다. 현재 예술감독은 파리 오페라 발레단 출신의 호세 마르티네스다.
이 무용단이 스웨덴 출신 안무가 요한 잉예르가 안무한 모던 발레 '카르멘'으로 약 10년 만에 내한했다. 지난 1일 진주 경남문화예술회관과 4~5일 대전예술의전당을 거쳐 9일 LG아트센터 무대에 올랐다. 12일까지 공연하는 이번 무대에 스페인국립무용단 솔리스트인 박예지(27)가 '소년' 역을 맡아 눈길을 끈다.
'카르멘'은 프랑스 소설가 프로스페르 메리메의 소설(1845)을 원작으로 삼은 프랑스 작곡가 조르주 비제의 걸작 동명 오페라가 바탕이다. 욕망, 사랑, 자유의 상징과도 같은 집시 여인 카르멘에 대한 돈 호세의 맹목적 사랑을 통해 비극과 파국을 그린다. 소년은 이 사건의 목격자다. 원작에 없는 캐릭터로 잉예르가 추가했다. 순수를 상징하는 역할로, 춤 실력뿐만 아니라 연기력까지 갖춰야 한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인 박예지는 2012년 9월 스페인국립발레단에 군무로 입단해 솔리스트로 있다. 이 무용단에 현재 한국인은 두 명이다. 올해 여러 번 한국에서 공연한 수석무용수 김세연이 또 다른 한국인이다.
박예지가 이 무용단에 입단한 후 한국에서 공연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13 한국을 빛내는 해외무용스타 초청공연'을 통해 내한했을 때는 갈라쇼 무대에 올랐다.
스페인국립무용단의 매력을 한국에 널리 알리고 싶다는 박예지를 지난 8일 LG아트센터에서 만났다.
Q. 2013년 내한했을 때랑 가장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A. "이번에 스페인국립무용단과 함께 왔다는 것이 좋다. 클래식 발레로 물론 하지만 모던발레, 현대무용 등 다양한 작품을 하는 곳이다."
Q. 스페인국립무용단의 '카르멘' 매력은 무엇인가.
A. "클래식발레는 어려울 수 있다. '카르멘'은 이야기가 분명하고 음악 편집도 잘 돼 있다. 스페인에서도 남녀노소 불문하고 많은 분들이 좋아하셨다."
Q. 스페인 국립 무용단에 어떻게 입단하게 된 건가?
A. "한국 발레계에서는 키 크고 예쁘고 날씬한 무용수들이 대접을 받는다. 그런 면에서 내가 갖고 있는 것들이 단검으로 작용했다. 내 장점은 클래식 발레뿐만 아니라 자유롭게 춤을 추고 표현하는 거다. 그래서 오디션 소식을 듣자마자 스페인으로 갔다. 당시 여자 700명, 남자 200명 등 총 900명이 몰렸다. 오디션에서 한 단계 씩 통과할 때마다 얼떨떨하더라. 당시 여자 무용수는 4명가량 뽑았다. 2014년에는 솔리스트 승급에 도전했다. 1등으로 붙어서 놀라웠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윌리엄 포사이드의 '인 더 미들, 섬왓 엘리베이티드'다. 한국의 유니버설발레단(UBC)도 했더라. 이 작품을 한 뒤 칭찬을 받고 파트너와 함께 승급했다. 스페인국립무용단에서 힘든 건 전혀 없다. 입단 초반에 스페인어를 전혀 몰라서 고생은 했지만. 스페인 친구들이 한국인들과 정서가 비슷하다. 따듯하다. 플라멩코 춤과 음악이 한국인에게도 잘 맞는다. 이번에 내한에서는 투어 가이드도 함께 하고 있다. 같이 한복 입고 경복궁을 다녀왔는데 너무 좋아하더라(웃음)."
Q. 김세연과 함께 활동하는 건 어떤가?
A. "언니에게 항상 많이 배운다. 언니가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로 활약했을 당시인 2003년 '돈키호테'에 출연하셨을 때 (사랑의 메신저인) 큐피트 역할로 함께 무대에 올랐다. 당시 언니가 너무 예쁘고 멋있어서 옆에서 계속 구경하고 사인을 받았다. 그렇게 우러러봤던 분과 스페인국립무용단에 함께 있어 영광이다. 운 좋게 2012년에 함께 입단해서 언니에게 도움을 정말 많이 받는다. 어렸을 때 선생님 같았던 분인데 말이다(웃음)."
