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소 뮤지컬 '햄릿', 오늘 공연 재개···"7월23일까지 책임 다할 것"

  • 뉴시스

입력 : 2017.06.19 09:54

뮤지컬 '햄릿' 포스터
앞서 두 차례 당일 무대를 취소해 구설에 오른 뮤지컬 '햄릿'이 공연을 재개했다.

18일 공연제작사 더길 관계자와 업계에 따르면 '햄릿'은 이날 오후 2시 신도림 디큐아트센터에서 예정된 공연을 진행했다. 이날 오후 6시 공연 역시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앞서 '햄릿'은 15일 오후 8시 공연과 16일 오후 7시 공연을 객석에 관객을 입장시킨 뒤 취소 공지를 해 논란을 불렀다. 각각 예정 공연 시간보다 50분과 40분씩 늦어진 상황에서 취소 공지를 해 애꿎은 관객들이 피해만 봤다.

더길은 두 취소 공연에 대해 전액 환불과 함께 관객들이 원하는 날짜에 공연을 관람하게끔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으나 비판은 거세지고 있다.이로 인해 임금 체불로 인해 제작사와 배우·스태프가 갈등을 빚고 있다는 의혹에 신빙성이 더해지고 있다. 전날 더길의 고원영 대표 역시 관객들에게 제작사와 스태프 간 문제가 생겼다고 확인했다. 구체적인 갈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공연 업계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임금 체불이 핵심인 것으로 나타났다.

뮤지컬 업계의 침체에 따른 제작사의 재정적인 취약에도 공연을 올려야 제작비를 투자받을 수 있는, 이른바 '돌려막기'의 병폐가 다시 수면 위로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돌려막기의 병폐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4년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는 출연료와 임금 등이 정상적으로 지급이 되지 않자 배우와 스태프 등이 공연 시작 전 연기와 연주를 거부, 파행을 빚은 뒤 공연이 취소되기도 했다. 지난해 뮤지컬 '록키'의 라이선스 초연 역시 임금과 대관료 연체 등이 문제가 돼 개막 직전 취소된 바 있다.

더길은 지방 기반의 회사로 서울에서 대형 뮤지컬을 선보이는 건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더길의 이번 사태는 앞선 제작사들의 경우와 조금은 다르다.

앞선 제작사들은 인기 대형 뮤지컬을 올린 경험이 있던 곳이다. A공연이 망해도, B공연을 올려 A공연에서 진 빚을 갚았던 경우인데, 더길은 이번 공연을 위해 빚을 낸 뒤 수익을 통해 바로 갚으려는 조치를 취해서, 무리가 생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사만 믿고 출연한 이지훈, 비투비 서은광, B1A4 신우, 빅스 켄 등 인기 배우들의 이미지 타격은 물론 모든 배우, 스태프에게 피해가 돌아가고 있다. 뮤지컬 업계에 대한 불신도 커지고 있다.

일단 공연을 이어간 더길은 예정된 7월23일 공연까지 완료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홈페이지에도 "남은 공연 기간 완성도 높은 공연을 선보이기 위해 끝까지 책임을 다 할 것을 약속한다"고 했다. 하지만 두 차례 공연을 취소한 전력이 있고 스태프와 갈등 역시 다시 수면 위로 드러날 수 있어 관객들의 우려느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이 회사는 지방 투어도 계획 중이다.

공연업계 관계자는 "'햄릿' 제작사의 임금 체불 문제 의혹에 대해 우려하면서도 공감하는 제작사가 많은 것"이라며 "스타 배우들을 앞세워 일단 공연을 올린 뒤 벌어들이는 수익금으로, 늦춰진 다른 스태프들의 임금 지급을 해결하는 병폐를 고치지 않고는 산업적으로 성장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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