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4.18 01:25
[글로벌 문화 현장]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
게르츠마바 주역 '안나 볼레나' - 소품 움직임까지 섬세하게 연출
리카르도 샤이가 지휘한 '도둑까치' - 다채로운 무대에 관객들 탄성
도니체티의 '안나 볼레나'와 로시니의 '도둑까치'가 지난주 세계 최고 오페라 무대 중 하나인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을 장식했다.
'안나 볼레나'(14일) 주역을 맡은 히블라 게르츠마바는 우리에게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지만, 오페라 스타인 안나 네트렙코와 쌍벽을 이루는 러시아 소프라노다. 네트렙코가 소치 동계올림픽 개막식을, 게르츠마바가 폐막식을 빛냈다면 소개가 쉬울 것 같다. 남편 헨리 8세의 오해에 속절없이 무너지지만 자신의 결백을 힘 있는 목소리로 부르짖는 앤 불린 역할에서 그녀는 도니체티의 핵심인 전율을 끌어냈다.제인 시모어 역 소냐 가나시의 원숙한 존재감도 명불허전이었고, 앤의 옛 애인 리처드 퍼시를 부른 테너 피에로 프레티는 게르츠마바 다음으로 큰 박수를 받았다. 파바로티와 카레라스가 인정했던 이온 마린의 지휘는 흐르는 물을 끓어오르게 할 만큼 극과 일치되었다.
'안나 볼레나'(14일) 주역을 맡은 히블라 게르츠마바는 우리에게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지만, 오페라 스타인 안나 네트렙코와 쌍벽을 이루는 러시아 소프라노다. 네트렙코가 소치 동계올림픽 개막식을, 게르츠마바가 폐막식을 빛냈다면 소개가 쉬울 것 같다. 남편 헨리 8세의 오해에 속절없이 무너지지만 자신의 결백을 힘 있는 목소리로 부르짖는 앤 불린 역할에서 그녀는 도니체티의 핵심인 전율을 끌어냈다.제인 시모어 역 소냐 가나시의 원숙한 존재감도 명불허전이었고, 앤의 옛 애인 리처드 퍼시를 부른 테너 피에로 프레티는 게르츠마바 다음으로 큰 박수를 받았다. 파바로티와 카레라스가 인정했던 이온 마린의 지휘는 흐르는 물을 끓어오르게 할 만큼 극과 일치되었다.
이튿날인 15일 리카르도 샤이는 이 극장에서 초연된 지 200주년을 맞은 '도둑까치'를 지휘했다. 금붙이를 몰래 물어가는 까치 탓에 손버릇이 나쁘다는 오해를 산 착한 하녀가 결국은 누명을 벗고 행복도 되찾는다는 이야기다. '지휘의 교본'으로 꼽는 서곡이 나올 때부터 기대가 부풀었다. 로시니 배역으로 잔뼈가 굵은 베테랑부터 젊은 유망주들까지 앙상블은 빈틈이 없었다. 라 스칼라가 자랑하는 연극과 미술, 무엇보다 음악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갔다.
최근 오페라는 연출의 지나친 개입이 음악의 흐름을 방해하는 일도 잦지만, 두 공연은 이런 우려를 불식시켰다. '안나 볼레나'의 무대는 절제했으되 결코 차가운 미니멀리즘이 아니었다. 조명의 변화는 극의 몰입을 도왔고 바람에 커튼이 흔들리는 지점까지 섬세하게 계산되었다.
반면 서곡 외에 공연이 많지 않은 '도둑까치'의 무대는 눈을 뗄 수 없이 다채로웠다. 인형극과 줄타기 곡예를 도입한 해석은 객석의 웃음과 탄성을 연발케 하면서도 음악의 흐름을 해치지 않았다.
기대처럼 완벽한 경험이었을까. 로시니와 도니체티는 모든 영광을 생전에 누렸다. 이들의 인기를 두고 대중의 속됨을 한탄한 두 사람이 바로 베토벤과 베를리오즈다. 이탈리아 오페라는 독일이 갖지 못한 저변을 바탕으로 찬란한 전통을 일궈냈다. 독일은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해 현실을 넘어선 관념의 돌파구를 추구했다. 라 스칼라의 예술감독 리카르도 샤이는 양쪽 모두에 정통한 사람이다. 어느 한쪽만으로는 진실에 이를 수 없음을 잘 안다. 앤 불린이 사랑도 명예도 모두 갖고자 한 것처럼, 그리고 밉상인 도둑까치가 결국은 행복의 전도사가 되는 것처럼 어떤 숭고한 예술가도 이상 때문에 대중을 외면할 수는 없음을 생각하게 한 이틀이었다.
이번 시즌(2016~2017년) 라 스칼라는 바로 로시니와 도니체티의 반대편이라 할 바그너의 '뉘른베르크의 마이스터징어'를 다니엘레 가티 지휘로 지난달 16일부터 지난 5일까지 선보였고, 정명훈 지휘로 베버의 '마탄의 사수'를 오는 10월 10일부터 11월 2일까지 올린다.
최근 오페라는 연출의 지나친 개입이 음악의 흐름을 방해하는 일도 잦지만, 두 공연은 이런 우려를 불식시켰다. '안나 볼레나'의 무대는 절제했으되 결코 차가운 미니멀리즘이 아니었다. 조명의 변화는 극의 몰입을 도왔고 바람에 커튼이 흔들리는 지점까지 섬세하게 계산되었다.
반면 서곡 외에 공연이 많지 않은 '도둑까치'의 무대는 눈을 뗄 수 없이 다채로웠다. 인형극과 줄타기 곡예를 도입한 해석은 객석의 웃음과 탄성을 연발케 하면서도 음악의 흐름을 해치지 않았다.
기대처럼 완벽한 경험이었을까. 로시니와 도니체티는 모든 영광을 생전에 누렸다. 이들의 인기를 두고 대중의 속됨을 한탄한 두 사람이 바로 베토벤과 베를리오즈다. 이탈리아 오페라는 독일이 갖지 못한 저변을 바탕으로 찬란한 전통을 일궈냈다. 독일은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해 현실을 넘어선 관념의 돌파구를 추구했다. 라 스칼라의 예술감독 리카르도 샤이는 양쪽 모두에 정통한 사람이다. 어느 한쪽만으로는 진실에 이를 수 없음을 잘 안다. 앤 불린이 사랑도 명예도 모두 갖고자 한 것처럼, 그리고 밉상인 도둑까치가 결국은 행복의 전도사가 되는 것처럼 어떤 숭고한 예술가도 이상 때문에 대중을 외면할 수는 없음을 생각하게 한 이틀이었다.
이번 시즌(2016~2017년) 라 스칼라는 바로 로시니와 도니체티의 반대편이라 할 바그너의 '뉘른베르크의 마이스터징어'를 다니엘레 가티 지휘로 지난달 16일부터 지난 5일까지 선보였고, 정명훈 지휘로 베버의 '마탄의 사수'를 오는 10월 10일부터 11월 2일까지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