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8.16 03:05
[아리아나 그란데 첫 내한 공연]
맨체스터 테러 이후 검색 강화… 공연 3시간전 입국, 리허설도 못해
미국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24)의 첫 내한 공연 보안 상태는 외국 정상들의 국빈 방문을 연상시켰다. 15일 공연장인 서울 고척스카이돔 입구엔 공항처럼 보안 검색대가 설치됐다. 가방은 물론, 긴 우산이나 셀카봉 등 무기로 쓰일 가능성이 있는 물건 반입은 모두 금지됐다. 공연장 내에는 주차도 허용되지 않았다.
공연 전에는 경찰특공대가 고척스카이돔을 수색했고, 공연이 끝날 때까지 경찰 3개 중대 200여명이 주변을 지켰다. 그란데 측은 "만일의 위험에 대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지난 5월 22일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그의 공연이 끝난 직후 공연장 내에서 일어난 폭탄 테러로 22명이 사망했다. 이 사건 이후 그란데의 공연에서 철저한 보안은 '기본 사항'이 됐다. 아리아나 그란데는 식당에서 파는 도넛에 침을 뱉는 돌발 행동으로 2015년 미국 연예 매체 조사에서 '미국인이 싫어하는 스타' 2위에 오를 만큼 '비호감 연예인'으로 꼽혔다. 하지만 맨체스터 테러 이후엔 반대로 전 세계가 응원하는 가수가 됐다. 한국 공연도 예매 시작 5분 만에 2만여 석이 매진됐다.
공연은 예정 시각인 오후 8시보다 15분쯤 늦게 시작됐다. 공연에서 돋보인 건 외모마저 잊게 만들 정도로 빼어난 노래 실력이었다. 3옥타브 올림 라 음까지 올라가는 고음이 주 무기. 첫 곡 'Be Alright'부터 격렬한 춤과 함께 4곡을 연달아 부르면서도 호흡 한번 흐트러지지 않았다. 정작 중저음에서 다소 음정이 불안했던 점은 '옥에 티'였다.
노래 중간에는 한국어로 "함성"이나 "소리 질러"라고 외치며 관객의 호응을 유도하는 여유도 보였다. 공연 중간 'One Last Time'을 부를 때 관객의 '떼창'이 한층 커졌다. 3집에 수록된 이 노래는 아리아나 그란데가 맨체스터 테러 이후 공연마다 추모의 의미를 담아 부르고 있다. 그란데는 테러 희생자들을 위해 영화 '오즈의 마법사'의 주제가인 'Over the Rainbow'를 부르기도 했다.
'프로듀스 101'에 나와서 한국서도 큰 인기를 얻은 'Bang Bang'을 부를 때부터 객석에 앉아있던 관객들이 일어나 춤을 추기 시작했다. 막바지에 그란데 최고의 히트곡인 'Problem', 'Into You'를 연달아 부르자 객석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이날 공연 3시간 전에 입국한 아리아나 그란데는 공연이 끝난 뒤 자정쯤 곧바로 한국을 떠났다. 그란데가 한국에 체류한 시간은 7시간에 불과했다. 공연 전 리허설도 없었다. 공연을 주최한 현대카드 측은 "폭우로 기상 상황이 나빠서 도착이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공연계 안팎에서는 "북핵 문제 때문에 그란데가 한국에 머무는 시간을 줄였다"는 말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