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3.16 23:51
- 소프라노 임세경
올 베로나 축제서 세 작품 주역
내달 국립오페라 '팔리아치' 나서
"토스카가 스카르피아를 죽이고 촛대를 들고 가 놓는 장면이었어요. 촛대를 잡으려고 보니 높아서 손이 안 닿는 거예요. 난감해하는데, 어둠 속 커튼 사이로 받침대 하나가 쓱 나왔어요. 소품 담당자가 몰래 밀어준 거죠. 나중에 소품 담당자와 얼싸안고 방방 뛰었어요. 서로 고맙다고요."
두 달 전, 오스트리아 빈 국립오페라에서 푸치니 오페라 '토스카'를 공연하던 중 가슴 철렁했던 순간을 쏟아놓으며 소프라노 임세경(42)은 깔깔 웃었다. 국립오페라단이 다음 달 선보이는 '팔리아치&외투'에서 여주인공을 맡아 아침부터 꼬박 일곱 시간을 연습하고 난 후였다.
두 달 전, 오스트리아 빈 국립오페라에서 푸치니 오페라 '토스카'를 공연하던 중 가슴 철렁했던 순간을 쏟아놓으며 소프라노 임세경(42)은 깔깔 웃었다. 국립오페라단이 다음 달 선보이는 '팔리아치&외투'에서 여주인공을 맡아 아침부터 꼬박 일곱 시간을 연습하고 난 후였다.
14일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임세경은 "두 작품을 하룻저녁에 소화하는 게 처음이고, 각 역할도 처음이라 설렌다. 톡톡 튀는 역이면서도 어둡고 드라마틱해 욕심 났다"고 했다. 레온카발로의 '팔리아치'는 유랑극단 단장 카니오가 아내 넷다에게 집착하다 결국 아내를 죽이고 마는 비극. 푸치니의 '외투' 역시 센 강변 거룻배에 사는 부부를 둘러싸고 아이의 죽음, 부인의 외도, 남편의 살인 등 애증의 드라마가 펼쳐진다.
2015년 이탈리아 베로나 페스티벌에서 한국인 최초로 '아이다' 주역을 맡았던 임세경은 또 한 번 전율했다. 올여름 베로나 페스티벌에서 출연을 확정 지은 '아이다'와 '나비부인'에 더해 '토스카'까지 주역으로 나와달라는 요청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저께 연락받았어요. 6월부터 8월까지 통째로 비울 수 있느냐고. '예스!' 했지요. 세 역을 한 성악가에게 다 주는 건 베로나에서도 이례적이거든요."
2015년 이탈리아 베로나 페스티벌에서 한국인 최초로 '아이다' 주역을 맡았던 임세경은 또 한 번 전율했다. 올여름 베로나 페스티벌에서 출연을 확정 지은 '아이다'와 '나비부인'에 더해 '토스카'까지 주역으로 나와달라는 요청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저께 연락받았어요. 6월부터 8월까지 통째로 비울 수 있느냐고. '예스!' 했지요. 세 역을 한 성악가에게 다 주는 건 베로나에서도 이례적이거든요."
이탈리아 라 스칼라 극장에서 전문 연주자 과정을 밟았지만 임세경은 마흔을 넘기고서야 꽃을 피우기 시작한 늦깎이 소프라노다. 2015년 1월과 10월 빈 국립오페라 '나비부인' 주역으로 데뷔, 기립박수를 받은 그는 유럽 메이저 극장에서 활약하는 한국 소프라노란 점에서 존재감이 남다르다.
'토스카' 공연 전날, 상대 성악가들은 피곤하다며 리허설에 나오지 않았다. 동선이라도 확인하려고 간 연습실. 뜻밖에 지휘를 맡은 플라시도 도밍고가 앉아 있었다. "저 혼자 연습하는 게 마음 아프다며 테너와 바리톤 노래를 진성으로 불러주셨어요. 눈물 날 뻔했지요. 빈에서 토스카로 데뷔한다는 기쁨보다 학창 시절 우러러보기만 했던 대스타 도밍고와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든 게 더 감격스러웠어요."
한양대를 졸업하고 2001년 밀라노로 유학 간 임세경을 눈여겨보는 이는 없었다. 함께 공부한 친구들이 먼저 스타가 돼 단역인 자신을 모른 체할 땐 설움도 삼켰다. 그는 "무대가 선생"이라고 했다. "1만6000명이 지켜보는 베로나 원형경기장에 서면 숨이 턱 막혀요. 그럴수록 정신을 집중하면 작은 소리로 노래해도 청중이 알아들어요. 지금 당장 안 되더라도 '언젠간 되겠지' 하며 밀고 나가면 점점 발전하는 게 노래고 인생이더라고요."▷팔리아치&외투=4월 6~9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1588-2514
'토스카' 공연 전날, 상대 성악가들은 피곤하다며 리허설에 나오지 않았다. 동선이라도 확인하려고 간 연습실. 뜻밖에 지휘를 맡은 플라시도 도밍고가 앉아 있었다. "저 혼자 연습하는 게 마음 아프다며 테너와 바리톤 노래를 진성으로 불러주셨어요. 눈물 날 뻔했지요. 빈에서 토스카로 데뷔한다는 기쁨보다 학창 시절 우러러보기만 했던 대스타 도밍고와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든 게 더 감격스러웠어요."
한양대를 졸업하고 2001년 밀라노로 유학 간 임세경을 눈여겨보는 이는 없었다. 함께 공부한 친구들이 먼저 스타가 돼 단역인 자신을 모른 체할 땐 설움도 삼켰다. 그는 "무대가 선생"이라고 했다. "1만6000명이 지켜보는 베로나 원형경기장에 서면 숨이 턱 막혀요. 그럴수록 정신을 집중하면 작은 소리로 노래해도 청중이 알아들어요. 지금 당장 안 되더라도 '언젠간 되겠지' 하며 밀고 나가면 점점 발전하는 게 노래고 인생이더라고요."▷팔리아치&외투=4월 6~9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1588-2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