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6.05 10:31

■1인 기획사 '예스엠아트' 1주년
지방서 '나눔음악제' '마스터 클래스' 진행
'IMG 아티스트'와 계약 내년에 영국서 활동
지휘자 네빌 마리너와 협연 앨범 발매 앞둬
"1년이 넘은 소회요? 앞으로 더 하고 싶은 것이 많아서 뒤를 생각하지 않고 있어요."
지난 2일 이태원의 '예스엠아트(YES M&ART)' 서울사무소에서 만난 피아니스트 손열음(31)은 수줍게 웃으면서도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지난해 3월 문화기획자 이윤선 씨와 손잡고 기획사 설립한 이 기획사는 지난 1년간 기존의 클래식 회사와는 다른 보폭을 보여 왔다.
클래식문화가 집중된 서울이 아닌 '탈공연장, 탈서울' 공연의 성격을 선보여왔다. 원주, 춘천 등에서 '나눔음악제'를 열며 말 그대로 음악을 나눠왔다. 올해도 대구에서 열 예정이다.빠듯한 스케줄에도 반년에 한번씩 진행하는 마스터 클래스 역시 이어오고 있다. 강원 원주 출신인 손열음은 "서울 외 지역에서도 문화적인 소외감을 덜 느꼈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SBS TV '영재발굴단'에 출연한 고현서(12) 양도 지원하고 있다. 녹록치 않은 가정환경에서 피아니스트의 꿈을 키워가는 그녀의 꿈은 손열음을 만나는 것. 프로그램을 통해 꿈을 이뤘고, 손열음은 이후에도 그녀에게 지속적으로 관심을 쏟고 있다. 최근 해외 콩쿠르에서도 3위를 차지하는 등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사실 조심스런 부분이 많아요. 관심을 갖는 것은 물론 좋지만 현서에게 그 만큼 부담스런 일일 수 있거든요. 현서가 필요하다는 것 위주로만 미력하나마 도움을 주거 싶어요."
지난 3월에는 국내 클래식 팬들 사이에서 인기를 누리는 스베틀린 루세브 전 서울시향 악장이 예스엠아트과 전속 계약을 맺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프랑스국립교향악단을 거쳐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하던 중 2005년 이 악단의 최연소 악장에 오른 루세브와 손열음의 인연은 2007년 출발했다. 당시 손열음이 서울시향과 협연했는데 당시 악장이었던 루세브는 그녀의 곡 해석과 뛰어난 연주력에 감동을 받았다.
루세브는 공연 직후 손열음에게 듀오 연주를 제안했고 그 일을 계기로 두 연주자의 우정이 시작됐다. 2015년 서울시향 실내악 시리즈 '스베틀린 루세브와 손열음'으로 성사된 듀오 연주회는 완벽한 호흡으로 호평을 받았다.
루세브는 손열음에 대한 믿음으로 예스엠아트와 계약을 맺었다. 이달 1일 예스엠아트 커뮤니티 행사가 있었는데 전날 중국 공연, 다음날 홍콩 공연이 예정돼 있었음에도 당일 새벽에 입국했다 그날 밤 출국하는 일정을 소화하기도 했다.
"정명훈 전 예술감독이 지휘하는 서울시향과 협연을 하는데 악장이 너무 잘하는 거예요. 악장으로서의 능력뿐 아니라 솔리스트로서도 출중했죠. 이후 친분을 맺고 나중에 우리회사가 잘 되면 같이 일하자고 살짝 이야기했는데, 기꺼이 응해줬어요."
손열음은 세계적으로도 뻗어나가고 있다.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지휘자 네빌 마리너, 아카데미 오브 세인트 마틴 인 더 필즈와 녹음한 음반 출시를 앞두고 있다. 올해 말 발매 예정이다.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과 손열음의 솔로 연주곡이 담긴다. 마리너가 녹음 직후인 지난해 10월 세상을 떠나 그의 유작과도 다름 없다. "밑기지가 않았어요. 녹음을 끝내고 직접 택시를 잡아주실 정도로 정정하셨거든요."
올해초에는 세계 최대의 클래식 음악 에이전시인 'IMG 아티스트(IMG Artists)'가 손열음과 계약 사실을 알렸다.
