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세 크레머 "공연 더욱 소중"…크레메라타 발티카 내한공연

  • 뉴시스

입력 : 2017.04.03 09:41

기돈 크레머
이 시대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로 통하는 기돈 크레머와 그가 이끄는 '크레메라타 발티카 앙상블'에게 올해는 특별한 해다. 1947년 생인 크레머는 올해 70세를 맞았고, 1997년에 창단된 크레메라타 발티카는 20주년을 맞았다.

크레머와 크레메라타 발티카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진행 중인 월드투어로 한국을 찾는다. 오는 5월31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한국 청중과 만난다. 올해 2월부터 북아메리카, 유럽을 거쳤다.

특별한 공연인 만큼 든든한 지원군도 함께 한다. 크레머의 오랜 친구인 바이올리니스트 겸 지휘자 안드라스 켈러가 콘체르토 부다페스트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같이 내한한다.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1부에서 연달아 연주되는 바흐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과 필립 글래스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이중 협주곡'이다. 크레머가 각각 안드라스 켈러(바이올린), 기드레 디르바나우스카이테(첼로)와 함께 협연한다.

바로크 시대의 바흐와 현대음악의 글래스는 300년의 시간차만큼이나 스타일이나 작곡 기법이 매우 다르지만 두 작품은 모두 '춤'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신고전 발레의 거장 조지 발라신은 바흐의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으로 '콘체르토 바로코'라는 작품을 만들었다. 글래스는 네덜란드 댄스 씨어터의 발레 '스완 송(Swan Song)'(2010)을 위해 더블 콘체르토를 작곡했다.

라트비아 공화국 리가에서 태어난 크레머는 바이올리니스트였던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영향으로 4세 때부터 바이올린을 시작했다. 16세에 라트비아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1965년에는 모스크바 음악원 입학, 거장 다비드 오이스트라흐 문하에 들어갔다. 이때부터 그의 연주가 다듬어지고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1967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3위, 1969년 파가니니 콩쿠르 우승 및 몬트리올 콩쿠르 2위, 1970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금메달로 그는 그렇게 이름을 국제 무대에 각인 시켰다.

작년 9월 영국의 BBC 뮤직 매거진은 . 안네 소피 무터, 조슈아 벨, 사라 장, 앤드류 맨츠, 네빌 마리너, 막심 벤게로프 등 100명의 저명한 연주자들에게 가장 위대한 바이올리니스트에 대한 설문 조사를 했고 크레머를 생존해 있는 연주자 중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공연기획사 크레디아는 "올해는 분명 기돈 크레머에게 기념이 될 특별한 해이지만, 한 켠 서운한 감정이 드는 것은 70세가 넘으면 리사이틀과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무대는 현저하게 줄여나갈 것이라던 그의 말 때문일 것"이라며 "이제 그의 남은 공연 하나하나가 더 소중한 이유"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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