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발레단 3인방, '무용계 아카데미상' 수상 아쉽게 무산

  • 뉴시스

입력 : 2017.05.31 09:45

국립발레단 단원들
"동시에 후보 3명 낸 것만으로도 큰 의미"
국립발레단(예술감독 강수진) 소속 무용수 3명이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Benois de la Danse)' 후보에 동시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으나 수상은 아쉽게 무산됐다.

30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볼쇼이 극장에서 열린 '제26회 브누아 드 라 당스'에서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박슬기·이재우와 솔리스트 강효형이 노미네이트됐으나 수상이 불발됐다.

박슬기는 '스파르타쿠스'의 예기나 역으로 '최우수 여성 무용수'(Female Dancer), 이재우는 '잠자는 숲속의 미녀'의 카라보스 역으로 '최우수 남성 무용수'(Male Dancer) 후보에 올랐다. 강효형은 '안무가'(Choreographer) 카테고리에 노미네이트 된 바 있다.

'춤의 영예'라는 뜻의 '브누아 드 라 당스'는 1992년 국제무용협회가 설립했다. 현재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 예술감독을 지낸 유리 그리가로비치가 심사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 동안 강수진 예술감독을 비롯해 실비 기엠, 줄리 켄트, 폴리나 세미노바, 아크람 칸, 보리스 에이프만 등 국제적인 발레 스타들이 이 상을 거머쥐었다. 박슬기는 강수진 예술감독(1999년), 김주원(2006년)에 이어 한국 여성 무용수로는 세 번째로 이 상의 '최우수 여성 무용수'에 도전했다. 이재우는 지난해 한국 남성무용수 중에서는 처음으로 이 상을 받은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 수석무용수 김기민에 이어 '최우수 남성 무용수' 수상에 도전했다.

강효형은 국립발레단 2015년 안무가 육성 프로젝트인 'KNB 무브먼트 시리즈' 프로젝트에서 선보인 '요동치다'로 이름을 올렸다.

올해 '최우수 여성 무용수'은 우루과이 국립 발레단의 마리야 릭케토(María Riccetto). 프랑스 파리 오페라 발레의 류드밀라 팔리예로(Ludmila Pagliero) 등 2명이 차지했다.

'최우수 남성 무용수' 역시 파리 오페라 발레의 휴고 마천드(Hugo Marchand)와 러시아 볼쇼이 발레의 데니스 로드킨(Denis Rodkin)이 공동으로 가져갔다. 안무가상은 파리 오페라 발레에서 '더 시즌스 캐논' 등을 작업한 크리스탈 파이트(Crystal Pite)가 따냈다.

하지만 국립발레단 소속 무용수 3명이 후보에 동시에 오른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었다는 평가다. 더욱이 1999년 '카멜리아 레이디'를 통해 한국인 중에서는 처음으로 이 상에서 최고무용수상을 받았던 강수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은 이번에 이어 워싱턴 발레단 예술감독인 줄리 켄트, 우루과이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인 훌리오 보카 등과 함께 나란히 심사석에 앉았다.

조주현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실기과 교수는 "콩쿠르에서 학생들의 잇따른 입상과 함께 '브누아 드 라 당스' 후보에 무용수 3명이 동시에 올랐다는 것만 해도 대단한 것"이라며 "이미 마린스키 발레단(김기민), 파리오페라발레(박세은) 등에서 무용수들이 활약하고 있는 만큼 한국 발레의 전반적인 수준이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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