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낙엽이 떨어지자… 발레가 피어난다

  • 최보윤 기자

입력 : 2017.10.27 04:00

한국 양대 발레단 무대 펼쳐져

국립발레단 '안나 카레니나'
톨스토이 명작 바탕으로 김리회·박슬기·한나래
유부녀 발레리나 3명이 주인공 '안나' 번갈아 맡아

유니버설발레단 '오네긴'
황혜민·엄재용 부부의동반 은퇴 무대로 화제
풍부한 감정 담아내는두 사람의 연기가 압권

해외 발레단도 한국으로
발레리노 김기민이 속한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 '백조의 호수'로 찾아와
스페인 국립무용단은 현대적 '카르멘' 공연 펼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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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시킨 원작의 드라마 발레‘오네긴’의 한 장면./유니버설 발레단
11월 겨울로 가는 길목을 발레가 화려하게 꽃피운다. 한국을 대표하는 양대 발레단인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의 공연부터 스페인 국립무용단, 러시아 마린스키 등 세계적 수준의 발레들이 몰려온다.

애절함의 진수, '안나 카레니나' '오네긴'

러시아 대문호의 작품을 바탕으로 한 대작이 11월의 처음과 끝을 장식한다. 11월 1일부터 5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를 국립 발레단의 '안나 카레니나'는 톨스토이 명작을 스위스 취리히발레단 예술감독 크리스티안 슈푹이 창의적인 안무로 해석해 탄생한 작품이다. 돈과 명예, 미모를 갖춘 귀부인 '안나 카레니나'가 매력적인 젊은 장교 '브론스키'와 사랑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비극이 화려한 몸짓으로 승화된다. 라흐마니노프와 루토슬라프스키의 음악이 사랑과 불륜을 넘나드는 격정의 감정을 끌어간다. 폴 코렐리 지휘의 코리안심포니 연주에 피아니스트 조재혁의 우아한 선율이 어우러진다.

주인공 안나 역은 국립발레단 수석발레리나 김리회·박슬기와 솔리스트 한나래가 번갈아 맡는다. 공교롭게도 세 명 모두 실제로 '유부녀'다. 한나래는 "모든 것을 잃고 무너질 때 처절하고 쓸쓸하고 외로운 모습을 보이는 안나의 상황에 맞게 연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슬기는 "우리 모두에게도 유혹 같은 사랑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안나가 감정적으로 이해되기도 한다"고 했다. 김리회는 "영화를 다시 보고 책을 또 읽고 슈푹 감독님의 캐릭터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몸으로 표현하다 보니, 안나의 입장이 이해가 갔다. 그 시대에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1월 24일부터 26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 오르는 유니버설발레단의 '오네긴'은 러시아 소설가 푸시킨의 '예브게니 오네긴'이 원작이다. 드라마 발레의 대가 존 크랑코가 안무하고 작곡가 쿠르트-하인츠 슈톨제가 차이콥스키의 기존 음악을 재편집해 1965년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이 세계 초연했다. 발레단 간판스타 황혜민과 엄재용 부부의 동반 은퇴 무대다. 도시 귀족 오네긴과 순진한 소녀 타티아나의 비극적인 사랑을 그렸다. 풍부한 감정 연기가 장점인 황혜민과 엄재용의 표현력이 보는 이의 마음을 사무치게 한다. 구모영 지휘로 쿱스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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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선보일 스페인국립무용단의‘카르멘’./LG아트센터
무용계 아카데미상 수상자들의 격돌

세계 최정상급 발레단으로 꼽히는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과 최근 독창적인 안무로 이름난 스페인 국립무용단은 오는 11월 9일부터 12일까지 같은 기간에 각각 '백조의 호수'와 '카르멘'을 선보인다. 특히 마린스키의 수석무용수인 김기민은 한국인 발레리노 최초로 무용계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를 수상했고, 스페인 국립무용단의 안무가 요한 잉거 역시 안무 부문에서 '브누아 드 라 당스'를 받은 바 있다.

마린스키 발레단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마린스키 극장 소속 고전 발레단으로 250년 전통을 자랑한다. 5년 만의 국내 공연. 다만 전체 공연에 참가하는 절반가량은 분관 개념인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프리모스키 스테이지 발레단 소속이다. 주인공 오데트·오딜 역은 마린스키 발레단의 수석 무용수 빅토리아 테레시키나와 블라디보스토크 소재 프리모스키 스테이지 발레단 무용수 이리나 사포즈니코바가 맡는다. 지그프리트 왕자 역으로는 김기민과 함께 프리모스키 스테이지 발레단 수석 무용수 세르게이 우마넥이 출연한다.

비제의 명작 오페라로 유명한 카르멘은 간결한 무대에 춤을 강조한 현대적 무용극으로 재탄생했다. 스페인 국립무용단의 '카르멘'은 1820년 스페인 세비야 담배공장의 집시 여인 카르멘을 현대적으로 해석하기 위해 어린아이를 등장시켜 차별화한다. 순수한 아이의 눈으로 세상의 욕망과 폭력, 사랑을 더욱 극적으로 표현한다. 스웨덴 출신 안무가 요한 잉거는 이 작품으로 브누아 드 라 당스 최우수 안무상을 받았다.

톨스토이 원작의 발레‘안나 카레니나’
톨스토이 원작의 발레‘안나 카레니나’/국립발레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