IMG 아티스트에는 바이올리니스트 아이작 펄만·율리아 피셔, 피아니스트 예브게니 키신·머레이 페라이어 등 내로라하는 클래식 연주자들이 소속된 곳이다. 세계 각국 400명의 아티스트를 관리하고 있다. 한국 출신 연주자로는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장영주), 최예은 등이 있다.
IMG 아티스트는 손열음에 대해 "우아한 해석과 투명한 터치, 다재다능함을 갖고 있는 연주자"라고 밝혔다. 손열음은 내년 1월 버밍엄, 같은해 4월 런던에 데뷔하며 영국 클래식업계에서도 본격적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저와 생일이 같은 매니저가 큰 믿음을 줬어요. 사실 너무 큰 회사라 고민이 많았는데 체계적인 지원과 관심을 쏟아줄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IMG 아티스트의 손열음 매니저가 가장 높이 산 그녀의 장점 중 하나는 스펙트럼. 고전부터 현대까지를 아우르는 방대한 레퍼토리에 대해 극찬했다.
해당 매니저가 손열음이 오는 10일 오후 3시 롯데콘서트홀에서 펼치는 '손열음의 음.악.편.지 II 마이 플레이 리스트'에서 트로트가수 박현빈과 협업, 클래식음악에 녹아든 트로트의 매력을 뽐내는 것을 본다면 그 호감도는 더욱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당일 곤드레만드레, 넌 너무 예뻐, 그 겨울의 찻집, 샤방샤방 등을 들려줄 예정인 손열음은 "재미있는 것은 어디나 민족 음악에 공통이 있다는 것"이라며 "트로트는 다양한 장르로 변환이 가능한 매력적인 음악"이라고 했다.
"색다르게 보셔도 괜찮고 편견을 갖고 보셔도 괜찮아요. 다만 음악과 음악이 만나면 무슨 장르라도 어색하지 않거든요. 그런점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손열음의 음.악.편.지'는 손열음이 롯데문화재단과 손잡고 대중과 소통하고자 만든 브랜드 콘서트다. 글쓰기에도 능한 손열음이 펴낸 책 '하노버에서 온 음악편지'에서 이름을 딴 프로그램이다. 책속에 실린 그녀의 음악 인생이 무대에서 펼쳐진다.
지난 4월22일에는 손열음이 원주를 대표하는 원주시립교향악단과 협연무대를 선보였다. 이후 9월9일·12월9일에 공연이 예정됐다.
"첫 공연에 많은 분들이 오셔서 감사했어요. 한국에서는 그동안 유명한 아티스트나 유명 곡을 연주하는 것이 주를 이뤘는데 다양한 기획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클래식음악에 대한 자부심이 큰 독일에서도 청중이 줄다 보니 다각도의 기획이 나오는데 한국에서는 아직 다른 기획에 대한 거부반응이 있거든요. 그런 점을 타개해나가고 싶어요."
국내 최대 클래식음악 축제인 '평창대관령음악제' 부예술감독도 맡고 있는 손열음은 이처럼 다방면으로 소통해나가고 있다. 클래식음악가 중에서도 특히 독주가 많은 피아니스트들은 음악 하나만 파고드는 외골수라는 오해를 받기도 하는데 음악뿐 아니라 기획, 행정 등을 아우르는 손열음의 외연은 넓다.
"본래 제 성격은 내향적이에요. 혼자만 일을 하는 성향이 발달됐는데 피아니스트라 여행도 다녀야 하고 매일 새로운 사람도 만나야 해서 힘들었죠. 하지만 이런 활동이 음악의 매개체가 됐다는 걸 깨닫고 보람을 느꼈어요. 좋은 곡이나 아티스트를 알게 되면 어떻게든 알려드리고 싶고, 그래서 글도 쓰게 됐고, 연주회도 기획하게 된 거 같아요."
20대의 당찬 피아니스트는 어느새 30대에 접어든 성숙한 문화예술가가 됐다. 넓은 스펙트럼에 그녀를 롤모델로 삼는 젊은 여성 연주자, 문화기획자도 늘고 있다. 한국 또는 클래식음악계뿐만 아니라 어느 나라, 어느 업계든 여성들이 사회진출을 하는데 장벽을 느끼는 가운데 손열음의 행보가 귀한 이유다.
"외국에서도 동양여자에 대한 프레임이 있는데 제 스스로 그것에 대한 편견에 갇혀 있지 않았던 거 같아요. 동양인, 여성이라는 생각보다 한 인간으로서 연주자로서 삶을 꾸리려고 했죠."
