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민 국립오페라단 단장, 자진 사의 표명 ...이유는?

  • 뉴시스

입력 : 2017.07.04 09:50

김학민
김학민(55)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 겸 단장이 총 3년 임기 중 1년을 남기고 스스로 사직서를 제출한 것이 확인됐다.

김 감독은 3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전날 문화체육관광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며 "오늘(3일)이 취임한 지 꼭 2년 째 되는 날이라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문체부에 도종환 신임 장관이 부임한 이후 국립예술단체장이 사의를 표명한 건 이번 김 감독이 처음이다.

김 감독은 사직서를 제출한 이유에 대해 두 가지를 꼽았다. 우선 "정권이 바뀌어서가 아니라, 문화정책과 예술정책이 바뀌는 시점에 물러나는 것이 적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유로는 자신이 교수로 몸 담고 있는 경희대 연극영화학과 교수에 대한 책임감 때문이라고 했다. 그동안 휴직계를 냈던 그는 "2년 동안 자리를 비우다보니 커리큘럼 등 다른 교수님들과 학생들의 어려움이 있었다"며 "국립오페라단에 대한 책임감만큼 제 평생 직장에 대한 책임감도 있었다"고 했다.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 재임 시기인 2015년 7월 제11대 예술감독 겸 단장으로 취임한 김 단장은 화려한 치장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주력했다는 평을 받았다.

이 자리는 2014년에 10개월 간 공백기가 이어지다 2015년 1월 한예진 전 단장이 취임했다. 하지만 그가 53일 만에 물러났고 이후 4개월 공석 끝에 김 단장이 취임한 바 있다.

이후 김 단장은 시즌 레퍼토리제 도입, 데이터 베이스 시스템 구축, 오디션 정례화 등을 통한 성악가 문호개방 등의 주요 성과를 냈다.

하지만 국립오페라단은 특히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을 기념해 내달 26~27일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펼쳐지는 대형 야외 오페라 '동백꽃아가씨' 공연을 앞두고 있어 예술감독 겸 단장의 부재가 우려된다. 소프라노 홍혜경, 테너 김우경 등 스타 성악가들이 나오는 무대라 주목도가 크다.

김 감독은 그러나 "이미 세팅이 끝난 작품이라 예술감독이 더할 것이 없다"며 "잘 마무리될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본격적인 창작 오페라 제작도 앞두고 있었던 김 감독은 "도중에 애매하게 빠지는 것보다 지금이 적절한 타이밍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사표 제출과 관련 문체부와 조율에 대해서는 "이미 전에 사퇴 의사를 밝혔다. 사퇴 타이밍에 대해서는 의견이 약간 달랐지만 문체부에서 제 의견을 존중해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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