Q. 김세연과 한국에서 '지젤'로 호흡을 맞추기도 한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인 최영규(27)와 '절친'인 것으로 안다.
A "선화예중, 한예종 예비학교, 한예종 무용원에 함께 다녔다. 영규는 노력파일 뿐만 아니라 신체적으로 다 갖췄다. 어렸을 때 매일 같이 연습했다. 발레음악 모음집을 구해서 매일 빈 공간을 찾아 다니며 곡 순서대로 춤을 연습했다.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열린 발레 축제에 각자 초청받아 다른 파트너랑 연기하기도 했다. 한국인은 우리 둘밖에 없어 신기했다(웃음)."
Q. 발레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A. "어렸을 때 피아노를 배웠는데 취미로 발레 학원도 가게 됐다. 그러다 국립극장 문화학교 내 청소년 발레교실(현 국립발레단 아카데미)에 오디션을 봤는데 합격했다. '호두까기 인형' '돈키호테'에 출연하며 익히니 재미있더라.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출신) 김주원 언니,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인) 김지영 언니, 이원국 교수님이 당시 선생님이었다. 1999년 미스코리아 무대도 기억에 남는다. 한명씩 미스코리아에 출전한 언니들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그 때 (파리 오페라 발레 1급 무용수인) 박세은 언니, (워싱턴발레단의 솔리스트인) 이은원도 함께 있었다. 그 때 함께 찍은 사진을 스마트폰에 넣고 다닌다. (사진을 보여주며) 다들 귀엽다. 모두 해외 발레단에서 활약하고 있고, 지금 보면 신기하다(웃음)."
Q. 이번 내한공연이 어떤 의미로 남았으면 하나.
A. "한국에서는 파리 오페라 발레,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이 발레 팬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두아토 감독님을 기억하지만 스페인국립무용단에 대해서는 아직 잘 모르신다. 이번 공연을 통해 이런 개성 강한 무용단과 무용수들이 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무용팬들에게는 스페인 출신의 천재 안무가 나초 두아토가 20년 간 예술감독으로 있었던 곳으로 유명하다. 현재 예술감독은 파리 오페라 발레단 출신의 호세 마르티네스다.
이 무용단이 스웨덴 출신 안무가 요한 잉예르가 안무한 모던 발레 '카르멘'으로 약 10년 만에 내한했다. 지난 1일 진주 경남문화예술회관과 4~5일 대전예술의전당을 거쳐 9일 LG아트센터 무대에 올랐다. 12일까지 공연하는 이번 무대에 스페인국립무용단 솔리스트인 박예지(27)가 '소년' 역을 맡아 눈길을 끈다.
'카르멘'은 프랑스 소설가 프로스페르 메리메의 소설(1845)을 원작으로 삼은 프랑스 작곡가 조르주 비제의 걸작 동명 오페라가 바탕이다. 욕망, 사랑, 자유의 상징과도 같은 집시 여인 카르멘에 대한 돈 호세의 맹목적 사랑을 통해 비극과 파국을 그린다. 소년은 이 사건의 목격자다. 원작에 없는 캐릭터로 잉예르가 추가했다. 순수를 상징하는 역할로, 춤 실력뿐만 아니라 연기력까지 갖춰야 한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인 박예지는 2012년 9월 스페인국립발레단에 군무로 입단해 솔리스트로 있다. 이 무용단에 현재 한국인은 두 명이다. 올해 여러 번 한국에서 공연한 수석무용수 김세연이 또 다른 한국인이다.
박예지가 이 무용단에 입단한 후 한국에서 공연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13 한국을 빛내는 해외무용스타 초청공연'을 통해 내한했을 때는 갈라쇼 무대에 올랐다.
스페인국립무용단의 매력을 한국에 널리 알리고 싶다는 박예지를 지난 8일 LG아트센터에서 만났다.
Q. 2013년 내한했을 때랑 가장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A. "이번에 스페인국립무용단과 함께 왔다는 것이 좋다. 클래식 발레로 물론 하지만 모던발레, 현대무용 등 다양한 작품을 하는 곳이다."
