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자취] 魂을 불사른 연기자, 하늘 무대로 떠나다

  • 유석재 기자

입력 : 2017.06.17 01:42

'이해랑연극상' 윤소정씨 별세
연극·영화·드라마 53년간 활약… 최근 끝낸 드라마가 遺作으로

제17회 이해랑연극상 수상자인 배우 윤소정(73)씨가 16일 오후 패혈증으로 별세했다.

영화감독 윤봉춘씨의 딸인 고인은 1964년 TBC 1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으며, 이후 연극 무대와 스크린,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53년 동안 배우로서 활동했다. 1966년 극단 자유의 창립 단원으로 연극 무대에서 활동하기 시작해 '따라지의 향연' '누군가의 어깨에 기대어' '잘자요, 엄마' '그 자매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 '강철' 등의 작품에 출연했다. 박정자·손숙 등과 함께 국내 대표적인 여배우로 꼽혔던 그는 정통 사실주의극부터 전위극, 다정다감한 인물에서 냉혹한 어머니에 이르기까지 연기 폭이 넓었고, 작품에 따라 다른 연기 방식을 충실히 소화해 낸 열정적인 연기자라는 연극계의 평을 들었다.


 

2007년 이해랑연극상 수상 당시의 배우 윤소정. 박정자·손숙과 함께 대표적인 70대 여배우였다.
2007년 이해랑연극상 수상 당시의 배우 윤소정. 박정자·손숙과 함께 대표적인 70대 여배우였다.

2007년 국내 최고 연극상인 이해랑연극상을 수상할 당시 심사위원들은 "어떤 작품에 출연하든 일단 무대에 서기만 하면 온몸을 던져 자신의 모든 것을 연소시킬 정도로 혼신의 연기를 하는 배우"이며 "그 점에서 우리나라 정통 여배우사의 반열에 오를 만하다"고 평가했다. 지난해에는 국립극단 연극 '어머니'에 출연, 우울증에 걸린 중년 여인을 연기해 호평을 받았다.

영화 '3일밤 3일낮' '이혼하지 않는 여자' '올가미' '하루' '그대를 사랑합니다'에 출연했고, '그분이 오신다' '청담동 앨리스' 등 TV드라마에도 자주 모습을 보였다. 최근에는 사전제작으로 촬영을 마친 SBS 드라마 '엽기적인 그녀'에 자혜대비 역으로 출연했다.

서울공연예술제 연기상(2003), 대한민국 연극대상 여자연기상(2010)과 대종상 여우조연상(2001) 등을 수상했다.

유족은 남편 오현경(배우)씨와 딸 오지혜(배우)씨 등 1남 1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발인은 20일, (02)2258-59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