지방서 '나눔음악제' '마스터 클래스' 진행
'IMG 아티스트'와 계약 내년에 영국서 활동
지휘자 네빌 마리너와 협연 앨범 발매 앞둬
"1년이 넘은 소회요? 앞으로 더 하고 싶은 것이 많아서 뒤를 생각하지 않고 있어요."
지난 2일 이태원의 '예스엠아트(YES M&ART)' 서울사무소에서 만난 피아니스트 손열음(31)은 수줍게 웃으면서도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지난해 3월 문화기획자 이윤선 씨와 손잡고 기획사 설립한 이 기획사는 지난 1년간 기존의 클래식 회사와는 다른 보폭을 보여 왔다.
클래식문화가 집중된 서울이 아닌 '탈공연장, 탈서울' 공연의 성격을 선보여왔다. 원주, 춘천 등에서 '나눔음악제'를 열며 말 그대로 음악을 나눠왔다. 올해도 대구에서 열 예정이다.빠듯한 스케줄에도 반년에 한번씩 진행하는 마스터 클래스 역시 이어오고 있다. 강원 원주 출신인 손열음은 "서울 외 지역에서도 문화적인 소외감을 덜 느꼈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SBS TV '영재발굴단'에 출연한 고현서(12) 양도 지원하고 있다. 녹록치 않은 가정환경에서 피아니스트의 꿈을 키워가는 그녀의 꿈은 손열음을 만나는 것. 프로그램을 통해 꿈을 이뤘고, 손열음은 이후에도 그녀에게 지속적으로 관심을 쏟고 있다. 최근 해외 콩쿠르에서도 3위를 차지하는 등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사실 조심스런 부분이 많아요. 관심을 갖는 것은 물론 좋지만 현서에게 그 만큼 부담스런 일일 수 있거든요. 현서가 필요하다는 것 위주로만 미력하나마 도움을 주거 싶어요."
지난 3월에는 국내 클래식 팬들 사이에서 인기를 누리는 스베틀린 루세브 전 서울시향 악장이 예스엠아트과 전속 계약을 맺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프랑스국립교향악단을 거쳐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하던 중 2005년 이 악단의 최연소 악장에 오른 루세브와 손열음의 인연은 2007년 출발했다. 당시 손열음이 서울시향과 협연했는데 당시 악장이었던 루세브는 그녀의 곡 해석과 뛰어난 연주력에 감동을 받았다.
루세브는 공연 직후 손열음에게 듀오 연주를 제안했고 그 일을 계기로 두 연주자의 우정이 시작됐다. 2015년 서울시향 실내악 시리즈 '스베틀린 루세브와 손열음'으로 성사된 듀오 연주회는 완벽한 호흡으로 호평을 받았다.
루세브는 손열음에 대한 믿음으로 예스엠아트와 계약을 맺었다. 이달 1일 예스엠아트 커뮤니티 행사가 있었는데 전날 중국 공연, 다음날 홍콩 공연이 예정돼 있었음에도 당일 새벽에 입국했다 그날 밤 출국하는 일정을 소화하기도 했다.
"정명훈 전 예술감독이 지휘하는 서울시향과 협연을 하는데 악장이 너무 잘하는 거예요. 악장으로서의 능력뿐 아니라 솔리스트로서도 출중했죠. 이후 친분을 맺고 나중에 우리회사가 잘 되면 같이 일하자고 살짝 이야기했는데, 기꺼이 응해줬어요."
손열음은 세계적으로도 뻗어나가고 있다.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지휘자 네빌 마리너, 아카데미 오브 세인트 마틴 인 더 필즈와 녹음한 음반 출시를 앞두고 있다. 올해 말 발매 예정이다.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과 손열음의 솔로 연주곡이 담긴다. 마리너가 녹음 직후인 지난해 10월 세상을 떠나 그의 유작과도 다름 없다. "밑기지가 않았어요. 녹음을 끝내고 직접 택시를 잡아주실 정도로 정정하셨거든요."
올해초에는 세계 최대의 클래식 음악 에이전시인 'IMG 아티스트(IMG Artists)'가 손열음과 계약 사실을 알렸다.
IMG 아티스트에는 바이올리니스트 아이작 펄만·율리아 피셔, 피아니스트 예브게니 키신·머레이 페라이어 등 내로라하는 클래식 연주자들이 소속된 곳이다. 세계 각국 400명의 아티스트를 관리하고 있다. 한국 출신 연주자로는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장영주), 최예은 등이 있다.