Q. 스페인국립무용단의 '카르멘' 매력은 무엇인가.
A. "클래식발레는 어려울 수 있다. '카르멘'은 이야기가 분명하고 음악 편집도 잘 돼 있다. 스페인에서도 남녀노소 불문하고 많은 분들이 좋아하셨다."
Q. 스페인 국립 무용단에 어떻게 입단하게 된 건가?
A. "한국 발레계에서는 키 크고 예쁘고 날씬한 무용수들이 대접을 받는다. 그런 면에서 내가 갖고 있는 것들이 단검으로 작용했다. 내 장점은 클래식 발레뿐만 아니라 자유롭게 춤을 추고 표현하는 거다. 그래서 오디션 소식을 듣자마자 스페인으로 갔다. 당시 여자 700명, 남자 200명 등 총 900명이 몰렸다. 오디션에서 한 단계 씩 통과할 때마다 얼떨떨하더라. 당시 여자 무용수는 4명가량 뽑았다. 2014년에는 솔리스트 승급에 도전했다. 1등으로 붙어서 놀라웠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윌리엄 포사이드의 '인 더 미들, 섬왓 엘리베이티드'다. 한국의 유니버설발레단(UBC)도 했더라. 이 작품을 한 뒤 칭찬을 받고 파트너와 함께 승급했다. 스페인국립무용단에서 힘든 건 전혀 없다. 입단 초반에 스페인어를 전혀 몰라서 고생은 했지만. 스페인 친구들이 한국인들과 정서가 비슷하다. 따듯하다. 플라멩코 춤과 음악이 한국인에게도 잘 맞는다. 이번에 내한에서는 투어 가이드도 함께 하고 있다. 같이 한복 입고 경복궁을 다녀왔는데 너무 좋아하더라(웃음)."
Q. 김세연과 함께 활동하는 건 어떤가?
A. "언니에게 항상 많이 배운다. 언니가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로 활약했을 당시인 2003년 '돈키호테'에 출연하셨을 때 (사랑의 메신저인) 큐피트 역할로 함께 무대에 올랐다. 당시 언니가 너무 예쁘고 멋있어서 옆에서 계속 구경하고 사인을 받았다. 그렇게 우러러봤던 분과 스페인국립무용단에 함께 있어 영광이다. 운 좋게 2012년에 함께 입단해서 언니에게 도움을 정말 많이 받는다. 어렸을 때 선생님 같았던 분인데 말이다(웃음)."
Q. 김세연과 한국에서 '지젤'로 호흡을 맞추기도 한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인 최영규(27)와 '절친'인 것으로 안다.
A "선화예중, 한예종 예비학교, 한예종 무용원에 함께 다녔다. 영규는 노력파일 뿐만 아니라 신체적으로 다 갖췄다. 어렸을 때 매일 같이 연습했다. 발레음악 모음집을 구해서 매일 빈 공간을 찾아 다니며 곡 순서대로 춤을 연습했다.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열린 발레 축제에 각자 초청받아 다른 파트너랑 연기하기도 했다. 한국인은 우리 둘밖에 없어 신기했다(웃음)."
Q. 발레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A. "어렸을 때 피아노를 배웠는데 취미로 발레 학원도 가게 됐다. 그러다 국립극장 문화학교 내 청소년 발레교실(현 국립발레단 아카데미)에 오디션을 봤는데 합격했다. '호두까기 인형' '돈키호테'에 출연하며 익히니 재미있더라.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출신) 김주원 언니,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인) 김지영 언니, 이원국 교수님이 당시 선생님이었다. 1999년 미스코리아 무대도 기억에 남는다. 한명씩 미스코리아에 출전한 언니들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그 때 (파리 오페라 발레 1급 무용수인) 박세은 언니, (워싱턴발레단의 솔리스트인) 이은원도 함께 있었다. 그 때 함께 찍은 사진을 스마트폰에 넣고 다닌다. (사진을 보여주며) 다들 귀엽다. 모두 해외 발레단에서 활약하고 있고, 지금 보면 신기하다(웃음)."
Q. 이번 내한공연이 어떤 의미로 남았으면 하나.
A. "한국에서는 파리 오페라 발레,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이 발레 팬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두아토 감독님을 기억하지만 스페인국립무용단에 대해서는 아직 잘 모르신다. 이번 공연을 통해 이런 개성 강한 무용단과 무용수들이 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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