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3.15 00:07
['살아있는 베르디' 지휘자 리카르도 무티 인터뷰]
경기필·여지원과 내달 7일 공연
연주할 땐 엄격한 '카리스마 제왕', 무대 밖에선 단원들과 잘 어울려
"지휘는 내 운명, 숨 쉬는 것처럼"
지난 9일 밤 이탈리아 라벤나의 자택에서 전화를 받은 거장(巨匠)은 들떠 있었다. "피아노 앞에서 미국 작곡가 새뮤얼 애덤스가 쓴 곡을 공부하고 있었어요. 다음 주(16일) 시카고 심포니와 초연할 거예요. 참, 라벤나가 '신곡'을 쓴 단테의 고향인 걸 알고 있나요? 볼로냐와도 가깝죠. 내일 거기서 아픈 아이들 돕는 자선음악회를 여는데 성악가들이 베르디와 푸치니의 아리아를 부를 거라 무척 기대돼요."
'이 시대 최고의 베르디 오페라 지휘자'로 꼽히는 리카르도 무티(76)가 열 달 만에 다시 한국에 온다. 경기도문화의전당(사장 정재훈)이 다음 달 7일 롯데콘서트홀에 올리는 '무티 베르디 콘서트'다.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나부코' 서곡, '맥베스'와 '에르나니'의 주요 아리아를 들려준다. 무티는 지난해 5월 예술의전당에서 경기필과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을 연주, 경기필의 잠재력을 최대치로 끌어내 오케스트라가 지휘자의 '악기'임을 과시했다. 그는 전화 인터뷰에서 "한국 사람들의 음악적 기질이나 감성이 이탈리아 사람들과 맞는다"며 "이번에도 '최상의 프로'들과 교감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연주엔 무티가 '비장의 카드'라 칭한 소프라노 여지원(Vittoria Yeo·37)이 동행한다. 2015년 8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무티는 오페라 '에르나니'에 당시 무명이던 그녀를 주역으로 깜짝 데뷔시켰다. 세계 최고 여름 음악 축제로 꼽히는 잘츠부르크 오페라 무대에서 한국 소프라노가 프리마 돈나로 노래한 건 유례없는 일이었다. 여지원은 오는 8월에도 잘츠부르크에서 무티가 지휘하는 오페라 '아이다'에 스타 소프라노인 안나 네트렙코와 주인공 아이다로 선다. 카라얀 이후 38년 만에 잘츠부르크 축제에 오르는 '아이다'여서 좌석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이번 연주엔 무티가 '비장의 카드'라 칭한 소프라노 여지원(Vittoria Yeo·37)이 동행한다. 2015년 8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무티는 오페라 '에르나니'에 당시 무명이던 그녀를 주역으로 깜짝 데뷔시켰다. 세계 최고 여름 음악 축제로 꼽히는 잘츠부르크 오페라 무대에서 한국 소프라노가 프리마 돈나로 노래한 건 유례없는 일이었다. 여지원은 오는 8월에도 잘츠부르크에서 무티가 지휘하는 오페라 '아이다'에 스타 소프라노인 안나 네트렙코와 주인공 아이다로 선다. 카라얀 이후 38년 만에 잘츠부르크 축제에 오르는 '아이다'여서 좌석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왜 여지원이냐"고 물었다. 무티는 "완벽한 이탈리아어 발음, 쭉쭉 뻗는 아름다운 목소리, '쉼'을 모르는 성실한 태도가 무대에서 사람들을 사로잡는다"고 했다. "베르디 오페라 중에서도 '아이다'는 아이다와 암네리스의 미묘한 심리를 세련되게 묘사한 수작이에요. 비토리아(여지원)는 더할 나위 없는 아이다고요. 단점이 있다면 지나치게 겸손하다는 것?"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가 '성악가 의견을 무시하고 연출도 휘어잡는 독재자'라 치를 떨었을 만큼 무티는 '카리스마의 제왕'으로 유명하다. 19년간 몸담았던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 음악감독에서 2005년 물러난 이유도 엄격한 태도로 인한 주위와의 마찰이었다. 하지만 연주에 있어 타협을 모르는 완벽주의 성향일 뿐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해외로 연주 여행을 다닐 때 같은 비행기와 호텔을 이용하며 스스럼없이 어울릴 정도로 따뜻한 카리스마를 가졌다.
그가 자주 입에 올린 단어도 '충실함'과 '엄격함'이었다. "악보를 똑바로 봐야 해요. 어떤 음표도 그냥 쓰인 건 없어요." 토스카니니의 후계자였던 안토니노 보토 밑에서 작곡과 오케스트라 지휘를 배운 그는 "베르디에게서 내려온 영향을 내가 직접 받았고 그들 덕분에 오늘의 내가 있다. 베르디 음악을 제대로 전파할 수만 있다면 나 자신을 깡그리 희생해도 좋다"고 했다.
그러면서 무티는 "다 잘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되는 게 클래식"이라며 "지금 내가 잘할 수 있는 레퍼토리에 혼신의 힘을 기울인다"고 했다. "지휘자가 된 건 운명이었어요. 숨 쉬는 것처럼 자연스럽죠. 음악 말고 다른 건 엉망진창이에요."
다시 태어난다면 무슨 일을 할 것 같으냐 물으니 거장은 잠시 말이 없었다. "글쎄요, 지휘 말곤 할 줄 아는 게 없으니 그냥 '멍 때리기'를 하고 있지 않을까요?" 전화기 너머로 그가 소리내 웃었다.
▷무티 베르디 콘서트=6일 오후 8시 경기도문화의전당 대극장·7일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 (031)230-3440~2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가 '성악가 의견을 무시하고 연출도 휘어잡는 독재자'라 치를 떨었을 만큼 무티는 '카리스마의 제왕'으로 유명하다. 19년간 몸담았던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 음악감독에서 2005년 물러난 이유도 엄격한 태도로 인한 주위와의 마찰이었다. 하지만 연주에 있어 타협을 모르는 완벽주의 성향일 뿐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해외로 연주 여행을 다닐 때 같은 비행기와 호텔을 이용하며 스스럼없이 어울릴 정도로 따뜻한 카리스마를 가졌다.
그가 자주 입에 올린 단어도 '충실함'과 '엄격함'이었다. "악보를 똑바로 봐야 해요. 어떤 음표도 그냥 쓰인 건 없어요." 토스카니니의 후계자였던 안토니노 보토 밑에서 작곡과 오케스트라 지휘를 배운 그는 "베르디에게서 내려온 영향을 내가 직접 받았고 그들 덕분에 오늘의 내가 있다. 베르디 음악을 제대로 전파할 수만 있다면 나 자신을 깡그리 희생해도 좋다"고 했다.
그러면서 무티는 "다 잘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되는 게 클래식"이라며 "지금 내가 잘할 수 있는 레퍼토리에 혼신의 힘을 기울인다"고 했다. "지휘자가 된 건 운명이었어요. 숨 쉬는 것처럼 자연스럽죠. 음악 말고 다른 건 엉망진창이에요."
다시 태어난다면 무슨 일을 할 것 같으냐 물으니 거장은 잠시 말이 없었다. "글쎄요, 지휘 말곤 할 줄 아는 게 없으니 그냥 '멍 때리기'를 하고 있지 않을까요?" 전화기 너머로 그가 소리내 웃었다.
▷무티 베르디 콘서트=6일 오후 8시 경기도문화의전당 대극장·7일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 (031)230-3440~2