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계 GD' 피아니스트 지용 "파격이요?...예술을 제 안으로 받아들이고 발산할 뿐"

  • 뉴시스

입력 : 2017.06.05 10:30

뉴시스 인터뷰하는 피아니스트 지용
바이올리니스트 스테판 피 재키브와 듀오 리사이틀
14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개최


대중음악계에 권지용, 즉 지드래곤이 있다면 클래식음악계에는 피아니스트 김지용(26), 즉 지용이 있다. 파격적인 행보와 화려한 패션 센스, 무엇보다 뛰어난 음악적 감각으로 아이돌로 통하며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발레리나인 강수진 국립발레단 단장과의 무대, 일본 뮤지션 프리템포(freeTEMPO) 와의 협업, 아마 바흐 '샤콘느'에 맞춰 춤을 춘 첫 클래식음악 아티스트일 지용은 그런데 고전적인 이미지도 동시에 갖고 있다. 뉴욕 필 콩쿠르에서 최연소로 우승하며 당시 굴지의 클래식음악 매니지먼트사 IMG 아티스트 역사 상 가장 어린 나이에 계약을 맺는 등 정통성을 갖고 출발한 그인데 지금까지 클래식 음악가가 당대 가장 핫한 아티스트였음을 감안하면 당연한 이야기다.

지난 1일 이태원에서 만난 지용은 "클래식음악을 진지하고 제대로 배운 뒤 곡을 해석해내려면 단순한 지식이나 지식을 넘어 연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대 위 넘치는 예술가적 기질과 카리스마 때문에 다소 멀게 느껴져온 그인데 실제 일상에서 보여주는 20대 청년의 해맑고 귀여운 미소는 한껏 친밀감을 자아냈다.

"물론 전통적인 음악을 계속하다보면 '이렇게 쳐야 한다'는 스킬이나 테크닉이 생길 수 있어요. 하지만 같은 음악이라도 연주하는 사람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죠. 근데 그 기준이 생긴다는 것이 싫었어요."

10대부터 천재 소리를 듣고 단숨에 주목 받은 지용이지만 정작 본인은 자신에 대해 알지 못해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 했다. 하지만 이전에 쌓여온 생각이 23세부터 '진짜 연주자, 뮤지션이 되고 싶다'라는 마음으로 발현됐다. "다양한 것을 느끼면서 저를 찾아가는 과정이었어요. 공부를 하려면 다양한 것을 마주쳐야 했죠."

변화를 부러 시도하지 않는 것이 지용의 다양한 변신이 더 인정받는 이유다. 당시의 관심이 자연스레 다음 행보로 이어지는 식이다.

예컨대 최근 다양한 장르를 아우른 음악축제 '2017 서울재즈페스티벌'에서 전자악기로 미리 녹음한 음원을 틀고 라벨 '라 발스' 등을 연주했는데 건반 88개가 같은 음으로 조율된 피아노로 베토벤을 연주하는 구글 안드로이드 광고 등 새로운 매체에 대한 관심이 이어진 결과물이었다.

"계속해서 제가 어디서 영감을 받았는지를 삶과 연주를 통해 그대로 보여드리고 싶어요. 스킬이나 아트 폼에 저를 맞추지 않고 예술을 제 안으로 받아들이고 그걸 몸 자체로 발산하는 거죠."

지금 시대와 전 시대와 차이점이 무엇인지 발견하고, 다양한 소통 창구의 도구를 만들어 음악과 사람들을 연결해나가는 것에 대한 관심이 크다고 했다.

"호기심이 많은 점도 다양한 표현 방식의 이유죠. 서울재즈페스티벌에서 춤도 출 예정이었으나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에 그리 못한 건 아쉬워요. 하하."

전자악기를 다루며 작곡을 한 것이 클래식음악 작업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뮤지션으로서 소리가 더 잘 들린다고 할까요? 색다른 코드 관계를 짚어보고 이 소리를 어떻게 코드로 표현할 지 고민하다 보니까 이론 작업만 할 때는 실제 못 느낀 감각, 소리가 느껴지더라고요. 몸으로 직접 부딪히니 그 구조가 더 이해가 되는 거예요."

워너 인터내셔널과 계약을 맺고 인터내셔널 데뷔 앨범을 오는 8월 미국 보스톤에서 녹음할 예정인 등 세계적으로 보폭을 넓혀가고 있는 지용은 이번 앨범 역시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감각으로 꾸린다. 바흐, 라벨, 쇼팽의 음악가들 사이에 현대음악가인 존 케이지의 곡이 들어가는 식이다.

통통 튀는 행보 속에서도 지용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건 인권과 예의. 윤리 선생님 아버지들 둔 그는 무엇을 하든 사람, 그리고 옳은 것에 대해 먼저 생각한다. 클래식계에서 이례적인 개성을 갖춘 그가 존중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이유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과 협업하는 실내악에서도 탁월한 감각을 뽐낸다. 일부에서는 지용처럼 개성 강한 연주자가 다른 사람과 앙상블을 맞출 수 있을지에 대해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했기 때문이다.

오는 14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펼쳐지는 바이올리니스트 스테판 피 재키브와 듀오 리사이틀을 그 증명의 시간이다. 슈만과 브람스, 그리고 그들의 뮤즈였던 클라라를 다룬 이 무대는 개성 강한 지용과 그와 상반된 바른 이미지를 갖고 있는 재키브의 조합으로 상반기 가장 기대되는 공연으로도 꼽혔다.

"스테판은 제가 정말 좋아하는 연주자에요. 이번 프로그램은 역동적인 것 대신 진지함, 감정적으로 화려한 대신 이성적인 부분이 강하지만 냉정적인 정서 안에서 뜨거움을 느낄 수 있는 무대가 될 것 같아요."

지용은 이런 다양한 활동이 자신의 음악에 계속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서 좋다며 싱글벙글이다. "제가 아는 언어 중에서 음악을 가장 잘 하는 것 같아요. 음악은 한계가 없는 언어잖아요. 누구와도 소통이 가능하고, 언어 중에서 가장 자유로운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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