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왁자지껄 이 뉴스] 홍대 인디 뮤지션이 손혜원 의원에 뿔난 까닭

  • 권승준 기자

입력 : 2017.07.28 03:04 | 수정 : 2017.07.28 08:07

1회성 음악축제에 5억 예산 지원
인디음악계 "소통 없는 졸속사업… 음악 생태계 망칠까 우려" 반발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도로 서울 홍대 앞 인디 음악 발전 지원 사업이 추진되고 있지만, 정작 인디 음악계는 "홍대 앞 음악 생태계를 망칠 사업"이라고 반대하고 있다.

문화관광체육부는 지난 26일 '홍대 앞 인디 페스티벌 개최 지원 사업' 심사 결과 '적격자 없음', 즉 자격을 갖춘 지원자가 없다고 발표했다. 이 사업은 인디 음악 활성화 및 홍대 지역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가을철 음악 축제 개최 등에 5억원의 예산을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이 돈은 작년 홍대 일대가 지역구인 손 의원이 확보한 지역구 예산 중 일부다.

하지만 지난 6월 9일 사업 개요가 공고되고 지원자를 받자 홍대 앞에서 활동하는 인디 음악인들과 공연장 운영자, 기획자들은 즉각 반발했다. 인디음악 활성화라는 명목으로 1회성 축제에 예산을 지원하는 것은 실효성이 적다는 이유였다. 잔다리페스타 등 가을 인디 음악 축제는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 5억원 규모의 음악 축제라면 통상 1년간의 준비 기간이 필요한데 7월부터 준비하면 결국 졸속 준비가 될 수밖에 없어서 부실한 축제가 되고, 혈세를 낭비하게 된다는 비판도 있다.

라이브클럽협동조합, 서교음악자치회 등 홍대 앞 음악인들이 모인 6개 단체는 지난달 '이 사업을 중단하고 더 나은 방향에 예산을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서를 손 의원 측과 문체부에 전달했다. 하지만 사업이 별다른 변화 없이 추진되자 이 단체들은 해당 사업에 대해 보이콧을 선언하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단체들은 "본 사업 계획은 (홍대 앞에서 음악 활동을 하는) 현장 음악인들과 소통이나 의견 수렴 과정이 부재했다"며 "인디 음악 활성화를 위해서라면 현장에 도움이 되는 지원 제도를 마련해 달라"고 밝혔다. 손 의원실 관계자는 "이번 사업에 대한 홍대 인디 음악계의 우려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28일 단체 관계자들과 만나서 우려를 해소하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사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대화를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