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氣를 깨워 화폭에… 생명력이 살아 춤춘다

  • 김지혜 기자

입력 : 2017.07.23 17:05

칡서 화가 안중선

칡서. 짐승의 털로 만든 붓이 발달하기 전, '칡을 묶어 만든 붓으로 쓴 글씨'를 말한다. 칡서는 고대 신관들이 점을 친 후 나라의 운명 등 중요한 점괘를 기록하면서 발달했다. 태고의 염원과 기원을 기록하며, 인간의 사주와 체질을 구성하는 기(氣)의 흐름을 담아내기 때문에 '기서화(氣書畵)'라고도 불린다.

그러나 오늘날 칡서의 발원지인 중국에서조차 그 계승자를 찾기 어렵다. 이 같은 상황 속에 칡서 화가로서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안중선(69) 화백이 있다.

현재 동양 칡서 연구소장인 그의 행보는 언론의 끊임없는 주목을 받고 있다. 칡붓과 먹물로 그려내는 '기서화'의 마지막 모습이기 때문이다.



'기서화'는 화법보다는 그림에 담긴 작가의 삶과 그 기원이 중요하게 평가된다. 동양철학자이자 역학자이며, 시인이자 행위예술가인 안 화백은 자신의 파란만장한 역정을 화폭에 생동감 넘치게 펼친다. 춤추는 듯 신묘하게 어우러진 춤사위를 통해 흰 화선지에 '글인 듯 글이 아니고 그림인 듯 그림이 아닌 새로운 생명력'을 표현한다.

안 화백은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40여 차례 '기서화' 작품 전시를 열었다. 관련 강의 등 청소년들을 위한 재능기부에도 앞장서고 있다. 현재 KNS통신사 내에 전시관을 상설 오픈해 소년소녀 가장돕기 자선바자회를 진행하고 있으며, 올가을 오픈하는 제주 갤러리랜드에 유명 작가들과 함께 작품을 내건다.

한편, 안 화백은 '보석 원석을 알면 건강이 보인다'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독일에서 특허받은 나노화된 금을 활용해 생활자기 작품도 선보이고 있다.
안중선 화백의 작품 ‘모궁’.
안중선 화백의 작품 ‘모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