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6.30 10:35
두 궁중 무희의 저마다 사연이 묻어난 춤사위에 가슴이 뻐근해졌다. 순수한 사랑을 믿는 '리진'과 그런 그녀와 달리 자신의 욕망을 위해 우정을 저버리는 차가운 '도화'.
리진의 서정적인 춤사위와 도화의 도발적인 춤사위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면서 뿜어져 나오는 춤의 정서는 연극의 발성, 뮤지컬의 노래, 웅장한 오케스트라의 선율 못지않은 감흥을 선사했다.
28일 밤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베일을 벗은 작품이자 국립극장(극장장 안호상) 전속단체 국립무용단(예술감독 김상덕)이 5년 만에 선보인 신작 무용극 '리진'이 한동안 가사(假死) 상태에 빠져 있던 무용극에 전기 충격을 가했다.
가로가 긴 해오름극장의 무대의 선에 맞춰 공중을 가로지르는 곡선 형태의 거대한 발광 다이오드(LED) 패널에는 다양한 색감과 영상 효과가 출몰하며, 말 없는 무용수들의 감정을 효과적으로 대변했다. 정승호 무대 디자이너는 LED와 키네틱 무브먼트 유닛(기술을 접목해 움직이도록 표현한 예술작품)으로 정적일 수도 있는 한국 무용극에 율동감 또는 역동감의 방점을 찍었다.
나무등처럼 생긴 20여개의 조명은 오르락 내리락하며 하얀 도화지 면 같은 무대를 다양한 공간으로 연출했다. 이 모든 것은 적절하게 총합되면서 되레 아날로그 정서가 강조된 점도 특기할 만했다.
극 중에서 카메라가 주요 모티브로 등장하는데, 신세계를 상징하는 2막에서 액자 형식의 무대 장치가 효과적으로 이를 받기도 한다.
감정선이 깃든 춤사위가 주축이 된 것에 아날로그 정서가 물씬 풍기는 테크놀로지가 접목된 '리진'은 변형된 드라마 발레의 훌륭한 한국식 변용이 됐다.
'리진'은 지난해 10월 임명된 김상덕 예술감독의 첫 안무작으로 조선시대 궁중무희 리진을 소재로 삼았다. 리진은 1890년대 초 조선에 주재했던 프랑스 공사 이폴리트 프랑댕이 쓴 '앙 코레'(En Cor?e, 1905)에 등장하는 인물이다.
오랜 기록 속의 궁중무희 리진은 김탁환(2006)·신경숙(2007)의 소설을 통해 대중에 널리 알려졌지만, 지금까지도 여전히 리진의 실존과 기록의 진위 여부에 대한 논쟁이 남아 있다.
국립무용단의 '리진'은 설명이 아닌 각색과 함축, 즉 '선택과 집중'을 택해 세련됨을 풍긴다. 한국적인 춤 자체는 첫날 리진과 도화를 연기한 이의영(34)과 장윤나(35)의 한국적인 정서와 춤이 기반이되 각각 키가 175㎝·174㎝에 이르는 서구적인 체형을 만나 모던하게 재탄생했다.
두 무용수는 춤뿐만 아니라 연기적으로도 탁월했다. "우리는 지금도 그 춤을 추고 있는 거야"라로 끝나는 극 초반 대사를 안정적이게 전달한 것을 시작으로 존 크랑코의 드라마 발레 속 발레리나들 못지않은 표현력을 선보였다.
작곡가 김성국이 맡은 음악은 1막 고전과 2막 신세계에서 각각 다른 색깔을 풍기면서도 주 테마로 극 자체를 관통하는데, 마지막 조선시대 가창음악인 정가가 마무리의 비극적인 정서에 아련함을 더한다.
이처럼 1962년 창단 당시부터 국립무용단이 태동과 발전을 이끌어온 한국 무용극이 잠시 은둔했다가 '2017년적인 귀환'을 했다. 한국 무용극이 옛것이 아닌 컨템포러리 시대극이 된 셈이다. 또 다른 리진'과 도화는 이요음과 박혜지다. 오는 7월1일까지.