IMG 아티스트는 손열음에 대해 "우아한 해석과 투명한 터치, 다재다능함을 갖고 있는 연주자"라고 밝혔다. 손열음은 내년 1월 버밍엄, 같은해 4월 런던에 데뷔하며 영국 클래식업계에서도 본격적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저와 생일이 같은 매니저가 큰 믿음을 줬어요. 사실 너무 큰 회사라 고민이 많았는데 체계적인 지원과 관심을 쏟아줄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IMG 아티스트의 손열음 매니저가 가장 높이 산 그녀의 장점 중 하나는 스펙트럼. 고전부터 현대까지를 아우르는 방대한 레퍼토리에 대해 극찬했다.
해당 매니저가 손열음이 오는 10일 오후 3시 롯데콘서트홀에서 펼치는 '손열음의 음.악.편.지 II 마이 플레이 리스트'에서 트로트가수 박현빈과 협업, 클래식음악에 녹아든 트로트의 매력을 뽐내는 것을 본다면 그 호감도는 더욱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당일 곤드레만드레, 넌 너무 예뻐, 그 겨울의 찻집, 샤방샤방 등을 들려줄 예정인 손열음은 "재미있는 것은 어디나 민족 음악에 공통이 있다는 것"이라며 "트로트는 다양한 장르로 변환이 가능한 매력적인 음악"이라고 했다.
"색다르게 보셔도 괜찮고 편견을 갖고 보셔도 괜찮아요. 다만 음악과 음악이 만나면 무슨 장르라도 어색하지 않거든요. 그런점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손열음의 음.악.편.지'는 손열음이 롯데문화재단과 손잡고 대중과 소통하고자 만든 브랜드 콘서트다. 글쓰기에도 능한 손열음이 펴낸 책 '하노버에서 온 음악편지'에서 이름을 딴 프로그램이다. 책속에 실린 그녀의 음악 인생이 무대에서 펼쳐진다.
지난 4월22일에는 손열음이 원주를 대표하는 원주시립교향악단과 협연무대를 선보였다. 이후 9월9일·12월9일에 공연이 예정됐다.
"첫 공연에 많은 분들이 오셔서 감사했어요. 한국에서는 그동안 유명한 아티스트나 유명 곡을 연주하는 것이 주를 이뤘는데 다양한 기획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클래식음악에 대한 자부심이 큰 독일에서도 청중이 줄다 보니 다각도의 기획이 나오는데 한국에서는 아직 다른 기획에 대한 거부반응이 있거든요. 그런 점을 타개해나가고 싶어요."
국내 최대 클래식음악 축제인 '평창대관령음악제' 부예술감독도 맡고 있는 손열음은 이처럼 다방면으로 소통해나가고 있다. 클래식음악가 중에서도 특히 독주가 많은 피아니스트들은 음악 하나만 파고드는 외골수라는 오해를 받기도 하는데 음악뿐 아니라 기획, 행정 등을 아우르는 손열음의 외연은 넓다.
"본래 제 성격은 내향적이에요. 혼자만 일을 하는 성향이 발달됐는데 피아니스트라 여행도 다녀야 하고 매일 새로운 사람도 만나야 해서 힘들었죠. 하지만 이런 활동이 음악의 매개체가 됐다는 걸 깨닫고 보람을 느꼈어요. 좋은 곡이나 아티스트를 알게 되면 어떻게든 알려드리고 싶고, 그래서 글도 쓰게 됐고, 연주회도 기획하게 된 거 같아요."
20대의 당찬 피아니스트는 어느새 30대에 접어든 성숙한 문화예술가가 됐다. 넓은 스펙트럼에 그녀를 롤모델로 삼는 젊은 여성 연주자, 문화기획자도 늘고 있다. 한국 또는 클래식음악계뿐만 아니라 어느 나라, 어느 업계든 여성들이 사회진출을 하는데 장벽을 느끼는 가운데 손열음의 행보가 귀한 이유다.
"외국에서도 동양여자에 대한 프레임이 있는데 제 스스로 그것에 대한 편견에 갇혀 있지 않았던 거 같아요. 동양인, 여성이라는 생각보다 한 인간으로서 연주자로서 삶을 꾸리려고 했죠."
- Copyrights ⓒ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