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5.12 01:33
'탁본 전문가' 김종우 학예연구사
사우디 유물, 종이에 먹으로 옮겨… 왕자 "본 적 없는 기법… 놀라워"

"집에 꼭 걸어두겠습니다."
지난 8일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아라비아의 길' 개막식에서 전시품 '나보니두스 왕의 석비' 탁본(拓本)을 선물 받은 술탄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관광국가유산위원회 위원장(문화재청장 겸 관광공사사장)은 함박웃음을 지었다. 현 사우디 국왕의 장남인 그는 "한국 도자기가 최고인 건 알았는데 이런 기술이 있는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사우디 왕자의 감탄을 자아낸 탁본을 만든 사람은 김종우(44·사진) 국립경주박물관 학예연구사. 그는 전시 개막 전 이틀 만에 사우디아라비아 유물 10여 점을 종이 위에 먹으로 옮겼다. 탁본은 대상품의 표면 무늬와 글, 조각 등을 확인하기 위해 표면에 종이를 붙이고 먹을 치는 기법. 선물한 액자 속 탁본에는 육안으로는 잘 보이지 않았던 기원전 6세기경 바빌로니아 나보니두스왕에 대한 쐐기문자 기록이 선명하게 드러나 있었다. 나머지 탁본은 전시장 곳곳에 함께 전시했다.
탁본은 한·중·일 3국에서 주로 쓰는 기법. 사우디에 탁본이라는 동아시아 기록 전통이 있다는 걸 알리겠다는 취지로 시작한 작업이었다. 서구에서는 흔치 않은 기법이라 사우디 관계자도 신선하다는 반응이었다. 완성된 탁본을 본 사우디 박물관 관계자는 "다른 석비도 탁본을 떠주면 연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요청했다.
지난 8일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아라비아의 길' 개막식에서 전시품 '나보니두스 왕의 석비' 탁본(拓本)을 선물 받은 술탄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관광국가유산위원회 위원장(문화재청장 겸 관광공사사장)은 함박웃음을 지었다. 현 사우디 국왕의 장남인 그는 "한국 도자기가 최고인 건 알았는데 이런 기술이 있는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사우디 왕자의 감탄을 자아낸 탁본을 만든 사람은 김종우(44·사진) 국립경주박물관 학예연구사. 그는 전시 개막 전 이틀 만에 사우디아라비아 유물 10여 점을 종이 위에 먹으로 옮겼다. 탁본은 대상품의 표면 무늬와 글, 조각 등을 확인하기 위해 표면에 종이를 붙이고 먹을 치는 기법. 선물한 액자 속 탁본에는 육안으로는 잘 보이지 않았던 기원전 6세기경 바빌로니아 나보니두스왕에 대한 쐐기문자 기록이 선명하게 드러나 있었다. 나머지 탁본은 전시장 곳곳에 함께 전시했다.
탁본은 한·중·일 3국에서 주로 쓰는 기법. 사우디에 탁본이라는 동아시아 기록 전통이 있다는 걸 알리겠다는 취지로 시작한 작업이었다. 서구에서는 흔치 않은 기법이라 사우디 관계자도 신선하다는 반응이었다. 완성된 탁본을 본 사우디 박물관 관계자는 "다른 석비도 탁본을 떠주면 연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요청했다.

김 학예사는 중앙대 공예과에서 목공과 금속공예를 전공했다. '탁본 전문가'가 되는 데 이 손재주가 도움이 됐다. 국립경주박물관에서 보존처리 학예사로 일하며 2005년부터 탁본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성덕왕릉 십이지 원숭이상' '석굴암 십일면관음보살상' 같은 3차원 입체 석상도 탁본으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2015년 처음으로 입체 탁본에 성공한 성덕왕릉 십이지 원숭이상이 가장 기억에 남는단다. "석상 네 면에 각각 한지를 발라 탁본을 뜨고 실물처럼 재조립했는데 2~3주가 걸렸어요. 될 것 같기는 했는데 반신반의하며 해봤죠.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전시품을 만들었다는 생각에 정말 기뻤어요."
국립경주박물관에서 김 학예사와 인연을 맺었던 이영훈 국립중앙박물관장이 이번 전시 탁본을 그에게 맡겼다. 술탄 왕자는 "'아라비아의 길' 전시는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을 포함해 지금까지 11번째인데 그중 한국이 최고"라고 말했다.
2015년 처음으로 입체 탁본에 성공한 성덕왕릉 십이지 원숭이상이 가장 기억에 남는단다. "석상 네 면에 각각 한지를 발라 탁본을 뜨고 실물처럼 재조립했는데 2~3주가 걸렸어요. 될 것 같기는 했는데 반신반의하며 해봤죠.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전시품을 만들었다는 생각에 정말 기뻤어요."
국립경주박물관에서 김 학예사와 인연을 맺었던 이영훈 국립중앙박물관장이 이번 전시 탁본을 그에게 맡겼다. 술탄 왕자는 "'아라비아의 길' 전시는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을 포함해 지금까지 11번째인데 그중 한국이 최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