리진의 서정적인 춤사위와 도화의 도발적인 춤사위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면서 뿜어져 나오는 춤의 정서는 연극의 발성, 뮤지컬의 노래, 웅장한 오케스트라의 선율 못지않은 감흥을 선사했다.
28일 밤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베일을 벗은 작품이자 국립극장(극장장 안호상) 전속단체 국립무용단(예술감독 김상덕)이 5년 만에 선보인 신작 무용극 '리진'이 한동안 가사(假死) 상태에 빠져 있던 무용극에 전기 충격을 가했다.
가로가 긴 해오름극장의 무대의 선에 맞춰 공중을 가로지르는 곡선 형태의 거대한 발광 다이오드(LED) 패널에는 다양한 색감과 영상 효과가 출몰하며, 말 없는 무용수들의 감정을 효과적으로 대변했다. 정승호 무대 디자이너는 LED와 키네틱 무브먼트 유닛(기술을 접목해 움직이도록 표현한 예술작품)으로 정적일 수도 있는 한국 무용극에 율동감 또는 역동감의 방점을 찍었다.
나무등처럼 생긴 20여개의 조명은 오르락 내리락하며 하얀 도화지 면 같은 무대를 다양한 공간으로 연출했다. 이 모든 것은 적절하게 총합되면서 되레 아날로그 정서가 강조된 점도 특기할 만했다.
극 중에서 카메라가 주요 모티브로 등장하는데, 신세계를 상징하는 2막에서 액자 형식의 무대 장치가 효과적으로 이를 받기도 한다.
감정선이 깃든 춤사위가 주축이 된 것에 아날로그 정서가 물씬 풍기는 테크놀로지가 접목된 '리진'은 변형된 드라마 발레의 훌륭한 한국식 변용이 됐다.
'리진'은 지난해 10월 임명된 김상덕 예술감독의 첫 안무작으로 조선시대 궁중무희 리진을 소재로 삼았다. 리진은 1890년대 초 조선에 주재했던 프랑스 공사 이폴리트 프랑댕이 쓴 '앙 코레'(En Cor?e, 1905)에 등장하는 인물이다.
오랜 기록 속의 궁중무희 리진은 김탁환(2006)·신경숙(2007)의 소설을 통해 대중에 널리 알려졌지만, 지금까지도 여전히 리진의 실존과 기록의 진위 여부에 대한 논쟁이 남아 있다.
국립무용단의 '리진'은 설명이 아닌 각색과 함축, 즉 '선택과 집중'을 택해 세련됨을 풍긴다. 한국적인 춤 자체는 첫날 리진과 도화를 연기한 이의영(34)과 장윤나(35)의 한국적인 정서와 춤이 기반이되 각각 키가 175㎝·174㎝에 이르는 서구적인 체형을 만나 모던하게 재탄생했다.
두 무용수는 춤뿐만 아니라 연기적으로도 탁월했다. "우리는 지금도 그 춤을 추고 있는 거야"라로 끝나는 극 초반 대사를 안정적이게 전달한 것을 시작으로 존 크랑코의 드라마 발레 속 발레리나들 못지않은 표현력을 선보였다.
작곡가 김성국이 맡은 음악은 1막 고전과 2막 신세계에서 각각 다른 색깔을 풍기면서도 주 테마로 극 자체를 관통하는데, 마지막 조선시대 가창음악인 정가가 마무리의 비극적인 정서에 아련함을 더한다.
이처럼 1962년 창단 당시부터 국립무용단이 태동과 발전을 이끌어온 한국 무용극이 잠시 은둔했다가 '2017년적인 귀환'을 했다. 한국 무용극이 옛것이 아닌 컨템포러리 시대극이 된 셈이다. 또 다른 리진'과 도화는 이요음과 박혜지다. 오는 7월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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