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공연장, 아직도 부담되세요?…"롯데콘서트홀 무료 개방"

  • 뉴시스

입력 : 2017.04.11 09:27

롯데콘서트홀
"TV에서 당황할 때 나오는 음악 '띠로리~' 아시죠? 바로 그 곡입니다."

10일 오전 잠실 롯데콘서트홀. '악기의 제왕'으로 통하는 웅장한 파이프 오르간이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를 쏟아낸 뒤 이 공연장의 김장묵 매니저가 곡에 대해 설명하자 300명이 웃음꽃을 터트렸다.

엄마 손을 붙잡고 따라 나온 유아부터 점심시간 즈음에 짬을 잠시 낸 콘서트홀 주변 직장인, 머리가 희끗한 노인까지 남녀노소가 객석을 채웠다.

김 매니저가 중앙의 무대를 객석이 감싸는 '빈야드 스타일' 공연장이라고 설명하자 모두 곳곳을 둘러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롯데문화재단이 지난 3일부터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한 '롯데콘서트홀 프리뷰' 현장. 콘서트홀 무료 개방프로그램이다. 매주 월요일(대관 및 리허설 셋업 등 무대 상황에 따라 일부 변동 가능) 오전 11시30분부터 약 40분간 진행된다.

지난달 27일 시범 프로그램 때까지만 해도 회당 200명을 한정했는데 반응이 좋아 본 프로그램 때부터 300명으로 늘렸다. 5월 첫째주까지 이미 예매가 거의 끝난 상황이다.

애호가부터 초보까지 클래식음악에 대한 이해도는 저마다 달랐지만 본 공연 시간 외에 편하게 공연장을 접할 수 있어 인기다. 나이 제한 탓에 평소 클래식 공연장을 찾기 힘들었던 미취학 아동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곳곳을 둘러보느라 바빴다. 주변 사람들에게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사진 촬영도 자유롭게 진행할 수 있다. 평소 문턱이 높게만 느껴지던 클래식 공연장이 금세 친숙해진다.

롯데콘서트홀에서 두 차례 공연을 봤다는 40대 주부는 "앞서 공연장을 찾았을 때는 어렵고 부담스러웠는데, 오늘 공연장에 대해 설명도 듣고 기념사진도 찍으니 한결 친근해진 듯하다"고 웃었다.

클래식 공연장이 일반 관객들을 위해 문을 활짝 열고 있다. 2005년부터 백스테이지 투어 등을 운영 중인 세종문화회관 역시 올해 5월부터 클래식음악 등을 여는 공연장 3곳 등을 둘러볼 수 있는 '세종 투어'를 다시 진행한다. 대극장에서 설치된 파이프오르간, 공연장의 뒷풍경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다. 공연장들은 이와 동시에 기획 공연에 스타를 내세워 관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 역시 롯데콘서트홀이 가장 적극적이다.

공연기획자로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스타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손잡고 오는 22일부터 12월까지 '손열음의 음.악.편.지'를 펼친다. 글쓰기에도 능한 손열음이 펴낸 책 '하노버에서 온 음악편지'에서 이름을 딴 프로그램으로 대중과 소통하는 자리다.

롯데콘서트홀은 이와 함께 '우아한 오후를 여는'이라는 부제를 단 'L. 콘서트'도 진행하는데 대중적으로 인기를 누리는 피아니스트 김정원과 하피스트 곽정을 내세웠다. 지난달 12월까지 총 7차례 걸쳐 선보이는 '해설이 있는 음악회 - 온 에어 콘서트'의 해설을 배우 이아현이 맡는다.

예술의전당이 매주 둘째주 목요일 오전 11시에 선보이는 '11시 콘서트'의 올해 해설자로 나선 피아니스트 조재혁은 이미 팬덤을 확보하고 있다.

서울 외 수도권 공연장들도 스타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고양문화재단은 아람누리 개관 10주년을 맞아 스타 첼리스트 송영훈과 함께 6월부터 '송영훈의 러브레터'라는 타이틀로 마티네 콘서트를 연다.

이런 프로그램들의 목표는 결국 클래식음악 시장의 확대다. 팬덤을 보유 중인 손열음과 김정원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문의는 벌써부터 잇따르고 있다. 조재혁의 '11시 콘서트'를 찾은 청중들이 다른 클래식 공연을 찾고 있다는 귀띔도 여럿이다.

나아가 클래식음악을 즐기는 문화를 점차 변화시킬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예컨대 '롯데콘서트홀 프리뷰' 프로그램 특징 중 하나는 관객들이 스스로 관람 예절에 어긋나는 행동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날 "공연 중에 신발을 벗고 있는 청중", "반짝이는 신발을 신고 있는 어린이" "상반신을 숙여 공연을 보는 청중" 등이 공연 관람을 방해하는 사례로 지목됐다.

김 매니저가 2013년 8월 서울시향이 말러 교향곡 9번을 실황 녹음할 당시 객석에서 휴대전화 착신음으로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이 울려퍼진 뒤 이후 온라인에서 말러 9번 1악장이 '벚꽃엔딩 협주곡'으로 통하는 사례를 들자, 웃으면서도 "휴대전화를 반드시 꺼야겠다"고 동시에 다짐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돌림노래처럼 울려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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